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37회) 다시 만난 메꽃

凡草 2015. 4. 13. 22:21

 

 

 

(凡草텃밭 이야기 637)

 

2015413, 월요일, 흐리고 비

 

 < 다시 만난 메꽃 >

 

20063월에 혼자 시골에서 출퇴근을 해보겠다고 밀양 노루실 마을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밭을 살펴보다가 메꽃 어린 싹을 많이 보았다.

내가 심지도 않았는데 메꽃 싹이 많이 올라와서 나물로 무쳐 먹은 일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메꽃은 아주 좋은 성분이 많은 야생초였다.

나팔꽃과 비슷한 꽃이 피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 메꽃의 효능 ]

메꽃 뿌리는 허약한 체질을 바꾸는데 상당한 효력이 있다. 어린이와

노인들의 체력을 좋게 해준다.

몸이 너무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 병을 오래 앓아서 기력이 몹시 약해진

사람이 메꽃 뿌리를 쪄서 두세 달 먹으면 살이 오르고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된다.

메꽃 뿌리는 혈압을 낮추고 당뇨병의 혈당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뿌리를 쪄서 먹거나 날로 생즙을 내어 먹으면 좋다.

여름철 무더위에 시달려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을 때 메꽃 뿌리를

생즙을 내어 먹으면 곧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메꽃을 한자로는 선화(旋花 )라고 하여 당뇨병과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으로 쓴다.

메꽃 뿌리와 잎에는 아프젤린, 트리폴린, 아스트라갈린, 사포닌,

루틴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뇨작용과 약한 설사작용이 있어서

변비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생리불순이나 대하증 같은 갖가지 부인병에도 좋은 효력이 있고

기관지염이나 동맥경화에도 좋다.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기름에 개어

신경통이나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에 바르면 통증이 완화 된다.

메꽃에는 큰메꽃, 갯메꽃, 애기메꽃 등이 있는데 갯메꽃에는 독이 조금 들어

있어서 먹을 수 없고 다른 종류는 모두 먹을 수 있고 약으로 쓴다.

메꽃 뿌리는 성기능을 높이고 콩팥 기능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남성의 음위증이나 양기부족, 여성의 불감증 등에는 메꽃을 뿌리째 뽑아서

말려 잘게 썰어서 하루 20-30 그램에 물 1.8리터를 붓고 물이 반이 되게

달여서 여러 차례에 나누어 마시면 효력이 있다.

꾸준히 먹으면 콩팥의 기능이 강화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차츰 건강하게 된다.

메꽃의 약효에 대해서는 옛 의학책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얼굴의 기미를 없애고 얼굴빛을 곱게 하며 기를 늘린다.

뿌리는 한열과 나쁜 기운을 없앤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모르게 되고 기운이 난다. 힘줄과 근육을 이어주고 창이나 칼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도 메꽃은 부인의 불감증이나 방광염, 요실금 등에

좋은 효험이 있고 남성의 정력 감퇴, 음위, 조루, 당뇨병 등에 좋다고

적혀있다.

 

이처럼 좋은 메꽃을 두구동 산장에도 심어 놓았지만 여름에 폭우로 쓸려 가서

실패했다.

밀양에서 흔하게 본 메꽃을 꼭 다시 키우리라 마음먹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생명력이 강하고 흔한 야생초인데도 막상 구하려고 하면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잡초라고 푸대접하면서 학대하기 때문에 우리 주위에서 보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알록제비꽃 

 

 그래서 올해 봄에는 반드시 구해서 심겠다고 별렀다.

추위가 물러가고 메꽃 싹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오늘 마침 비도 오고 해서

메꽃 싹을 채집하러 물금 강변으로 나갔다.

작년에 트레킹을 하다가 많이 본 기억이 있어서 여기 저기 살펴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없었다. 아직 안 나온 건가? 오늘도 실패구나!

 

 

  이삭여뀌 어린 싹

 

 

다음을 기약하고 힘없이 발길을 돌리는데 묵혀둔 밭에 메꽃 싹 여러 개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 그렇지. 끈기 있게 찾으면 없을 리가 있나.

