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9월 15일 토요일 많은 비가 내림 > 지난 주에는 계몽아동문학회 가을 세미나에 다녀오느라고 노루실에 못 갔다. 그래서 2주만에 밀양 노루실에 갔다. 배추 모종을 심어 놓은지 2주 만에 가보니 벌레 먹은 것도 있었지만 제법 자랐다. 비가 안 왔으면 거름을 주었을 텐데 비가 와서 둘러보기만 했다. 비단풀이 약효가 좋다는 말을 듣고 화명동에서 채집한 비단풀을 비를 맞으며 옮겨 심었다. 그런데 노루실에도 그전부터 비단풀이 자라고 있었다. 이제 있는 줄을 알지만 뜯어서 약으로 쓰려면 부족할 테니 더 옮겨 심었다. ( 노루실에 있는 비단풀)
( 여전히 피어있는 백일홍)
(엄지 손톱만한 무화과)
노루실에 가면서 경기도에 사는 이보견씨가 보내준 꽃씨 봉투를 들고 갔다. 이보견씨는 약초 카페에서 알게 된 분인데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꽃씨를 나누어 주는 고마운 분이다. (꽃씨 봉투)
나는 편지로 꽃씨 봉투를 받고 보니 참 행복했다. 편지 봉투 안에는 여주, 켈리포니아 포피, 일반 포피, 화초 가지 등이 조롱조롱 담겨 있었다. 이런 꽃씨를 심을 터가 있다는 것이 기뻤고 벌써 내년 봄이 기다려진다. 정성들여 보내준 꽃씨 봉투를 보니 굳이 꽃씨를 심지 않고 갖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나도 다음에 누군가에게 꽃씨를 나누어 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잔뜩 흐려 있었다. 나는 뽕나무 잎을 뜯어다가 밥을 앉혔다. 내가 즐겨 먹는 뽕나무 밥이다. 밥은 뽕나무밥에 차는 뽕나무차를 마신다. 그야말로 뽕나무 매니아다. 아내가 보면 엉뚱한 것을 넣는다고 싫어하기 때문에 아내가 자는 틈을 타서 얼른 넣었다. ㅋㅋㅋ 아내는 피곤한지 밥이 다 되어도 일어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혼자 밥을 먹었다. 반찬은 아내가 준비해온 고구마줄기 나물과 우엉 조림에 내가 좋아하는 야생초 쌈이다. 차즈기, 깻잎, 가막사리, 도꼬마리, 호박잎 등이다. 달짝지근한 뽕나무밥에 야생초 쌈을 먹으니 그저 그만이다. (뽕나무밥)
(야생초 쌈)
아침을 먹고 나서 바깥 일을 하려고 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 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갈수록 빗줄기가 거세어졌다. 우르릉 쾅- 번개도 쳤다. 번개만 치지 않으면 비를 맞고라도 나가서 바깥 일을 좀 할 텐데 번개가 자꾸 치니 나갈 수가 없었다. (가지)
(고추)
(메밀꽃밭)
(방아꽃)
거실에서 바깥을 내다보니 비가 대숲에도 떨어지고 감나무에도 떨어지고 지붕 끝에서도 주루룩 떨어졌다. 야, 참 좋은 풍경이다! 나는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빗줄기가 세찰 때는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도 좋은데.... 노루실에서 비가 오는 것을 보면 좋은데 비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오늘은 제대로 딱 걸렸구나!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가 보다. 옆 개울에는 물이 콸콸콸 소리내며 흐른다. 평소보다 물이 많이 불어났다. ( 거실에서 비를 보며...)
가마중도 무성하게 자랐고, 한련초, 차조기, 털진득찰, 박주가리, 쇠무릎, 야콘 등... 효소 담을 재료가 천지인데 번개가 치는 바람에 담지 못했다. 한련초는 논둑에서 20포기를 옮겨다 밭에 심었는데 잘 자라서 한련초 숲을 이루었다. 저걸 씨를 받아서 계속 번식시킬 참이다. 마당에 저절로 싹이 튼 달맞이꽃은 잡초와 같이 베어내지 않고 그냥 두었다. 꽃을 보기 위해서. (한련초 군락)
(망태버섯)
(달맞이꽃)
(범부채)
(파인애플 세이지)
나는 하루만 자고 나가는 것이 아쉬운데 아내는 심심한지 자꾸 부산에 가잔다. 할 수없이 짐을 챙겨 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비가 와서 풀도 다 못 베었는데. 다음 주에 다시 와서 못한 일을 해야겠다. 부추는 오래 안 베어서 꽃이 피었다. 밭에도 풀이 우거져서 풀밭이 되었다. 일하기 싫은 참에 비가 내려서 잘 쉬다 간다. (감)
(익모초 어린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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