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시시한 꽃도 쓸모가 있군! (499회)

凡草 2013. 3. 10. 22:55

 

<499회>

 

시시한 꽃도 쓸모가 있군!

 

< 2013년 3월 10일, 일요일, 맑음 >

 

 지난주엔 서리가 내릴 정도로 춥더니 일주일 만에 날씨가 많이

풀어졌다.

 어제 저녁에는 산장에서 자도 전혀 춥지 않았다.

부산에도 매화꽃이 피었는데 범초산장 매화꽃은 한 두 송이가 피었을 뿐

아직 많이 피지 않았다. 산 중턱이라 꽃이 늦게 피는 모양이다.

 

 

 

 아침에 산장을 돌아보니 깽깽이꽃이 피었다.

겨우내 땅속에서 숨죽이고 지나다가 봄이 오자 꽃을 피운 깽깽이풀이

참 대견스럽다. 2포기가 있는데 한 포기는 이제 싹이 올라오고 있다.

 

 

  지느러미 엉겅퀴도 모진 겨울 추위를 이기고 새싹을 힘차게 밀어올렸다.

 내가 아끼는 야생화다.

 

 

 삼잎국화는 지난주보다 많이 자라서 뜯어다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었다.

첫 나물이라 그런지 향이 그윽하였다. 바로 이게 봄내음이겠지.

생명력이 강한 너를 사랑한다. 뜯어먹어도 자꾸 나오는 너,

 

 

 머위가 겨울 외투를 벗고 봄옷으로 갈아입었다.

조금 더 자라면 데쳐서 쌈을 싸 먹어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머위라 더 많이 심어 놓으려고 인터넷으로 모종을 3만 원 어치

주문해 놓았다. 언제 오려나...

 

 

 

  돌나물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치원 아이처럼 작은 돌나물이여, 언제 맛 볼 수 있겠슈?

 

 

  명이나물도 날개를 활짝 폈다. 2월 중순에 싹을 내민 그 용기에 놀랐다.

 

  기린초와 작약도 얼굴을 내미는 중, ( 우리도 질 순 없지. 암 그렇고 말고...)

 

 

   계곡에 심은 석창포가 센 물살에 떠내려 가지 않고 여태 살아 있네.

  뭘 붙잡고 살았는교? 

 

   이 녀석은 꽃은 보기 어려우니 쌈으로만 먹다가 없애 버릴 거고...

 작년에 씨가 떨어졌는지 저절로 돋아났다. 고놈 참...   이름을 알지만 말하긴 곤란하네!

 

  참쑥부쟁이 순도 왕성하고 나와서 반갑고..

 

   아궁이에 불을 피웠다.

  연기가 힘차게 올라가서 새 힘이 솟는 듯 하다.

   불길을 보면 언제나 열정이 전해져 온다.

   나도 뜨겁게 살아야지.

 

 

 

 아내가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고 해서 벌을 잡아 침을 놓아주었다.

손가락 마디가 아프면 그대로 놓아둘 경우에 류머티즘으로 진행한다.

나도 그런 증상이 있었는데 벌침 10방 정도를 맞고 말끔히 나았다.

  

 여태 벌이 없었는데 매화꽃이 피면 벌이 올까 하고 기다렸더니

아직 매화꽃이 많이 피지 않아 벌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큰개불알풀을 보니 벌이 제법 모여 있었다. 저렇게

하찮은 꽃에 벌이 모이다니? 아직 다른 꽃이 안 핀 시기라 제일 먼저

핀 꽃이 주목을 받는 모양이다.

 큰개불알풀은 잡초라 먹지도 못하고 밭에 나면 성가신데 벌을 불러

모아서 참 고마웠다.

 

 

 

 여태 시시한 꽃인 줄 알았는데 그 생각을 바꿔야겠다. 다른 꽃이

피기 전에 제일 먼저 피어서 벌을 부르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아야겠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시시한 사람이라도 남이 안 갖고

있는 어떤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장점을 살려

나가야 하겠다.

 벌을 10마리쯤 잡아 아내에게 8마리 놓아주고 나는 2방을 맞았다.

백회혈과 합곡혈에 맞았는데 오랜만에 벌침을 맞으니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오래 안 맞았는데도 벌침에 적응이 된 탓인지 맞아도

별로 붓지 않았다.

 

 

 

 벌침을 배워두길 참 잘 했다. 나는 벌독에 적응이 된 상태라 벌침을 금방 빼지 않아도

괜찮다. 어떤 병이든 스스로 고칠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벌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요즘에는

벌침 수요가 늘고 있어서 양봉 농가에서 벌침용 벌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달걀이나 돼지고기처럼 벌도 대량 사육하고 있어서 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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