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심었어도 꽃이 피었네!
< 2009년 8월 29일, 토요일, 구름 >
아내와 해운대에서 영화를 보고 기장을 지나 두구동으로 갔다. 기장 바닷가에 갔더니 위에 좋은 번행초가 아주 많았다. 가을에 씨를 받아서 내년 봄에 심어야겠다. 씨를 받을 수 있을만큼 잘 자라고 있는지 살펴보러 갔다.
번행초

수내 밭에 도착하여 쪽파와 신선초, 박하를 마저 옮겼다. 이제 배추 심을 자리는 확보해 놓았다. 동주와 밭을 손본 다음에 배추를 심어야겠다. 미니해바라기와 장구채가 꽃을 피웠다. 밭을 6월 말에 사는 바람에 늦게 심었는데도 꽃을 피운 것이 신기했다. 씨를 심을 때는 헛수고를 하는 셈치고 심었다.
땅을 놀리긴 아까워서 그냥 심심풀이 삼아 심었는데
이렇게 꽃을 볼 줄은 몰랐다. 봄이 훨씬 지나고 나서 한여름에 씨를 심었는데 늦게 심었는데도 싹들이 부지런히 자랐다. 그러고 보면 꽃이든 배우는 일이든 늦는 법은 없다. 언제든 시작하면 되는 것이고 끝을 볼 때까지 하면 된다. 한여름에 심었는데도 잘 자라서 꽃을 피운 해바라기와 장구채가 퍽 대견하다. 좋은 밭에다 적당한 때를 맞추어 씨를 심었다면 이렇게까지 대견하지는 않을 것이다. 불리한 환경과 나쁜 여건을 이기고 꽃을 피웠기에 더 고맙고 대견하다. 배우는 이들도 때가 늦었거나 재능이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장구채처럼 꽃을 피우면 좋겠다. 밭에 장구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종이꽃도 곧 꽃을 피우려고 꽃망울이 도도록하게 커지고 있다. 아직 이름을 알 수 없는 싹들도 잘 자라고 있고....
미니 해바라기

장구채

오늘 갖고 간 씨를 또 뿌렸다. 한종나에서 얻은 '섬바디'인데 이건 가을에 싹을 틔워서 내년 봄에 잘 자라라고 미리 뿌렸다. 그외에 여러 가지 씨앗들도 내년 봄을 대비하여 미리 구해놓고 있다. 이제 땅이 있으니 씨만 있으면 무엇이든 키울 수 있다. 내년에 내가 집중적으로 키우고 싶은 것은 잔대, 섬바디, 지치, 씀바귀, 왕고들빼기, 참취, 삼백초, 어성초, 땅두릅, 곤드레 등이다.
내가 밭에서 풀을 뽑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와서 뭘 그렇게 심어 놓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닥풀과 신선초, 박하를 보여주었다. 옆집에서는 도라지를 엄청나게 많이 심어 놓았는데 씨를 따서 마당 가득 펼쳐 놓았다. 옆집 개 이름이 '장군이'라고 해서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이름을 불러 주었다. 아직 반가워하지는 않았지만 소리내어 짖지도 않았다. 조금 낯이 익긴 한데 반가워하기에는 이른 모양이다.
옆집 아주머니가 멋진 별장이 길 건너에 있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그 집도 아주 멋졌다. 집과 화단을 구경하느라 깜빡 잊고 사진을 못 찍었는데 다음에 찍어서 올릴 생각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있던 화분을 수내에 갖다 놓았는데
화분 안에서 패랭이가 꽃을 피웠다.
말라 죽을 것 같더니 그 좁은 곳에서 꽃을 피우다니..
씨가 열리면 밭에 뿌려줄 생각이다.
좁은 곳에서 고생 많이 했다. 패랭이야!

동주가 배추 모종을 잘 키우고 있다. 내일은 등산을 안 가고 수내에 가서 배추 심을 밭에 거름을 주고 이랑을 만들 예정이다.
배추 모종

8월 27일에는 신세계 동화교실 회원들이 수내로 현장 학습을 갔다. 반장인 가치노을이 준비를 많이 해와서 편하게 놀다 왔다. 동주한테 연락을 했더니 고기를 사와서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먹고 배가 부른데 피아노 연주까지 해주어서 고마웠다. 나는 음악을 전혀 못하지만 음악을 하는 후배와 가까이 지내니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요즘 새로 동화를 배우게 된 제자중에 플룻을 부는 사람이 있는데 다음에 동주원에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초코파이가 직접 만든 비누를 신세계 동화교실 회원들에게도 주라고 가져왔었는데, 오늘 들고 가서 나누어 주었다.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자신이 만든 것을 나누어 주는 초코파이의 마음씨가 훌륭하다. 받기는 쉬워도 주기는 어려운데 나도 그런 행동을 본받아야겠다. (*)
초코파이가 만든 비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