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왕초보가 중급반이 된다고? (410회)
<410회>
<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맑음 >
왕초보가 중급반이 된다고?
남보다 한 달 늦게 스포츠댄스 교실에 입문하여 왕초보로 좌충우돌했는데 이제 초급반 수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부터는 중급반으로 올라가게 된다.
처음에는 스텝도 전혀 모르겠고 남 보기에도 창피해서 대충 따라 해보다가 안 되면 새로 초급반부터 시작하려고 했는데 자꾸 다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실력이 늘었다. 군인이 행진하듯이 발을 딱딱하게 떼어놓고 고개를 숙여 발을 바라보면서 댄스를 했는데 이젠 많이 달라졌다. 왕초보 때는 내가 하도 이상하게 댄스를 하니까 모두 웃음보를 터뜨렸는데 지금은 나와 파트너가 된 사람들이 잘한다고 하고 강사도 칭찬할 정도가 되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다. 자이브는 50개 코스 중에서 이제 겨우 12개 코스만 배웠을 뿐이니까. 중급반에 올라 가서도 열심히 배울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잘못 찍었다!
초급반에서 배운 것은 거의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급반으로 올라가려고 수강료를 내었다. 왕초보였던 내가 중급반이 된다고 생각하니 참 대견스럽다.
그러기까지엔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매주 화, 금요일마다 양주동 주민자치센터 강당에 수업 시작하기 전에 도착하여 연습을 하였고,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도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잘 안 되는 부분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했다. “완 투 쓰리야 포, 완 투 쓰리야 포......” 어디 그뿐인가? 집에 와서도 틈나는 대로 스텝을 외워가며 연습을 했다. 그랬더니 조금씩 늘어갔다.
수업하러 가면 처음부터 계속 반복해서 하기 때문에 바보 아니면 따라할 수 있었다. 더구나 난 글 쓰는 사람이 아닌가! 일반인들보다 기억력이 좋은데 못할 게 뭔가? 난 이런 자부심을 갖고 수업 시간에도 집중해서 배웠다. 내가 해본 결과 스포츠댄스는 몸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꾸준히 연습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이 복습을 철저히 해야 하고, 모르는 동작이 있으면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물어야 한다. 내가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도 체면 불구하고 물어보고 연습했더니 몸치라고 웃던 사람들도 도와주려고 애썼다. 선옥씨, 영순씨, 정순씨들이 잘 가르쳐주었고, 그밖에도 나와 파트너가 된 사람들이 내가 틀린 부분을 일러주거나 구령을 붙여가며 박자를 맞춰주었다. 그게 큰 도움이 되었다. 언제가 텔레비전에서 실버 스포츠댄스 대회 금상을 받은 분이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분은 노년에 스포츠댄스를 배웠더니 삶에 활력소가 되고 부부 사이에 금슬이 더 좋아졌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기회가 되면 배워야지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기회가 더 빨리 찾아왔다. 양산 양주동 주민센터에서 매주 두 번 두 시간씩 가르쳐주는데 수강료도 한 달에 2만원이라 큰 부담이 없다. 수업 시간도 저녁 8시부터 10시라 일을 마치고 와서 할 수 있다. 2시간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나면 땀이 많이 나온다.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진다. 1주일에 한 번은 등산을 하고 두 번은 댄스를 하니 운동량은 충분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니 감기도 잘 안 걸리고 체력도 좋아졌다. 스포츠댄스를 꾸준히 하려고 댄스화도 7만 원을 주고 샀다. 10월에는 손님들을 불러 발표회를 한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계몽아동문학 황금펜 시상식과 세미나가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1박2일로 안양 예술공원 안 블루몬테 리조트에서 열렸는데, 나와 김문홍 박사, 꿈이랑, 신지은씨가 참석하고 왔다. 올해 황금펜에는 동시에 신이림씨, 동화에 이여니씨가 뽑혀서 상을 받았다.
나는 동화부문 심사평을 맡아서 발표를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총회를 했는데, 20년 동안 회장을 맡으셨던 문삼석 회장님이 회장 자리를 사양해서 오순택 사무국장님이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문회장님이 회장직에서 물러나셔서 아쉬움이 크지만 오순택 선생님이 잘하실 것으로 믿으며 새 집행부에 큰 기대를 건다. 해마다 그렇듯이 총회를 마치고 올해도 노래방에 가서 즐겁게 놀았는데 수경씨와 여러 회원들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어울려 많이 웃었다.
뒷줄; 나, 문삼석 회장님, 이혜영, 김향이, 오순택, 손동연, 김하늬 앞줄; 최정심, 이자경, 유은경, 신이림, 이여니
김하늬는 ‘위즈덤하우스’에서 새로운 책을 내었다며 나에게만 한 권 주었는데, 제목이 <어린이를 위한 칭찬>이었다.
하늬가 책을 주면서 이 책에 나오는 느낌표 선생님이 나를 생각하며 쓴 글이라고 해서, 책을 펼쳐보니 마지막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제게는 잊지 못할 선생님이 몇 분 계세요. 그중 한 분은 느낌표를 잘 써서 ‘느낌표 선생님’이라 하지요. 동화를 쓰시는 그 분은 어른들한테도 꿈과 희망을 줘요. 내가 힘들다는 편지를 보낼 때마다 ‘하늬, 잘 하고 있어요!’, ‘대단해!’, ‘아주 좋은 걸!’하시며 느낌표를 팍팍 달아 칭찬해 주고 용기를 주셨죠. 덕분에 저는 진짜 잘하고 대단할 줄 알았지 뭐예요…….
이 글을 읽고 나니 남에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늬는 요즘 좋은 책을 많이 내고 있다. 우리말 왕중왕도 썼고 속담왕 태백이도 썼다. 이처럼 훌륭한 동화작가가 된 하늬에게 인터넷으로 동화의 길을 가르쳐준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
-하늬, 몸 건강하고 앞으로도 좋은 동화 많이 쓰기 바래! 그리고 시골집에서 살고 싶다는 꿈도 꼭 이루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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