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草텃밭 이야기 715회) 여름철 나무 공부 2016년, 6월 20일, 월요일, 맑은 뒤에 흐리고 비 범초산장에 온갖 나무와 약초가 있지만 아직도 없는 것이 많다. 언젠가 백금자씨가 산에 갔다가 뻐꾹나리를 보고 범초산장에 캐서 보내주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공짜로 받을 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사서 심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참에 어느 카페에서 뻐꾹나리 모종을 파는 것을 보고 주문하였다. 주문한 품목은 뻐꾹나리 4포기, 정향풀 4포기, 물레나물 4포기, 냉초 2포기였다. 아내는 나보고 어지간히 심었으니 더 이상 심지 마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 내가 또 새 모종을 산 것을 알면 잔소리를 할 게 뻔하다. 나는 심는 게 취미인데 아내가 알면 잔소리를 들을 판이라 사무실 주소로 주문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에 주문을 했는데도 금요일까지 도착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금요일에 도착하면 집으로 들고 가서 아내 모르게 심으면 되는데 언제 도착할지 몰랐다. 오늘 아침에 주문한 곳에 연락을 해보니 오늘 도착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등산을 사무실 쪽으로 갔다. 금곡역에서 내려 인재개발원을 거쳐 진홍사 옆으로 올라갔다. 화명수목원 갈림길에서 옆으로 가지 않고 계속 위로 올라갔다. 고당봉에서 내려오는 길까지 올라간 다음에 율리역 쪽으로 우회전을 했다. 산길을 걸으면서 여름철에 볼 수 있는 나무를 보며 혼자 복습을 했다. 구절초 싹 다래 잎 노각나무 잎 단풍마 잎 오이 냄새가 나는 오이풀 비목나무 잎 마 잎
물푸레 나무.... 잎이 동그란게 특징이다 까치 수영 노루오줌 쪽동백나무... 줄기가 사슴 뿔처럼 생겼다. 감태나무 잎.... 최진규 약초꾼이 신이 내린 나무라고 했다. 쇠물푸레나무 잎 생강나무 잎 금양 옻나무 붉나무.. 금양 옻나무와 비슷하지만 줄기가 볼록하면 붉나무다. 때죽나무 잎
쥐똥나무 잎 화살나무... 줄기에 화살 날개가 보인다. 싸리꽃....... 신장에 좋은 나무다
등골나물 아침에 산으로 갈 때는 날씨가 맑아서 햇빛이 보였다. 그래도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었으니 우산과 비옷은 챙겼다. 준비를 했으니 비가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 나는 젊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해봐서 어려운 일을 당해도 힘들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맞을 각오를 하고 산을 올라 갔다.
택배가 오늘 와야 받아서 범초산장에 심으러 갈 텐데 언제 올지 알 수 없었다. 택배 회사에 연락해 보니 오늘 배달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율리역으로 내려가 화명동 글나라 쪽으로 걸어갔다. 글나라에 가까이 갈 무렵 택배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무실에 가서 택배를 받아 지하철을 타고 범초산장으로 향했다. 사무실에 두었다가 다른 날 갈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생물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오늘 심어야 저녁에 비가 오면 살아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나는 일부러라도 범초산장에 가는 것이 즐거웠다. 지하철과 마을 버스를 환승해서 타고 범초산장으로 들어갔다. 어제 본 풍선덩굴 씨앗이 밤 사이에 조금 더 컸다. 이러니 범초산장에 가면 늘 새롭다.
범초산장으로 걸어올라가다가 본 어느 밭 풍경. 저 밭에서 댑싸리를 얻어 왔다. 댑싸리가 이쁘게 크고 있다. 어제 천연농약을 뿌린 덕분인지 진딧물이 줄어들었다. 이번 토요일에 와서 더 좋은 배합을 만들어 또 쳐야겠다. 수국이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볼만 할 것이다.
오늘 심은 것은 정향풀 4포기, 물레나물 4포기, 뻐꾹나리 3포기 (한 포기는 사무실에 심었다.) 냉초 2포기다.
리우표 구기자가 잘 번져 가고 있다. 조희양씨가 구해준 구기자가 범초산장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큰뱀무꽃 해마다 피는 모싯대 꽃이 올해도 어김없이 피었다. 이제 겨우 한 포기 접시꽃이 피었지만 차차 더 피어날 것이다. 이 정도로 만족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웃집에 핀 접시꽃을 보면 부럽지만 내가 심은 한 포기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다. 나는 오늘도 열심히 일했기에 기쁘다. 심을 곳이 있어서 즐겁다. 오늘 새로운 약초를 심었으니 어떻게 크나 지켜보는 것이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
'들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凡草산장 이야기 770회) 매화 꽃밥 진달래 꽃밥 (0) | 2017.03.20 |
---|---|
[스크랩] (凡草산장 이야기 763회) 일 년에 한 번 보는 변산바람꽃 (0) | 2017.02.21 |
[스크랩] ( 범초텃밭 이야기 706회 ) 백초 효소 담는 법 (0) | 2016.05.10 |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99회) 약초차도 기왕이면 이쁜 잔에 (0) | 2016.04.14 |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90회) 바람꽃을 무더기로 보다 (0) | 2016.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