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821회) 목감기에 좋은 치자차
2017년, 12월 1일, 금요일, 맑음
(범초산장 이야기 821회) 목감기에 좋은 치자차
치자나무에 치자가 많이 열렸다. 범초산장에는 치자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초겨울에 따서 말렸다가 차를 끓여 마신다. 대충 말렸다가 곰팡이가 피어서 못 쓴 적도 있는데 오래 바짝 말려야 한다.
치자는 전을 붙이기 위해 물 들이는 데도 쓰지만 차로 마셔도 아주 좋다. 예전에 어느 식당에 갔더니 황금빛 차를 내어 놓았다. 빛깔도 좋고 맛도 좋아서 무슨 차냐고 물었더니 치자차라고 했다.
치자차는 열을 내려 주기 때문에 목감기에도 좋고 찹살가루에 치자를 섞어 팩을 하면 여드름도 치료가 된다. 간 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약재로도 손색이 없다. 나는 치자를 말려두었다가 글나라 동화교실에 오는 회원들에게 차로 끓여주는데 맛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예전에 글나라에 다닌 분이 감을 보내주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대봉감이라 알이 아주 굵었다. 찬 곳에 두었다가 익으면 하나씩 꺼내서 숟가락으로 퍼먹는데 맛이 아주 좋다.
윈드와 양산 한톨 식당에 갔다. 맛향클럽 첫 식사 모임이다. 한옥으로 만든 식당이었는데 샤브샤브가 맛이 있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재료가 풍성해서 국물도 진하게 우러나왔다. 윈드의 유머와 함께 먹으니 밥이 더 맛이 있었다. 모처럼 아내에게 점수를 좀 땄다.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에 찻집으로 가려고 하다가 부산일보에 실린 <모모의 정원> 이야기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야 별 관심이 없겠지만 나와 윈드는 공통 관심사라 그 집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그만 두고 전원 생활을 하는 집이다. 덕계 모래길에 있는 집을 찾아갔다. 아저씨는 없고 젊은 부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40살도 안 된 부부가 직장도 없이 어떻게 살까 걱정이 되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표정이 밝았다. 사람은 돈이 많아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이다.
서울에서 건설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모처럼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다. 참 오랜만에 상을 받았다. 마감을 앞두고 바쁘게 써서 보낸 보람이 있었다.
가명으로 응모했기 때문에 상패에도 그 이름이 적혔다. 굳이 내 이름으로 바꾸고 싶지 않았다. 상패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만족하면 그뿐이다. 제자들을 가르치기만 하다가 동화를 써서 상을 받으니 조금은 젊어진 기분이다.
심사를 맡았던 김서정 교수님을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 처음 뵙는 분이라 반가웠다. 돌아오기가 바빠서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상패가 까만 옥돌이라서 묵직했다. 이 상패를 글나라로 들고 와서 해님반과 달님반 회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좋은 기를 받으라고 했더니 모두 한 번씩 만져보았다. 건설문학상의 좋은 기운이 제자들에게 흘러가기를 바란다.
어제 신세계 백화점 동화교실에 갔더니 어느 회원이 진이 간식을 주길래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와서 오늘 진이에게 주었더니 잘 먹었다. 며칠 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 가끔 와서 보살펴주는데도 잘 크고 있으니 감사하다. 주인님, 이번 주에는 왜 이리 늦게 와용? 멍멍-. 나를 보고 묻는 것 같아서 아무 말 못하고 많이 쓰다듬어 주었다.
아내는 오늘 집에서 김장을 했다. 고생하지 않게 하려고 괴산에서 절인 배추를 주문했다. 아내는 나보고 추운 겨울에는 굳이 산장에 갈 필요가 없는데 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간다고 하지만 나는 진이 덕분에 산장에 오는 것이 행복하다. 일부러라도 오고 싶은데 진이가 있으니 일석이조다. 진이야, 네가 있어서 참 좋다!
12월이 시작되면서 부산 기온도 영하 1도로 내려갔다. 산장에 가서 무를 보니 아직 얼지는 않은 듯 했다. 아내가 며칠 전에 알이 너무 작다고 잔소리를 했는데 오늘 뽑아 보니 제법 굵은 것도 있었다. 날씨가 몹시 가물었는데 이 정도면 양호한 결과다. 감사한 마음으로 무를 뽑았다. 칼로 깎아 먹어보니 달고 맛이 있었다.
교육대학교 동기 밴드에서 섭생에 대한 글을 읽었다. 대추나무에 염소를 매어두면 염소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는 바람에 대추나무가 자극을 받아서 염소를 매어 놓지 않을 때보다 열매를 많이 연단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점점 약해진다. 손과 발을 많이 움직여야 건강해진다.
攝당길 섭, 편안할 녑, 다스릴 섭, 걸을 섭, ........
섭생...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잘 관리함
섭생에 쓰인 <섭>자를 보면 손 '手(수)' 자에 귀 '耳(이)' 자가 세 개다.
이 글을 풀이하면 여기 저기서 귀로 들은 말을 손으로 실천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손으로 잡아 당기고 다리로 많이 걸어야 건강해진다. 몸이 편안하면 절대로 건강할 수 없다. 일부러라도 자꾸 움직이고 걸어야 한다.
나는 틈나는 대로 찻잔을 이용해서 얼굴을 문질렀더니 검버섯이 사라졌다. 하나는 완전히 없어졌고 다른 하나는 엷어졌다. 틈날 때마다 찻잔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제자들은 고생하지 말고 피부과에 가서 레이저로 빼라고 하지만 그건 오히려 해롭다. 자연적으로 문질러서 빼는 게 안전하다. 혈액순환에도 좋고. 몸을 손으로 문지르고 두드리면 건강에 좋다. 같은 원리로 차를 타는 것보다 걷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오늘 산장에 올 때도 지하철과 마을 버스를 탄 다음에 걸어 왔다. 편한 것을 찾기보다 불편한 것을 찾아야 몸에는 더 좋다.
좋은 생각 12월호를 보니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나쁘지 않구나'하고 생각하는 것이 좋단다. 유방암 3기 환자인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환자는 회복할 가능성이 많지만, 유방암 2기 환자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좋게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 상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는다.
오늘도 산장에 와서 무를 뽑아 맛보고 진이와 산책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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