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53회) 삼채꽃
(凡草텃밭 이야기 653회)
2015년 8월 1일, 토요일, 맑음
<삼채꽃>
지난 일요일에 태풍이 지나간다더니 부산 지방에는 비 한 방울 뿌리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피해를 안 주고 소멸된 것은 좋은데 비가 오지 않아서 무척 덥다. 매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만에 범초텃밭으로 가보았더니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여러 가지 꽃이 피었다. 식물들의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
삼채는 잎 모양이 부추를 닮았는데 꽃도 부추와 비슷하다. 삼채꽃은 처음 보아서 신기했다.
잔대꽃은 자잘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만 종들이 줄줄이 달려있다.
엉겅퀴꽃이 엄청 많이 피었다. 꽃도 감상하고 잘라서 차로도 끓여 마신다. 차 색깔이 새까매서 유리 병에 넣어두고 마시면 글나라에 오는 초등학생들이 콜라를 마시는 줄 안다. 나는 콜라나 사이다, 비타500, 홍삼 음료수, 박카스 등은 전혀 마시지 않는다.
풍선덩굴이 철망을 타고 올라가서 꽃을 피웠다. 잡초 더미 속에서 자랄 때는 잡초에 불과하지만 저렇게 꽃을 피우고 나면 이쁜 꽃으로 인정받는다. 사람도 한 가지 일에 열정을 쏟아서 결실을 맺어야 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
구포시장에 가서 렌틸콩을 샀는데 밥을 할 때 넣어 먹고 시험삼아 텃밭에 뿌렸더니 싹이 올라왔다. 계속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대대로님한테 분양받은 양하가 잘 크고 있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만 자라는 생강과의 식물인데 3월 초순에 뿌리를 나눔 받아서 심어 놓고 아무리 기다려도 싹이 나지 않았다. 혹시 다 죽은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뒤에야 싹이 나왔다. 지금은 잘 크고 있다. 맛이 독특하다고 하는데 꽃대가 올라오면 맛을 봐야겠다.
작년 늦가을에 처음 심은 능소화가 꽃을 피웠다. 범초텃밭에 두 그루를 심어 놓았는데 가을에 한 그루는 범초산장으로 옮겨 심어야겠다.
적치커리 꽃이 참 오래도록 피고 지고 있다. 파란색 꽃인데 참 곱다. 나물로도 먹고 꽃까지 보니 일석이조다.
아마란스가 많이 컸다. 차 맛이 아주 구수한데 씨앗을 얻기 위해 뜯어먹지 않고 놓아두었다.
은꿩의 다리
광고용 플래카드가 버려져 있길래 주워 와서 나물 보자기를 만들었다. 메고 다닐 수 있게 끈까지 직접 달았다. 서툰 바느질 솜씨지만 한 번 만들어 보니 별로 어렵지 않았다. 두어 개 더 만들어서 교대로 써야겠다. 나무에 올라가서 열매를 딸 때도 어깨에 메고 작업하면 편할 것이다.
고려엉겅퀴(곤드레)가 많이 컸다. 곤드레 밥을 해먹으려고 잎을 한 소쿠리 땄다.
범초산장에 벽오동나무가 많이 컸다. 계곡 쪽에 그늘을 드리워주니 좋다.
오늘부터 나도 휴가에 들어간다. 일, 월요일에는 동그라미 계원들과 거제도 함포해수욕장에 가고 목,금, 토요일에는 울진 금강소나무 길을 걸으러 간다.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니 소풍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가슴이 부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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