갖고 간 모종삽으로 메꽃 뿌리를 파서 봉지에 담았다.

모두 6포기. 이 정도면 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석산리 범초텃밭으로 들고 와서 비를 맞으며 메꽃 어린 싹을 심었다.

제발 좀 살아나거라. 밀양에서 혼자 밥 해 먹을 때 자주 먹은 나물이라

고향집 가족 같은 메꽃이여!

 

오늘 심은 것이 실패하면 또 다시 도전할 것이다.

사람이 관심을 갖고 애를 쓰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지리산에서 본 바위말발도리

 

 

       다람쥐꼬리

 

      미나리아재비

 

 

 오늘은 두구동 산장에 가서 텃밭을 돌보고 우산나물과 미역취를 몇 포기 파서

범초텃밭에 옮겨 심었다.

 

 

  

    꽃이 핀 블랙커런트

 

 

텃밭에 새로운 식물을 심는다고 다 살아나지는 않겠지만 한 두 포기라도

살리기 위해 계속 심어 나가고 있다.

 

       긴병꽃풀

 

 

  어느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 몸이 약한 어떤 남자가 대문 앞에 큰 바위가 있어서 드나들 때마다

불편했다. 하느님한테 그 바위 때문에 힘이 든다고 기도했더니

하느님이 대답했다.

날마다 그 바위를 밀어라.”

남자는 매일 그 바위를 밀었다. 하지만 6개월이나 밀었는데도 바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남자는 하느님한테 따졌다.

하느님이 시킨 대로 바위를 밀었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왜 바위가 없어지지 않지요?”

내가 바위를 없애준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너는 바위를 미느라

몸이 건강해지지 않았느냐?”>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

나도 마찬가지다. 욕심이 많아서 실망할 때가 많다.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라도 이득이 있으면 그걸로 감사해야 한다.

나는 텃밭에 많은 것을 심었지만 하나라도 살아난다면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것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햇빛이 안 들어오는 창고 안에서 식물이 싹을 밀어올리고 있다

 

 

 준비한 모종을 다 심고 창고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커피를 마셨다.

겨울에는 황량하던 풍경이 감자싹이 올라온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창고도 원래는 없었지만 내가 만들었기에 지금 이렇게 잘 쓰고 있다.

밭도 감사하고 창고도 감사하고 텃밭에 자리잡은 수많은 생명들에게도 감사한다.

 

    눈빛승마 싹이 나오고 있다. 삼지구엽초처럼 잎이 9개가 갈라져 나온다.

 

 

411일과 12일에는 전북 남원에 가서 계몽아동문학 회원들과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왔다.

언제나 반가운 계몽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산에서는 나와 김문홍, 안덕자, 이자경, 황미숙, 이영득- 6명이 참가했다.

김문홍 박사와 내가 아끼는 제자들이 함께 가서 퍽 행복한 여행이었다.

 

 

 

 

 

 

 

   연리지 나무 앞에서...

 

 

  혼불문학관도 둘러보았는데 퍽 인상적이었다.

 

[ 다만, 저는 제 고향땅의 모국어에 의지하여 문장 하나를 세우고, 문장 하나에

의지하여 한 세계를 세워보려고 합니다. 한없이 고단한 길이겠지만, 이 길의

끝에 이르면, 저는 저의 삶과 저 자신이 서로 깊은 화해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글 한 자 한 자를 손가락으로 바위를 후벼 파듯이 썼다는 소설가 최명희씨.

51세의 짧은 생을 살고 갔지만 그녀가 남긴 혼불 전집은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고 있다.

오래 산다고 자랑이 아니고 짧게 살았어도 뭔가 의미 있는 것을 남겼다면

영원한 목숨이다.

임실에 있는 혼불 문학관을 돌아보고 새삼스럽게 글쓰는 사람들이

자랑스러웠다.  (*)

 

 

     소산이 준비해온 별식

 

 

 

 

 

   회화 작품 같은 고사리.. 어느 식당 앞에서...

 

    맛의 종결자, 끝내주는 산채비빔밥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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