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창작

[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912회)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

凡草 2018. 12. 21. 21:07


    2018, 1221, 금요일, 맑음

 

   (범초산장 이야기 912)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

 

송년회 모임을 거의 다 마쳤다.

오봉회 12월 모임은 17일에 사직동 통영 선장 횟집에서 가졌다.

내가 좋아하는 회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자연산이라 그런지 아주 싱싱하고 꼬들꼬들했다.

막걸리 한 병과 함께 잘 먹었다.

 

월요일에는 유여사와 가람낙조길을 걸었다.

금곡동에서 화명수목원까지 가파른 길을 넘어갔다가

둘레길을 타고 되돌아 왔다.

4시간 반 정도 걸었는데 유여사가 생각보다 잘 걸었다.

 

화요일에는 오랜만에 부산교육대학 12회 동기들과 성지곡 숲길을 걸었다.

예전에는 대학 친구들이 토요일에 산행을 해서 따라 다녔는데

화요일로 바꾼 뒤부터 못 나갔다.

그들은 쉬지만 나는 여전히 화요일에 일을 했기 때문이다.

나도 이제는 화요일에 쉬니까 처음으로 나갔다.

친구들을 퍽 오래간만에 만났는데도 서먹하지 않고 반가웠다.

학교 친구는 역시 변함이 없다.

특히 김미옥씨가 열렬히 환영해주어서 고마웠다.


산행 리더를 오래 했던 문윤오씨가 아파서 못 나온 것이 아쉬웠다.

이제는 한윤갑씨가 대장을 맡고 있었고,

최길자, 변복자, 김종완, 정현자, 한혜영, 김홍주, 김미옥 등.....

9명이 이야기를 나누며 숲길을 걸었다.

나이들수록 혼자 칩거하면 안 되고 사람들과 자주 어울려야 한다.

그래야 두뇌가 활성화되고 치매에 안 걸린다.

나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지내려고 시간 내어 참석했다.

 

산길을 3시간 정도 걷고 나서 초읍동 <돌쇠 가마솥>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꽃밭을 아주 잘 가꾸어 놓은 집이라 봄에 다시 와보고 싶었다.

그런 집이 있는 줄 친구들 덕분에 알았다.

신고식을 하려고 밥은 내가 샀다.

 

인터넷으로 동화를 배운 진영이가 꽃씨를 보내주었다.

심지 않고 보기만 해도 좋다.

나도 답례로 이번에 만든 책갈피를 보내주었다.

 

19일 수요일은 글나라 동화교실 해님반 종강날이었다.

 다른 날보다 엄청 많은 회원들이 몰려와서 북적댔다.

그래도 친정 같은 글나라 동화교실에는 제자들이 많이 와서 들끓어야 신이 난다.

울산에 사는 리우 조희양씨가 서덕출 문학상을 받은 기념으로

책을 들고 와서 나누어 주었다.

내가 부모님도 아닌데 내복을 사왔다.

 

그날 밥은 미래앤 동화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김현경씨가 샀다.

상턱으로 먹은 밥이라 더 맛있고 감사했다.

현경씨는 유일하게 개근을 해서 상을 받았다.

아참, 꿋꿋이 언니로 소문 난 권옥숙씨도 한 주 늦게 등록을 해서 다녔지만

빠지지 않고 다녀서 개근상을 받았다.
남을 배려하고 채식을 하는 옥숙씨라 볼 때마다 감사하다.

 

중국에서 4년을 살다 온 엄성미씨가 오랜만에 나와서 반가웠다.

주부들로서는 드물게 암벽 타기를 잘 하고

노래는 가수급이며 애살이 많은 성미씨다.

해님반에 봄부터 나오겠다니 기대가 된다.

 

종강날에는 늘 선물 교환을 하는데

박진영씨는 따로 선물을 하나 더 만들어 와서 순기씨에게 주었다.

그동안 된장, 간장, 김치 등을 받아먹은 것에 보답하는 선물이었다.

안에 들어있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멋있었지만

통에 빼꼭하게 써 놓은 시들이 더 빛났다.

 

모두 돌아가며 한 편씩 읽었다.

그날의 압권은 그 선물이었다.

선물 하나로 많은 사람이 즐거워했다.





역시 선물은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기쁨이 훨씬 더 크다.

악착같이 끌어 모으고 받기만 하는 사람은 자꾸 움츠러들고

자기 것을 남에게 베푸는 사람은 넓게 펼쳐 나간다.

받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물이 고여서 썩는 연못과 같고

주는 것을 더 기뻐하는 사람은 물이 흘러서 언제나 맑은 연못과 같다.

 


최순기씨가 커피집을 만들어 와서 달아주었다.

나와 많은 사람이 기뻐하는 걸 보고

순기씨는 몇 배 더 기뻤을 것이다.

저 커피집을 보니 갑자기 커피가 땡긴다.

방학 동안에는 산장에 잠시 갖다 놓아야겠다.

 

20일 목요일에는 동화교실 달님반 종강을 했다.

소산 황미숙씨와 박정화씨가 바쁜 일이 있어서

수요일에 앞당겨 왔다 가는 바람에 목요일에는 참석자가 줄었다.






그래도 오붓하게 파티를 하고 이벤트를 즐겼다.

 달빛을 보며 만난 사람들이라 더 정겹다.

 

정갑숙씨가 6번째 동시집을 펴냈다.

글나라 동화교실 출신 가운데 이서영, 조윤주, 김자미, 강기화,

김춘남씨 등이 동시를 쓰고 있는데

정갑숙씨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정갑숙씨 동시는 공재동 선배님 동시만큼이나 서정적이고

깊이가 있어서 좋다.

다른 동시집은 읽고 나면 남에게 나누어 주는데

정갑숙씨 동시집은 옆에 오래 두고 싶다.

좋은 동시집을 보내주어서 감사하다.

 

<호기심 많은 나무>

                          정갑숙

 

담쟁이는

알고 싶은 게 많다

 

돌담 타고 올라가

안에 누가 사는지

집을 살펴본다

 

소나무 타고 올라가

얼마만큼 높은지

하늘 살펴본다

 

바위 타고 내려가

얼마만큼 낮은지

땅을 살펴본다

 

나랑 닮았다

호기심 많은 담쟁이

 

 

<기특하다 주름잎>

                             정갑숙

 

보도블록 틈새에

주름잎이 방긋 웃고 있다

 

좁은 집에 살아도

해님 만나 행복하다고

 

반지하 집에 살아도

활짝 웃는 내 짝꿍처럼

 

 

<이리 와 내가 안아줄게>

                                 정갑숙

 

소야! 이리 와!

내가 안아줄게!

 

돼지야! 이리 와!

내가 안아줄게!

 

구제역 앓는 동물 보고

모두 도망가는데

흙이 혼자서 안아준다

 

따듯한 외투 열 듯

포근한 품 열고서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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