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창작

[스크랩] 제 5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대상 수상! == 정현정씨 축하합니다!

凡草 2014. 6. 26. 14:22

 

 

2014년 6월 12일에 단편동화로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을 받은

정현정씨가 보름도 안 되어

제 5회 살림어린이문학상 장편동화 대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네요!

겸손하고 착한 현정씨라 더욱 반갑습니다.

앞으로 좋은 동화 작가로 성장하여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책 많이 안겨주기 바랍니다.

 

* 선생님께 동화쓰기 배우고 이야기 쓰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어요.

등단하기까지 5년이 걸렸지만 저는 5년이 아니라 10년이라도 행복했을 거예요.

 이야기만 쓸 수 있다면 저한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되었어요.

 하지만 등단 기간이 늦어지니 선생님 얼굴 뵙기가 조금 죄송스러웠지요.

 그것 빼고는 다 좋았어요.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선생님 덕분에 수월하게 이야기 쓰기 배운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혼자 고생고생 터득하신 노하우를 저는 꿀꺽꿀꺽 달콤한 샘물을 들이 마신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약간의 글쓰기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글나라 밖의 다른 사람과 저의 차이점은 딱 한 가지 뿐예요.

 다른 사람들은 김재원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고, 저는 김재원 선생님을 만났어요.

 더 좋은 이야기들로 은혜에 보답할게요.선생님 제자로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정현정

 


 

대상 : 정현정, 『그림자 도둑을 잡아라』

 

 

기발한 상상력과 능청스런 캐릭터의 힘

 

1차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여덟 편으로, 기본기를 갖춘 일정 수준의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작품들이 흡인력을 갖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상투적이거나 사건의 고리가 느슨하여 맥이 빠지거나, 사건을 급하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단편은 기발한 발상이나 참신한 소재만 가지고도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겠으나, 장편은 그와 더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지구력과 작가의 건강한 철학적 메시지가 담긴 결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자면 부단한 습작과 더불어 사회 전반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문학적 통찰력이 필요하겠다.

여덟 편 모두 독특한 매력이 있었으나, 그중 눈길을 끈 작품은 『금비듬』『호야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모래 소금』『그림자도둑을 잡아라』네 편이었다.

『금비듬』은 학급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과 어른들의 이중성을 함께 꼬집었다. 왕따와 외모 콤플렉스, 자신감이 부족한 세 아이를 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액자 구조 속에 삽입되어 또 다른 흡인력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호기심과 긴장감을 갖게 하는 첫 번째 이야기에 비해 후반부에 삽입된 이야기는 흥미가 떨어지고, 긴장감이 덜하였다. 또한 글쓰기에 자신감을 회복하는 ‘지우’의 이야기는 예상되는 결말로 상투적으로 보였다. 오히려 첫 번째 이야기로 끝까지 끌고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호야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는 외로운 독거노인 문제를 다루었는데, 할머니의 실종 사건과 연관된 여러 주변 인물들의 시점으로 서사가 전개되는 독특한 구조였다. 시종일관 능숙한 말솜씨로 서술된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혔으며, 각 인물들의 변명 아닌 변명을 통해 할머니의 실종 연유를 자연스럽게 밝히는 작가의 솜씨, 또한 탁월했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내려놓게 만든 이유는 어린이보다 어른의 관점으로 서사구조가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제목처럼 호야할머니의 실종 사건인데, 호야의 이야기가 더 많이 삽입되어 어린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모래소금』은 잘 짜인 작품으로 흠결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철저한 고증과 더불어 작가의 철학적 메시지가 잘 녹아 있었다. 가난한 나무꾼이었던 아이가 소금제조법을 익히는 과정을 통하여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그 인간됨을 바르게 보여주어 문학의 교시적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또한 인물의 갈등 관계가 도식적이지 않아 상투성에서 벗어나 있었다. 다만 각주가 많아 독해에 방해가 되었는데, 이런 점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살리기 위한 방편이라 하더라도 심사숙고할 필요는 있겠다.

『그림자 도둑을 잡아라』는 우리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도깨비와 가신들이 등장하는 판타지동화였다. 도깨비들이 벌이는 장난이나 반도깨비(인간과 도깨비 사이에서 태어난)의 집과 오래된 한옥의 괴기스러움, 한옥을 지키는 가신들의 에피소드가 얽히고설켜 시종일관 재미있게 읽혔다. 우리 동화문학에서 도깨비를 소재로 한 동화가 많아 자칫 식상하기 일쑤인데, 이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더불어 엉뚱하고 독특한 캐릭터에서 얻어지는 묘미가 구석구석 포진하고 있고, 도깨비 세상의 일상들이 능청스럽게 묘사되어 읽는 내내 유쾌하였다. 그러나 구성이 다소 산만하고, 전반부에 깔아 놓은 암시와 복선을 후반부에서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한 흠이 있었다.

 결국 두 작품 『모래소금』과 『그림자 도둑을 잡아라』중에서 꽉 짜인 구조를 바탕으로 완결성을 높인 전자 쪽이냐, 다소 부족하긴 해도 동화다운 상상력과 흥미의 요소가 많은 후자 쪽이냐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어린 독자들이라면 아무래도 후자 쪽을 택할 것 같아서 『그림자 도둑을 잡아라』를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심사위원 원유순(동화작가)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