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돗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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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라 회원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절 맞이하세요.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즐거울수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신춘문예 당선의 희소식으로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축하하면서 즐거워 합시다.
당선자께서는
어느 선배 작가님의 말씀처럼, "자신으로 말미암아
인연이 닿지 않아서 당선이 되지 못한, 많은 분들을 대신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더욱 정진하셔야 할테지요.(물론 그러실줄 압니다만)
한 해 동안 글나라에 관심 가져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운영자의 한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추운 몸으로 오는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성탄절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남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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