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회> <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맑음 >
고속버스를 타고 온 개똥쑥 모종 경기도 군포에 사는 구문모님이 쪽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우표를 많이 부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개똥쑥 씨앗은 발아가 잘 되었나요? 저는 모종을 키워서 이번 주말에 밭에 정식을 하려고 합니다. 모종이 남을 것 같아서 필요하시면 보내드리려구요. 제가 발아방법을 카페에 올려놓았거든요. 모종 필요하시면 주소 전화번호 쪽지 주세요. 보내드릴게요. 건강하세요. 지난 가을에 구문모님이 개똥쑥 씨앗을 주겠다고 해서 고마운 마음에 우표를 조금 넉넉하게 보냈다. 전혀 모르는 분인데도 개똥쑥 씨앗을 보내주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밭 주위에 뿌렸는데 아직까지 싹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답장을 보냈다. - 기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똥쑥 씨앗을 잘못 뿌렸는지 발아가 안 되었습니다. 쪽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택배비 보내드릴 테니 연락주세요. 두구동 산장에 일반 쑥이야 많지만 개똥쑥은 없어서 번식을 시키고 싶었다. 최근에 밝혀진 ‘개똥쑥’의 효능은 정말 굉장하다.
-개똥쑥의 항암효과는 기존 항암제의 1200배나 된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암을 죽이는 능력이 기존 약보다 1200배나 되는 약초에 대해 보고했다 ‘암 저널’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개똥쑥은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단다. 백혈병 세포에 개똥쑥 달인 물을 넣었더니 폭탄처럼 암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똥쑥은 항암작용 말고도 결핵균을 억제하고, 담즙분비를 촉진하며 천식 치료, 혈압 조절, 면역 능력 강화 등 여러 가지 질병에 효험이 있는 약초로 알려졌다. 요즘 우리 주위에서 아픈 사람을 보면 암 환자가 많다. 현대 의학이 큰 발전을 이룩했다고 하지만 아직 암을 치료하는 약은 없다. 암세포를 조금 억제할 뿐이다. 나는 건강할 때 미리 항암 효과가 있는 약초를 키워두려고 이것 저것 키우고 있다. 개똥쑥도 그 중의 하나로 키우고 싶은데 발아가 안 되어 아쉬웠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분이 연락을 주었다.
내가 우표를 조금 넉넉하게 보낸 것을 기억하고 다시 연락을 준 구문모님이 정말 고마웠다. 내가 쪽지를 보냈더니 직접 전화를 주셨다. “어린 모종이라 시간을 오래 끌면 죽으니까 고속버스 편으로 보내드릴게요. 양산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서 찾으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돈을 보내드릴 테니 계좌번호 가르쳐주세요.” “그전에 보내준 우표로 충분합니다.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친절하시네요. 받으면 잘 키우겠습니다.” 개똥쑥 모종이 양산에 도착할 시각은 어제 저녁 8시 20분이었는데 큰집에 가서 아버지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 어제는 못 가고 오늘 아침에 찾으러 갔다.
모종은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해 있었다. 참으로 거짓말처럼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원하고 바라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또 경험했다. 내가 그 분에게 잘해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정성들여서 모종을 보내주다니....... 큰 성의에 감동했다.
차에 싣고 두구동 산장으로 와서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나는 대여섯 포기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엄청 많아서 몇 포기인지 세기도 어려웠다.
위에 모종이 있고 다시 그 밑에는 신문지를 깔아 놓고 또 모종이 있었다. 모종이 무려 3층이나 되었다.
너무 많아서 도라지 집에도 몇 포기 나누어 주었다. 동주는 주고 싶어도 이런 약초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생략하고...
멀리서 보내준 성의를 생각해서 밭에 정성껏 심었다. 경기도 군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온 개똥쑥 모종! 부디 잘 컸으면 좋겠다.
반찬거리를 사러 양산 시장에 들렀다 왔는데 거기서 나무 두 그루를 샀다. 산장에 아직 없는 나무라 잘 크기를 바라며 심었다. 석류나무와 무화과!
점심은 뽕잎과 약초를 넣은 밥에 피조개를 반찬으로 먹었다. 오늘도 쌈재료는 풍성하다. 번행초, 왕고들빼기, 사상자, 차조기, 상추, 천궁, 삼백초, 배초향 등 여러 가지 쌈에다 고추까지 곁들였다.
올해 들어 고추가 처음으로 열렸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첫 수확이라서 기쁘게 따 먹었다. 그리 맵지 않고 야들야들하다.
지난주에 한 송이가 피었던 황금 달맞이꽃은 오늘 보니 여러 송이가 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달맞이꽃과는 종류가 다르다.
나리꽃 바위취
끈끈이 대나물 초롱꽃 엉겅퀴 날씨가 더워지면서 산장에 여러 가지 꽃이 피어나고 있다. 꽃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조뱅이 패랭이꽃
사랑초와 매발톱 앵두가 벌써 익었다.
공기도 맑고 여러 가지 꽃이 피어나는 산장에서 책을 읽었다. 백은하씨가 보내준 ‘난 혼자가 아니야’를 때죽나무 그늘에서 저수지를 건너오는 바람을 쐬면서.
4일 일하고 산장에 와서 쉬는 토요일이 정말 좋다. 내가 좋아하는 팝 음악도 마음껏 들을 수 있고. 해가 살풋 지면 나가서 풀을 뽑을 것이다. 산장에서의 하루가 슬슬 저물어 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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