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천안에서 열린 제 9회 황금펜 아동문학상 시상식 (472회)

凡草 2012. 9. 23. 23:32

 

<472회>

 

천안에서 열린 제 9회 황금펜 아동문학상 시상식

 

<2012년 9월 23일, 일요일, 맑음>

 

태풍과 폭염이 다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에 제 9회 황금펜 아동문학상

시상식을 보러 갔다.

 오며 가며 황금빛 들판도 보고 멋진 가을 풍경도 보니 즐거웠다.

 

올해는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동시 부문에는 서울 노원구에 사는 고영미씨, 동화 부분에는 광주

이성자 선생님 문하에서 지도받은 윤미경씨가 상을 받았다.

 나는 이성자 선생님께 지도를 잘 했다고 축하를 해드렸다.

글나라 제자들은 1회 김하늬에 이어, 2회 신지은, 5회 이자경을

끝으로 몇 년째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열심히 써서 내년에는 수상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갈 때는 이자경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나와 김문홍, 신지은, 이렇게

4사람이 함께 갔다.

우리는 소풍 가는 기분으로 청도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빵을 먹었고,

점심은 속리산 휴게소에서 순두부 정식을 먹었다.

 

 

어제 오후 2시 50분쯤 천안에 도착하여 계몽 아동문학 회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언제 만나도 가족처럼 반가운 얼굴들이다.

오후 3시부터는 계몽아동문학회가 걸어온 20년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더듬어 보았고, 오후 4시부터 시상식이 벌어졌다.

 

 

손동연 동시인은 심사 소감을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말을 많이 했다.

동화 교실에서 들려주려고 수첩에 적은 메모중 일부만 소개한다.

 

* 시어를 줄이는 것도 환경 운동이다.

* 요즘 동시에서 이야기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좋게 볼 수 없다. 시는

짧고 간결해야 한다.

* 시인을 줄이면 신이다. 신이 불러내지 못한 것을 끄집어내고 찾아내는

것이 시인이다.

 

고영미 수상자는 상을 받고 두 번 놀랐는데, 황금펜 당선자로 선정되어

한 번 놀랐고, 시상식 장소가 아버지가 잠든 천안이라서 두 번째로 놀랐다고

했다.

윤미경 동화 당선자는 안경학과 출신에 시를 썼고, 그림으로 여러 상을 받은데다

이번에는 동화까지 상을 받아 재능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노래도 가수 못지 않게 잘해서 저렇게 재주가 많으면 앞으로 어느 것을

더 열심히 할지 궁금했다.  

 

 

 

고영미, 윤미경 두 사람이 상을 받고 나서 작년 수상자인 이여니와 신이림씨가

분장을 하고 나와 각설이 타령 공연을 했다. 분장을 얼마나 잘 했는지 처음엔

몰라보았다.

 

 

 

 

 

이어서 홍대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그룹사운드 헤브어티가 나와서 밴드 공연을

했다. 시상식에 맞게 서정적인 노래들을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번 시상식을 위해 애를 많이 쓴 회장님과 집행부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맷돌 순두부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아쉽게도 이자경씨와 신지은씨는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저녁도 먹지 않고

먼저 내려갔다. 운전하느라 실컷 고생만 하고 그렇게 빨리 내려가다니.. ㅠ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노래방으로 갔다.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는데 신입회원들이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불렀다.

특히 윤미경씨와 신이림씨가 돋보였다.

오랜만에 나온 홍종의씨도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었다.

 

 

 

홍종의씨는 새로 나온 그림책 ‘털실 한 뭉치’를 내게 선물로 주었다.

언제나 열심히 쓰고 있어서 그 열정이 부러웠다.

 

 

노래방에서 돌아와 회장님 방에 모여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놀았다. 손동연, 지호원, 신이림, 이혜영, 이수경, 김향이 등 여러 회원들과

즐겁게 놀다가 새벽녘에야 눈을 붙였다.

하늬가 11월 11일에 부산 하단에서 결혼식을 올릴 거라며, 나보고 주례를 서

달라고 해서 김문홍 형에게 대신 부탁했다.

우리 집에서는 너무 멀고 김형 집이 아주 가까워서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하늬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오늘 오전에는 유관순 생가와 유관순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어제 도착한 뒤에 오늘 아침까지 집에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 잘 자고 유관순 생가 구경중.

그랬더니 이런 답이 왔다.

- 내가 있으니 잘 관람하길.

나는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알고 보니

아내의 유머였다.

- 헉! 한참 생각했네. 잘 볼게.

아내가 큰딸 정현이를 낳을 때 초량에 있는 분도병원에 입원했는데

하필 큰딸을 낳은 날이 3월 1일이었다.

아내 이름이 유관순과 비슷했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유관순 여사가

삼일절에 아기를 낳았다고 조크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아내가 입원한

병실로 구경하러 오는 해프닝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아내는 그 해프닝을 생각하고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유관순 기념관을 구경하고 아담한 오솔길을 넘어 생가로 갔다.

가는 길이 참 좋았다. 꼭 종교적인 성지를 방문하는 기분이었다.

생가에는 벽오동 나무도 있고 여러 가지 꽃이 있어서 우리들은 사진을

많이 찍었다. 지나고 나면 사진 속에서만 추억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가 구경을 다하고 나서 천안의 명물인 병천 순대를 먹으러 갔다.

부산에서 먹는 순대보다 훨씬 맛있는 순대였다.

점심을 잘 먹고 헤어졌다. 나는 차가 있으면 서천에 있는 최정심씨 집

수목원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차를 갖고 온 회원들이 사정이 있어서

갈 수 없다고 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할 수 없이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했다.

 

 

 

1박2일이 참 빨리 지나갔다.

김문홍씨와 나는 천안역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김형이 얼마 전에는 수술한 뒤라 술 한 잔도 못했는데 이제는 맥주 한 병은

마실 수 있어서 둘이 캔맥주를 마셔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는 사이에 기차는 우리를 부산에 데려다주었다.

늘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다가 모처럼 계몽아동문학 시상식에 가니

참 좋았다. 기분 전환도 되었고, 동화에 대한 열정도 지필 수 있었다.

비록 시간과 돈은 들었지만 정신적으로 몇 배나 더 유익한 여행이었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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