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879회) 무더위와 강추위를 이겨내는 법
2018년, 7월 25일, 수요일, 엄청 더운 날
(범초산장 이야기 879회) 무더위와 강추위를 이겨내는 법
요즘 일주일 이상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비도 안 오고 엄청 덥다. 열대야도 며칠째 그칠 줄을 모른다. 범초산장에 있을 때는 밤에 추웠는데 아파트에 오니 덥다. 거긴 지상 100미터 위인데다 에어컨 트는 집이 없고 숲속이라 시원한데 양산 아파트는 주위에서 모두 에어컨을 트는지 바람조차 덥다.
우리집에서는 에어컨은 한 번도 안 틀었고 선풍기 두 대로 버티는데 나는 선풍기도 자주 안 튼다. 더위에는 좀 강한 편인데 나름대로 비법이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을 헹구고 물 한 컵을 마신 뒤에 세수대야에 물을 받아서 눈을 150번 정도 깜박거린다. 눈수영이라고 하는데 눈건강에 아주 좋다. 그러고 나면 오일플링을 20분 한다. 이걸 해도 목감기에 걸릴 수 있지만 확률이 낮아진다.
오일플링을 하면서 누웠다 일어났다 오뚜기 운동을 16번 하고 나서 금붕어 운동을 100번 한다. 몸을 좌우로 흔드는 운동인데 이걸 하면서 두 손으로 얼굴 마사지를 100번 정도 한다. 오늘도 건강하게 살자고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은 필수, 그게 끝나면 발목 펌프 운동 좌우 10번씩 교대로 10회를 한다. 양쪽 발목을 100번씩 두드리는 셈이다. 그 다음에는 발끝치기 200회. 여기까지가 누워서 하는 운동이다.
다음에는 일어나서 국민체조를 순서대로 하고 나서, 노젓기 운동을 좌우 40회씩 한다. 그 뒤에는 허리 좌우로 흔들어주기 30회 이어서 덤벨로 팔운동 100회, 위로 들어올리기 30회, 팔목 돌리기 30회를 하고 나면 끝이 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건 날마다 하는 운동이고 주 1회는 4시간 이상 등산을 한다. 밭일이나 자전거 타는 것은 틈나는 대로 하고 있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360일 정도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몸에 습관을 붙여두면 빼 먹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다. 어지간히 더운 날씨나 추운 날씨라도 적응 능력이 생긴다. 앞으로 여름에는 더 더워지고 겨울에는 더 추워진다고 하는데 자신의 몸을 자신이 관리해야지 선풍기나 에어컨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 결국 환경이 변해도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나는 원래 약한 편이지만 운동과 규칙적인 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물은 효소를 섞은 것이나 약초 끓인 물을 갖고 다니며 마시는데 갈증이 없어도 습관적으로 자주 마신다. 이런 습관도 건강에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그리고 더위나 추위를 이겨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더울 때 덥다고 징징 짜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거다. 더울 때는 더워야 정상이지, 여름이니 당연히 덥구나, 그래 더워야지! 더우면 돈을 잘 버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좋겠다! 그래, 더워봐야 한 철이지, 몇 달을 가겠나? 이런 생각을 하면 견딜 만 하다.
어제는 계곡에 가서 물속에 들어가려고 서창에 있는 대운산을 찾아갔다. 노포동에서 58번 버스를 타고 명곡 하와이를 지나 화성파크드림 2단지 앞에서 내렸다. 등산로 입구는 해인그린빌 아파트 정문을 지나 담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104동 뒤쪽에 있다. 거기서부터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다른 날보다 몇 배로 힘들었다. 대추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숲 그늘이 없는 구간이 있어서 엄청 더웠다. 도저히 숨이 막힐 정도라 정상까지는 못 가고 중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시명골 계곡으로 내려갔다. 역시 물속은 시원했다. 비록 정상까지는 못 갔지만 500미터 정도는 올라갔으니 그것도 잘한 거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다음에 날씨가 선선해지면 이 코스를 재도전해볼 작정이다. 글나라 카페에서 오이지 쉽게 담는 법을 보고 오이지를 담았다. 짜지 않게 만들려고 소금은 적게 넣고, 설탕, 식초, 소주를 부어서 만들었다. 생전 처음 담아보았는데 아내가 먹어보더니 잘 만들었다고 합격점을 주었다. 요리를 할 줄 모르다가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재미있다.
