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씨앗은 언제든지 새것이야 (596회)

凡草 2014. 9. 7. 20:45

 

 

 

<범초산장 일기; 596>

 

 

씨앗은 언제든지 새것이야

 

 

<201497, 일요일, 맑음>

 

 

9월 첫주에 글나라 동화창작교실과 신세계 동화창작교실을

개강했다.

글나라에도 회원들이 많이 오고 신세계에도 자리가 꽉 찼다.

 

언제나 시작할 때는 초심이 대단하지만 열심과 뒷심이 받쳐주지

않으면 열정이 금방 식어 버린다.

이 세상에 낡은 씨앗이나 헌 씨앗은 없다. 뿌리는 그때가 항상

새씨앗이다.

나이를 먹었건 기회를 놓쳤건 뿌리는 그때부터 열심히 하면 된다.

초심을 잘 살려서 모두가 성과를 거두면 좋겠다.

 

 

<묵은 씨>

                               유미희

 

할매,

작년에 깜박하고 못 심은 씨앗

지금 심어도

파릇파릇 싹이 나와요?“

 

그렇당게.

니도, 철 놓쳐 맴 속에 갖구만 댕기는

묵은 꿈씨 있으믄

시방 뿌려도 늦지 않는당게.“

 

 

유미희씨 동시처럼 묵은 꿈이라도 용기를 내어 뿌리면

새씨앗이고 꿈을 이룰 수 있다.

 

봄에 뿌리는 씨앗도 있지만 가을에 뿌리는 씨앗도 있다.

한겨울에 뿌리면 추워서 싹이 트지 않겠지만 그 씨앗도

봄이 되면 싹이 나온다.

너무 가물면 싹이 트지 않을지 몰라도 물만 잘 뿌려주면

싹이 튼다.

 

 

 

가을 배추 모종을 96일에 심었다.

배추는 참 특이하다.

다른 식물들은 가을이 되면 성장이 멈추거나 늦어지는데

배추만은 쌀쌀해도 잘 자란다.

9월부터 12월초까지 석달이면 다 자란다.

사람도 배추처럼 조금은 환경이 받쳐주지 않아도 뜻을 이루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무 씨앗은 831일에 뿌렸는데 어제 보니 싹이 올라왔다.

저게 잘 자라서 무가 될지 궁금하다

 

.

아내는 밭 두둑을 높이 쌓지 않아서 힘들겠다고 하지만

저 무도 나를 닮아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환경이 나빠도 불평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배추를 다 심고 나서 점심을 먹었다.

쇠고기를 불에 구워서 산장에서 나온 표고버섯과 함께 먹었다.

일하고 먹으니 꿀맛이다.

 

 

놀고 먹으면 맛이 별로지만 땀을 흘리고 나서 먹으면 입맛이 더

살아난다.

너무 무리하지만 않으면 적당한 노동은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다.

막걸리도 한 잔 곁들이니 참 행복하다.

배추는 김장을 해서 먹어도 맛이 있지만 심고 가꾸면서 보는 즐거움도

크다.

배추를 처음 심고 점심을 먹으니 벌써 김장을 한 것처럼 뿌듯하다.

 

 

 

목련은 봄에 꽃이 피지만 여름에 꽃봉오리를 미리 다 만들어둔다.

가을과 겨울에는 만들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여름에 다 만들어두어야 봄이 되면 날씨가 풀리자마자 바로 꽃을

피울 수가 있다.

사람도 목련처럼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질풀 꽃

 

             초피나무 열매

 

                고구마 순

 

             왕고들빼기 꽃

 

                작두콩 꽃

 

            취나물 꽃

 

            하얀 수국

 

 

         꽃며느리밥풀

 

                 무릇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아들이랑 셋이 등산을 갔다.

목적지는 진해 웅동에 있는 굴암산.

성흥사 입구에 차를 대어 놓고 대장골 계곡으로 올라가

화산을 거쳐 굴암산까지 갔다.

 

 

 

점심은 주먹밥을 연잎에 싸서 갖고 갔는데 계곡에서

먹으니 맛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차조기, 삼백초 잎과 같이 먹었다.

 

 

 

올라갈 때는 계곡이 좋아서 땀을 식히면서 갔는데

내려올 때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바로 내려와서 더웠다.

땀이 비오듯 흘렀다.

하필 아들이 손수건을 안 가져와서 내 것을 빌려주었는데

땀이 줄줄 흘러서 할 수 없이 옷에 닦을 수는 없고

사랑주나무 잎이나 개암나무 잎을 따서 수건 대신 썼다.

사랑주나무 잎과 개암나무 잎은 넓고 큰데다 독하지도 않아서

땀을 닦기에 좋다.

나는 어떤 나무가 독성이 있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때도

편리하다.

 

 

5시간 등산을 하면서 땀을 많이 흘렸는데 노폐물이 땀으로

빠져 나갔기 때문에 몸은 한결 개운하다.

등산을 하면 피로 물질이 빨리 배출되어 건강에 좋다.

이걸 청소 효과라고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피로 물질이 계속 몸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온갖 병이 생긴다. 자주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등산을 마치고 용원에 가서 회를 사먹고 돌아왔다.

운동을 한 뒤라 회가 더 맛있었다.

                        (*)

 

 

 

 

 

출처 : 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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