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실 마을의 아침
동화를 쓰는 글벗들과 문학 세미나를 하러
밀양 운정리 노루실 마을에 갔습니다.
시골집에서 하루밤을 자고 일어나니
대숲 속에서 참새 소리가 정겹게 들렸습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운정리 저수지의 물안개를 보러 갔습니다.
늦가을 답지 않게 날씨가 포근하여 아침 공기가 그리 차갑지 않았습니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환상적인 풍경이 우리를 사로잡았습니다.
"야, 참 멋있다!"
우리는 영화배우처럼 몽환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었습니다.
물안개가 몽실몽실 피어나는 저수지를 보고 나서
들꽃 전문가 세울님으로부터 늦가을 들판에 핀 들꽃을 공부하였습니다.
<쑥부쟁이 열매>
< 왕고들빼기 꽃이 진 모습 >
< 느릅나무 열매 >
< 치자꽃 열매 >
< 화살나무 열매 >
< 금은화 (인동 덩굴)의 시든 잎 >
< 노박 덩굴 >
< 개옻 나무 열매 >
< 늦둥이 패랭이꽃 >
< 보리수 나무의 잎이 진 모습 >
이렇게 들꽃 공부를 하면서 집으로 올라오니 해가 떠 오르고 있었습니다.
아침 해가 참 희망차게 노루실 마을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어둡던 마을길이 환하게 밝아오고 있습니다.
일터로 나가는 마을길이 오솔길처럼 정겹기만 합니다.
아직도 감나무에는 빨간 감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워낙 농촌일이 바빠서 아직도 따지 못한 모양입니다.
칠면조가 모이를 쪼아 먹으려고 잠에서 깨어나 부지런히 마당을 누비고 있습니다.
몸집이 어찌나 큰지 토종닭의 두 배는 족히 넘을 듯 합니다.
집으로 돌아 와서 손수건에 들꽃 물들이기를 하였습니다.
손수건 밑에 들꽃 잎을 놓고 숟가락으로 탕탕 두드렸는데
일곱 사람이 일제히 두드리는 바람에 어찌나 소리가 요란스러웠던지
이웃집에서는 무슨 굿을 하나 보다고 오해를 하였을 것 같습니다.
물을 다 들이고 나서 누가 제일 예쁘게 했는지 감상회를 가졌습니다.
누구 작품이 제일 이쁜가요?
아침 식탁 위에 낙엽과 떨어진 열매를 올려 놓고
아침을 먹으니까 한결 밥맛이 좋았고 마음이 푸근하였습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다음 일정을 따라 포근하고 정겨운 마을인 밀양 운정리 노루실 마을을 떠났습니다.
노루실 마을은 가구 수가 10여호밖에 안 되지만 경치가 좋고
여러 가지 들꽃 차로 쓸 풀과 나무가 많아서
내년 봄에 다시 오면 백초차를 만들어서 글벗들에게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글벗들과 노루실 마을에서 하룻밤을 아주 즐겁게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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