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스크랩] 내가 마시는 건강차 0=0=0= 335회

凡草 2010. 8. 20. 21:10

 

 

335회

 

<내가 마시는 건강차>

 

= 2010년, 8월 20일, 금요일, 맑음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게 태어나야 살아가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삼형제 중 막내인데 제일 약하게 태어났지만

평소의 노력으로 두 형님 못지않게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두 형님들은 거의 레슬러와 같은 체격이지만

술을 좋아하고 산을 잘 다니지 않아서 나만큼 산을 타지는

못한다.

 아마 내가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40살도 넘기지 못하고 죽었지 싶다.

 나는 등산을 꾸준히 한 뒤부터 별로 아프지 않고 살아왔는데

내 생활 습관 중에 남들에게 권할 만한 것 중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맨손체조 하기와 물 자주 마시기가 있다.

 

 

 나는 물을 그냥 마시는 게 아니라 차를 끓여서 마신다.

물을 주전자에 붓고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끓여 마시는데

그전에는 열 가지가 넘는 재료를 듬뿍 넣어서 진하게 끓여 마셨기

때문에 가족들은 약초 냄새가 난다며 싫어하였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마시는 물이 두 종류가 있다.

내가 끓여 마시는 물이 있고, 아내와 아이들은 보리차에 둥굴레나

겨우살이 정도를 약간 넣어서 연하게 끓여 마신다.

나도 요즘에는 진하게 끓이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연하게 끓여 마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마시는 물은 거의 콜라 색깔에 가까웠는데

그래도 여태 큰 병 없이 잘 살아왔다.

요즘 내가 마시는 차에는 뽕잎이 반드시 들어간다. 뽕잎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철분이 많아서 빈혈에도 좋다.

뽕잎과 함께 둥굴레 한 두 뿌리, 결명자 반 스푼, 보리차 반 스푼,

어성초 몇 잎, 구기자 반 스푼, 도라지 두 뿌리, 대추 대여섯 알,

옥수수 수염 하나를 물 2리터 주전자에 집어넣고 팔팔 끓인 다음에

식혀서 마신다.

내가 차 재료로 흔히 쓰는 열매는 감태나무, 남천, 찔레, 쥐똥나무,

측백나무, 광나무, 산수유, 오가피, 겨우살이 등인데, 재료가 구해지면

섞어서 차를 끓인다.

예전에는 뭐든 많이 넣으면 좋은 줄 알고 한 주먹씩 집어넣었지만

이제는 넣는 양을 줄여서 연하게 끓인다.

그래서 아내도 내가 끓인 물을 맛있다며 같이 마신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한 것만 못한 법이다.

야생초와 약초에 관심을 가지면서 먹을 수 있는 나뭇잎과

열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는데 식자우환이라고

너무 많이 알아도 탈이었다.

비도 장대비는 마을과 집을 부수거나 산을 무너뜨린다.

가랑비처럼 약한 비라도 오래 이어지면 큰 도움이 된다.

한 듯 만 듯 약하게 하면 간에 안 찰지 모르지만 그게

오래 가고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법이다.

이제는 산과 들에서 몸에 좋은 열매를 따더라도 한꺼번에

다 넣지 말고 여러 가지를 돌아가며 조금씩 넣고 차를 끓여

마실 생각이다.

나는 직접 끓인 차에 효소를 타서 마시기도 한다.

효소는 달콤해서 물맛이 좋아진다.

나는 파는 음료수나 드링크는 거의 안 먹고 내가 담은

효소를 잘 마신다.

내가 이런 건강차와 효소를 마신 덕분인지 감기도 잘 안 걸리고

보약을 따로 먹지 않아도 피로감을 별로 안 느낀다.

 

약성이 풍부한 열매는 마트나 시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가

있다. 대추, 구기자, 도라지, 더덕, 산수유, 황기, 인삼 등...

그러나 뽕잎은 쉽게 구할 수가 없다.

나는 뽕잎을 구하러 산에 간다.

시골에는 뽕나무가 흔하지만 도시에는 뽕나무를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할 수 없이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산뽕나무를 찾아간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뽕잎을 따러 가면 산모기에 물리고

하루살이 같은 벌레들이 달라들어서 여간 고역스럽지 않다.

땀도 줄줄 흘러서 웃옷을 다 적시고.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야 하니까 겨우 한 봉투 뜯어오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그래도 일주일쯤 먹을 뽕잎을 구하고 나면 운동도 되고

기분이 흡족하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내 노력이 없으면 건강도

지키기가 힘든 세상이다. 환경 오염에 황사에 방사능 물질에

자동차 매연에 온갖 공해 속에 포위되어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이런 나쁜 환경 속에서 안 아프고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다른 건 어떻게 못할지언정 물이라도 좋은 물을 마셔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친구들과 배내골에 가기 때문에

범초산장에 갈 수가 없어서 오늘 미리 다녀왔다.

잔디가 많이 살아난 것 같아서 안심이 되었다.

 

 

소이가 보내준 댑싸리도 살아 있어서 반가웠다.

역시 정성이 통하면 작은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다.

그 무더운 날씨에도 살아났으니....

 댑싸리만 보면 제천의 소이가 생각난다.

 

 

 

백일홍 나무도 뿌리를 잘 내렸는지 꽃이 조금 피었다.

날씨가 맑아서 백일홍 나무 뒤로 금정산 고당봉이 보였다.

 

 

지난주에 뿌린 씀바귀와 취나물 씨가 싹이 트라고

약초밭에 물을 뿌려 주었다.

 

 

 

그전에 심은 뽕나무는 이제 완전히 살아서 잎을 늘여

가고 있었다. 뽕나무 주위에 돋아난 잡초를 뽑아주었다.

 

 

범초산장 공사를 7월 7일부터 했는데 한 달 보름 밖에

안 되었는데 어느새 잡초들이 무수히 돋아나고 있다.

내가 심지도 않고 물을 주지도 않았건만 왕성하게 자라는

저 강한 생명력!

잡초의 저 강한 생명력을 본받는다면 못할 일이 무엇일까?

잡초 중에는 쇠비름과 같은 좋은 약초도 있다.

쇠비름은 뜯어서 효소를 담아야겠다.

 

 

범초산장 마당에서 자라는 온갖 야생초들.

내가 심은 것도 있지만 저절로 자라는 게 훨씬 더 많다.

나는 그냥 평범한 풀이라도 마구 구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약성이 있는 잡초는 살려서 쓰고 못 쓰는 잡초라도 한 데

모아 거름으로 쓸 것이다.

아무리 극성맞게 자라도 제초제는 뿌리지 않을 생각이다.

내 밥상과도 같은 범초산장 마당.

공사를 막 하고 난 뒤에는 황량했지만 지금은 풀들이

많이 자라나서 초록색이 짙어져 간다.

너른 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그들도 내 친구요, 가족이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