복분자가 심심찮게 열려서 요플레를 넣고 갈아먹는다.
도라지 꽃이 계속 피고 있어서 따 먹기도 하고 눈으로 즐긴다.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얀 방망이 같은 리아트리스도 피었고,
신세계 동화교실 최현진씨가 개껌을 주어서 진이에게 갖다주었더니 맛있게 뜯어 먹는다. 왈왈 고맙다고 전해줘유- 멍!
여름에는 원추리가 보기 좋다. 빨간 별들이 범초산장에 내려왔다.
지난 일요일에는 서생 나사리로 놀러갔다. 동그라미 게원들과 2년째 찾아갔다. 한적한 해수욕장이라 천막값도 싸고 조용히 쉴 수 있어서 좋다.
그날 저녁은 기장 맛집을 찾아갔다. <속초 이모네찜>인데 생선찜이 특별한 맛이었다. 사람들 입맛은 다 같은지 자리가 비좁도록 손님이 많았다.
소나기에 나오는 마타리가 올해도 피었다. 진이 개똥을 거름으로 주었다.
이번 주에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범초산장에 있었는데 비가 오래 안 내려서 수중 모터로 저수지 물을 퍼내어 꽃밭과 채소밭에 뿌려주었다. 지난주에는 수중모터에 호스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해 일일이 물뿌리개로 떠다가 뿌려주었지만 호스를 연결하여 손쉽게 물을 주었다. 그냥 호스만 놓아두면 알아서 물을 공급해주니 편리했다. 날씨야, 네가 제 아무리 더워봐라, 난 저수지가 있으니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비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묵묵히 견딜 거다. 하늘만 바라보지는 않겠다는 말이다. 장미봉숭아가 피어나고 있다. 봉숭아에 장미꽃이 피어나니 참 신기하다. 물을 준 보람이 있어서 기쁘다.
요건 겹봉숭아.
석산 밭에 갔더니 천년초가 모두 살아서 싹이 나왔다. 다만 천년초가 쓰러지지 마라고 흙을 얹어두었는데 거기서도 풀이 돋아나왔다. 풀만 뽑아주면 천년초는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천년초 부대를 만들 생각이다. 꽃도 보고 열매를 따서 먹을 날을 기다린다.
치커리 꽃도 이쁘다.
가지가 많이 열려서 가지나물을 했다. 이것도 그런대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요리 중의 하나
화명동 맷돌순두부는 언제 가도 맛있는 집이다. 오늘 낮에는 이 집에 가서 먹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정갈한 반찬과 푸짐한 순두부. 값도 7천 원이라 가격에 비해 음식이 푸짐하고 맛있다.
이번 주에 본 영화는 두 편인데, <지상의 별처럼>은 학부모나 교사가 꼭 보아야 할 영화. 특히 자녀에게 문제가 있다면 이걸 꼭 봐야 한다. 가출이나 자살 직전의 상황까지 갔던 아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눈여겨보기 바란다. 보통 영화는 다 시시하다고 하는 유여사가 올해 본 영화중 최고라고 평했을 정도니 안 본 분은 꼭 보시길!
<안녕 헤이즐>은 명대사가 많아서 감탄하며 보았다. 작가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달은 영화. <무지개를 보려면 지금 내리는 비를 이겨내야 한다> 이런 명대사도 있고 와인을 별을 담아서 만들었다고 하는 말도 재미있었다. 내용은 슬픈데도 슬프지 않게 만든 감독의 역량이 대단하다. 더위조차 잊고 몰입해서 본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