세상 이야기

월악산 관영재를 둘러 보고... ( 205회 )

凡草 2008. 6. 18. 06:57


 월악산 관영재를 둘러 보고...

 

< 2008년 6월 14-15일, 맑음 >

 
 동화지기 회원들과 월악산 황금나무 집에 가서
6월 모임을 갖기로 했다.
 동화지기는 회원이 6명인데 달마다 모여서 회원들이
낸 동화를 읽고 합평회를 한다.
  이번 달에는 절영과 메나리가 장편을 내었다.


 월악산에는 내 제자 황금나무 박윤규의 별장이
있다. 국립공원 안에 집이 있어서 경치가 좋다.
 오래 전부터 등산을 한 번 가려고 별렀어도 거리가
먼 데다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는데 이번에
동화지기들과 가게 되었다.

 

 차는 절영이 운전을 맡았다.
 절영은 가고 오는 동안 혼자서 다 운전했는데,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아서 참 고마웠다.
절영이 왜 글을 잘 쓰는가 했더니 남에게 베푸는
마음이 있기 때문인가 보다.
 동화지기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특징이 있다.
메나리는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저자이며, 추진력과
리더쉽이 있다. 글나라 제자 1기답게 나를 생각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이번에 못간 소반은 마음이 넓고 후배들을 잘 도와주며
도깨비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
 절영은 '초정리 편지'로 한창 뜨고 있고, 소산은
남궁옥분처럼 노래를 잘해서 황궁옥분으로 불려지고
들꽃 압화를 잘 만든다. 세울은 들꽃 전문가로
'주머니속 풀꽃도감'을 펴냈다.
이런 다양한 능력을 지닌 동화지기들이 퍽 자랑스럽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동화지기들이 처음엔
여느 주부들처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평범했던 주부들이 동화를 공부하고 나서 뭔가 꿈을
갖게 되었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든 것이다.
 
 남천동에서 절영 차를 타고 갔는데 네비게이션을
켜니까 콧소리가 나는 현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영의 간드러진 서울 말씨가 흘러나올 때마다
우리는 한 마디씩 흉내를 내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흉내를 낸 다음에 누가 가장
비슷하게 하나 보았는데 세울이 가장 비슷하였다.
 내가 어울리지 않는 여자 목소리를 내었더니
모두들 배를 잡고 웃어서 차가 뒤집어질 뻔 했다.
 우리는 소풍이라도 가는 듯이 휴계소에서 커피도 마시고
실컷 웃으면서 단양까지 갔다.

 

 단양에 도착하여 온달 동굴을 둘러보았는데 희한한
종유석이 많고 엎드려서 지나가야 하는 곳이 많았다.
이 동굴은 겸손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달산성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월악산
미륵리로 들어갔다.
 황금나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짐을 풀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녁은 월악산에서 산 닭 2마리를 뽕잎, 두충나무잎을
넣고 고아서 먹었다. 놓아 먹인 닭인지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있었다.
우리는 닭고기를 안주삼아 술을 마셨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술이 들어가자 노래가 빠질 수 없었다. 황금나무의
춘향가와 메나리의 민요, 소산의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가
이어졌고, 장편 합평회도 진지하게 이어졌다.
저마다의 의견이 쏟아졌고 황금나무까지 거들어서 알찬
공부를 하였다.
 술자리와 공부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끝나고 밤이
이슥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마당에 있는 여러가지 야생화를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꽈리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황금나무 집안은 여러 가지 야생화와 나무로 잘 가꾸어져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집을 산지 10년이 된다고 하니 이젠 나무와 들꽃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메나리가 어깨가 아프다고 내가 벌을 두 마리 잡아
벌침을 놓아주었다. 나는 벌침에 완전히 적응해서 어디나
맞아도 되기 때문에 남에게 놓아줄 수 있었다.
 메나리가 벌침을 맞고 나더니 어깨 아픈 곳이 한결 낫다고
해서 부산에 가면 더 놓아주기로 했다.
 아침은 내가 즐겨 먹는 뽕잎밥을 해서 먹었다. 다들 맛이
좋다고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반찬도 바위취, 고들빼기, 뽕잎 등 야생초를 먹었다.
 월악산 영봉이 보이는 곳이라 해서 '관영재'인데, 야생초를
먹고 푸른 숲을 바라보니 잠시 신선이 된 것만 같았다.

 아침을 먹고 미륵사지를 돌아보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신라시대 절인지 고구려 절인지 모르지만 역사가 깊고
부처상이 부드러워서 인상적이었다.
 세월이 오래 되어 많이 부서졌지만 처음 지어졌을 때는
불국사 석굴암과 비슷했다니 큰 규모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륵사지를 나와서 하늘재까지 걸어갔다.
숲이 울창해서 걷기에 아주 좋은 길이었다.
 옛날에는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길이라고 하는데
가파르지도 않고 아늑한 코스라서 트레킹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면서 잘 모르는 나무와 들꽃에 대해서는 세울에게 일일이
물어보았고, 황금나무한테서는 감자꽃 노래를 배웠다.
 그런데 난 아무래도 음치인가 보다. 여러 번 듣고 따라
불렀는데도 돌아와서 다시 해보니 아무래도 원곡과는 달랐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같이 불러보았는데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황금나무한테 전화로 다시 불러보라고
하자는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그냥 틀린 대로 부르기로
했다.

 

지느러미 엉겅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산사 나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쉬다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많이 웃고 많은 것을 보고 동화지기들의 끈끈한 정을 느낀
멋진 동화 세미나였다. (*)

 

 함박꽃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