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52회) 속이 비어야 오래 산다

凡草 2015. 7. 24. 23:34

 

 

 

(凡草텃밭 이야기 652)

 

2015724, 금요일, 구름

 

<속이 비어야 오래 산다>

 

레이첼 서스만이 지은 <위대한 생존>을 읽었다.

이 책에는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리스 크레타 섬에 있는 3000살 먹은 올리브 나무는 속이 비어 있어서

닭장으로 쓰는 바람에 살아 남았다. 비슷하게 나이를 먹은 다른 나무들은

목재로 다 베어져 갔는데 속이 비어 있어서 쓸모가 없다고 살아남은 것이다.

사람도 배를 많이 채우면 건강하지 못하다.

위를 80퍼센트만 채워야 건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이 책에는 일본 야쿠시마 섬에 있는 조몬 삼나무 이야기도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은 <원령공주>의 배경이 바로 조몬 삼나무가 있는

숲이라고 한다.

나는 여러 나라를 가보았기 때문에 유적지 눈도장만 찍는 패키지 관광은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은데 이 조몬 삼나무가 있는 야쿠시마 섬에는 가보고

싶다. 이 섬 일대를 돌려면 9시간 걸리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그 코스를 걸어볼 생각이다.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리아트리스

 

다른 나라에는 2000- 3000살 되는 나무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없어서

아쉽다.

숲을 잘 가꿔서 우리나라에도 오래 된 나무들이 많으면 좋겠다.

해리포터를 지은 조앤롤랭이 사는 동네에 5천 살 먹은 나무가 있다고 한다.

그런 나무가 있는 숲이 있으니 좋은 동화도 나오지 않는가.

우리나라에서 좋은 동화가 안 나오는 것은 좋은 숲이 없는 탓도 있다.

 

 

 

오늘 점심은 사무실에서 내가 직접 해먹었는데 요리 절차가 아주 간단하다.

그래도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다 더 든든하다.

화요일에는 동화교실 해님반 1학기 종강을 한 뒤에 다같이 식당에 가서

쭈꾸미 정식을 사 먹었다.

그런데 나중에 오후 수업을 하는데 배가 고팠다.

만 원 가까이 주고 사 먹었는데 어째서 배가 고프지?

식당 밥은 먹을 때만 배가 부르지 먹고 나서 한 두 시간 지나면

허기가 진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해 먹은 밥은 저녁 밥을 먹을 때까지 간식을 먹지 않아도

든든하다.

왜 그럴까?

밥이 다르고 반찬이 다르기 때문이다.

 

 

 

밥의 재료는, 현미쌀에 율무, 쥐눈이콩, 보리 등을 섞은 혼합곡식이다.

그걸 반컵 정도 솥에 안쳐 놓고 미역귀를 하나 잘게 부숴서 넣는다.

미역귀는 바짝 마른 것이라 상온에 오래 놓아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나는 이 미역귀를 밥할 때마다 밥에 넣어서 같이 짓는다.

 

 

반찬은 철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 내가 텃밭에서 따온 것이다.

오늘은 호박잎을 쪄서 강된장 쌈에 싸 먹었다.

 

강된장 만드는 방법이다.

막장에 멸치가루(멸치를 잘게 썰어 넣어도 된다), 고추, 양파를 썰어 넣고

효소를 한 두 숟가락 탄 다음에,

꽁치 통조림을 열어서 꽁치 한 마리를 적당히 썰어서 넣고

호박잎 찔 때 같이 찌면 맛있는 강된장이 된다.

이렇게 하면 생선까지 들어가서 다른 반찬이 필요없다.

 

 

오늘은 이렇게 먹었지만,

다른 날은 상추나 깻잎, 가지, 오이, 꾸지뽕잎,

초석잠잎, 삼백초, 차조기 등을 쌈을 싸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면 식당 밥보다 훨씬 더 근기가 있고 허기가 안 진다.

밥과 반찬만 싱싱한 것으로 골고루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리고 밥과 반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남이 나를 힘들게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겨 버리면 된다.

 

속이 비어야 오래 사는 나무처럼

사람도 속(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가져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불만과 화로 속을 채우면 병이 나기 쉽다.

 

 

     범의 부채

    

     에키네시아 꽃이 점점 더 많이 피고 있다

 

 

          삼백초 꽃

 

 

매주 월요일은 등산을 간다.

비가 와도 변함없이 간다.

내가 건강한 것은 7할 이상이 등산 덕분이다.

 

 

 

 

 

나는 종종 금정산에서 장군봉을 넘어 범초텃밭까지 걸어간다.

텃밭도 돌아보고 등산도 하고 일석이조다.

산 정상을 넘어오는 길도 있고 둘레길을 걷는 코스도 있어서

입맛대로 고른다.

장군봉을 넘어가다가 바위 위에 자리 잡은 바위채송화를 보았다.

노란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냈다.

누가 키운 것도 아닌데 키운 것 못지않게 참 곱다.

 

 

바위 채송화는 물이 적은 바위 위에서도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저런 강인한 모습을 보면 고개가 숙여진다.

 

 

 

범초산장에 예덕나무 꽃이 피었다.

위에 좋은 예덕나무인데 다른 해보다

올해는 제일 멋진 꽃을 보았다.

 

 

 

양산 석산리에 있는 범초텃밭 울타리 밖에 느릅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웃 농장 아저씨가 지나가는데 방해가 된다며 낫으로 싹 베어버렸다.

아저씨, 내가 약나무로 키우고 있는데 왜 벱니까?”

내가 따졌더니 그 아저씨는 느릅나무가 흔하니까 걱정말라고 했다.

지나가는데 아무 방해도 되지 않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 뒤에 느릅나무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났다.

 

 

, 다행이구나! 또 베어내면 안 되는데.

느릅나무야, 그 아저씨가 베어내더라도 굴하지 말고 다시 돋아나거라.

내가 널 응원할 게.

 

 

 

 

도라지 뿌리는 시기를 놓치고 일주일 전에야 밭에 씨를 뿌렸는데

도라지 싹이 조그맣게 돋아났다.

요거라도 잘 키워야지.

늦어도 늦었다고 볼 수 없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

 

   흙을 비닐로 덮었는데도 고개를 내민 민들레

 

                   꾸지뽕나무가 엄청 자랐다

 

 

                   태풍 여파로 체리나무가 쓰러졌다.  살아날 수 있을지...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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