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산장을 지키는 동물 (449회)
<449회>
산장을 지키는 동물
<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맑음 >
이승민씨가 무잎을 한 자루 갖고 왔다. 승민씨도 두구동에 밭 100평을 사서 농사를 짓더니 어느새 수확을 했나보다. 아무리 많아도 남에게 주기는 쉽지 않은데 승민씨도 베풀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나는 무잎을 감사하게 받고 그 대신 박하, 삼잎국화, 초석잠 뿌리를 분양해주었다.
뽕나무 밑에서 잡초를 뽑다가 무엇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두꺼비였다. 저 두꺼비가 나 대신 산장을 지켜주는구나! 나는 주말에 한 번 산장에 오지만 두꺼비는 산장에 계속 머물러 있으니 네가 바로 주인이다. 나는 언제 저 두꺼비처럼 산장에 매일 붙어 있을까? 나는 두꺼비를 놀라지 않게 하려고 풀도 다 뽑지 않고 얼른 물러나왔다.
점심은 뽕잎밥을 해먹었다. 아내가 모임에 가고 없어서 나 혼자 도루묵 찌개를 끓여서 삼백초와 박하, 삼잎국화를 쌈으로 싸 먹었다.
쌈이 좋아서 점심을 과하게 먹었는지 속이 더부룩했다. 소화를 시키려고 화단에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았다. 붓꽃에 이어 작약이 환하게 피었다.
엉컹퀴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내가 아끼는 엉컹퀴가 꽃을 피우니 기분이 좋았다.
때죽나무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때죽나무 꽃은 차로도 마실 수 있는데 오늘은 아무도 오지 않아서 차로 마시지는 않고 사진만 찍었다.
차조기는 작년 가을에 씨가 떨어져서 저절로 싹이 텄다. 무수하게 많은 차조기 싹을 보니 반가웠다. 내가 심지 않아도 저절로 싹이 튼 걸 보니 완전 자동이다.
화명동 호수 공원에 클러버가 많아서 부러웠는데 범초산장에도 클러버가 자리를 잡았다. 번식시키려고 다른 데서 캐다 심었는데 군데 군데 잘 번져 가고 있다. 클로버가 있으니 벌도 심심찮게 날아든다.
오후에는 효소를 담았다. 무성한 삼잎국화와 사상자, 초석잠, 삼백초 등을 잘라서 효소를 담았다. 삼잎국화는 엄청 많이 번져 가고 있다. 줄기가 굵고 길어서 효소 담기에 알맞다. 재료가 풍부해서 두 병이나 담았다.
연꽃이 살아나는지 보려고 계곡으로 내려갔더니 때죽나무 꽃잎이 계곡물에 떨어져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화명동 생태공원에서 채집해온 물쑥이 뿌리를 내려 번져 가고 있다. 나는 물쑥이 뭔지도 몰랐는데 세울이 가르쳐주어서 알게 되었다. 물쑥은 물가에 자라는 쑥의 한 종류다.
어제 교대 12회 동기들과 정족산으로 등산을 갔는데 친구들이 나를 식물박사처럼 보는 바람에 식물애호가라고 대답했다. 월요일에 이어 어제도 6시간 이상 걸었는데 별로 피로하지 않았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농담도 하며 즐거운 산행을 했다.
어성초가 여기 저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딤스로켓이 더 많은 꽃을 피웠다. 꽃을 보니 심기를 참 잘 했다.
참죽나무도 잘 크고 있다.
에키네시아
장구채
토란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었다. 많이 심었는데 이제 겨우 하나가 돋아났다.
대추 나무가 이제야 싹을 틔우고 있다. 늦게 나와서도 부지런히 할 일을 하는 대추나무를 보면 배울 점이 많다.
눈개승마가 꽃을 피웠다.
석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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