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자전거를 타고 코스모스 꽃길 사이로... <343회>
<343회> 자전거를 타고 코스모스 꽃길 사이로... < 2010년, 10월 9일, 토요일, 비온 뒤 갬 > 일주일에 한 번은 운동을 하려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남양산에서 부산 화명동까지 약 12킬로미터다. 왕복 24킬로미터. 양산으로 이사 온 뒤에 좋은 점 하나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일 하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하이킹하는 기분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간다.
집 부근에 있는 남양산 지하철역
한창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남양산역 주변 요즘에는 코스모스가 강둑에 만발하여 꽃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기분이 그저 그만이다. 자전거를 타고 환상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만 같다. 남양산에서 호포까지는 차가 안 다니는 둑길이라 전혀 신경 쓸 일이 없어 마음껏 달린다. 그야말로 여기는 자전거 천국이다.
처음에 자전거를 타고 남양산에서 화명동까지 갔을 때는 솔직히 힘에 부치고 진땀이 났다. 내 체력에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오가다 보니 이제는 별 부담이 없다. 어떤 일이든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 정신을 갖고 계속 해 나가면 결국은 극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중간에 두 세 번 쉬었는데 이제는 한 번 정도 쉬면 충분하다. 사실은 한 번도 안 쉬고 끝까지 갈 수 있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고 한 번은 일부러 쉰다. 중간에 야생화 정원도 있고 의자와 정자도 있어서 구경하며 쉬는 즐거움도 있다. 운동도 하고 가을 정취도 맛보고 환경 공해도 줄이고 자전거는 일석 삼조의 교통 수단이다.
이번 주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세미나에 가기 때문에 어제 오전 시간을 이용하여 범초산장에 다녀왔다. 배추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만큼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어제는 오전에 비가 올 듯하여 기대가 되었는데 하늘이 맑아져서 호스로 물을 뿌려주었다.
배추잎에 달팽이가 붙어 있어서 8마리나 잡았다. 배추벌레도 두 마리, 메뚜기도 몇 마리 잡아주었다. 배추잎에 구멍이 뽕뽕 뚫리긴 했지만 배추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잘 큰다. 어제 일을 마치고 화명동으로 오다가 차 안에서 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내 가족의 일처럼 충격적이었다. 내가 평소에 최윤희씨의 긍정적인 철학을 참 좋아해서 그 분의 책을 몇 권 사서 읽었고 글나라 교재에도 소개하였다. 그랬는데 책을 쓴 그 분이 자가 면역체계 파괴 질환인 ‘루프스’라는 병 때문에 결국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니 이해가 안 되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늘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하던 분이 생을 포기하다니? 몸이 아프면 마음도 어찌 할 수 없는 것인가? 배추가 벌레의 공격을 받고도 의연하게 커 가듯이 아무리 아파도 끝까지 삶의 끈을 잡고 버틸 수는 없었을까? 배추잎 위에 최윤희씨 얼굴이 떠올라서 하루 종일 힘들었다. 분꽃
깨끗이 정비된 뒤뜰
하우스 안에는 동주가 틈나는 대로 갖다놓은 화분이 늘어가고 있다. 하우스는 원래 거주하는 주택이 아니라 식물을 키워야 하는 공간이라 앞으로도 화분을 늘여갈 참이다.
배추에 물을 주고 하우스 주위에 널려 있는 잔돌을 주운 다음에 갖고 간 사과를 깎아 먹으며 쉬었다. 쉬는 동안에 돌무더기 소각장에서 나무 베어낸 것들을 태웠다. 범초산장에 오면 심심하지는 않다. 이것저것 할 일이 천지다. 하다 못해 잡초를 뽑는 일도 하루 종일 할 수 있다.
소이가 보내준 댑싸리는 씨를 맺고 있다
이땅바다와 심은 상추씨는 계속 싹이 안 타서 오늘 그 자리에 고수 씨앗을 뿌렸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점심시간이 되어 문을 잠그고 아쉽지만 글나라로 차를 몰았다. 다음 주에 또 오마, 범초산장에 있는 약초들과 배추야 그때 다시 보자! (*) 지난주에 심은 남천과 팔손이
닥풀꽃 (부용화와 흡사하다)
메리골드가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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