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905회) 고무통으로 만든 미니 연못

凡草 2018. 11. 18. 22:59

 


   2018, 1118, 일요일, 흐림

 

  (범초산장 이야기 905) 고무통으로 만든 미니 연못

 

< 개와 닭이 못하는 생각을 하고 창조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은 제 힘으로 찾고 제 실력으로 얻는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길을 찾지 않으면 누가 찾을까?

이 팔은 무엇 하자는 팔이고, 이 다리는 어디 쓰자는 다리냐?

경희는 두 팔을 번쩍 들고 두 다리로 껑충 뛴다.

내게 무한한 광영과 힘을 주십시오. 있는 힘을 다하여 일하오리다.” >

 

나혜석이 지은 단편 소설 <경희>에 나오는 구절이다.

아버지가 억지로 정해준 부잣집 신랑감 대신 자신이 택한 고난의 길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의 뜻대로 살겠다고 생각한다.

나쁜 환경이라도 굳게 결심하고 밀어붙이면 좋은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동그라미 계원 이홍식씨가 큰 고무물통을 두 개나 모아 놓았다고

언제 가져가라고 했다. 승용차에는 실을 수 없으니 짐차를 불러야 한단다.

범초산장에 필요한 물건이긴 한데 가져올 방법을 궁리하다가 아들 힘을

빌리기로 했다.

마침 아들이 사상 쪽으로 외근 나올 일이 있어서 시간을 맞추었다.

사상 할매 재첩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아들이 몰고 온 타이탄에 고무통 두 개와 잡초를 막기 위한 고무 깔판을 싣고

범초산장으로 갔다. 아들 덕분에 무사히 운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큰 물통 하나는 목욕통으로 써도 되고

  빗물을 받아두었다가 물이 부족할 때 쓸 수도 있다.






오래 전에 천막을 깔아 놓고 흙을 덮은 뒤에 미니 연못을 만들었는데

천막이 부식되었는지 물이 자꾸 새어 나가서 연못 구실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자리에 커다란 고무통을 집어넣기로 했다.


삽으로 흙을 파낸 뒤에 고무통을 집어넣고 흙을 채워 미나리를 심었다.

사람이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

삽으로 흙을 다 파내고 고무 물통을 집어넣었다.

드디어 새로운 미니 연못이 생겼다.



무가 조금씩 굵어지고 있다.

늦게 심었는데도 꾸준히 크고 있다.

아직 더 클 수 있어서 기대가 된다.

 

까마중이 추운데도 계속 열리고 있다.

심심할 때마다 간식으로 따 먹는다.



시금치 씨를 10월 중순에 뿌렸는데 조금씩 크고 있다.

봄에는 반찬거리가 충분히 되겠다.

거름을 뿌려놓고 씨를 뿌리기만 하면

나 대신 정원사 해님이 잘 키워준다.

 

꽃차를 만들기 위해 메리골드를 다 잘랐는데

또 꽃봉오리가 생겼다.

얼어 죽기 전에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고 있다.

장엄한 몸부림이다.

 

사철국화는 키가 작아서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다른 꽃들이 다 시들었는데도 계속 꽃을 피우고 있다.

작은 거인이다.

 

남촌 김춘남씨가 제 18회 최계락 문학상 수상자로 뽑혔다.

글나라 동화교실 해님반 회원들이 남촌을 축하해주기 위해

수요일 동화교실 수업 때 케잌을 사왔는데

주인공인 남촌이 집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못 나왔다.

케잌을 불지 못하고 박진영씨가 남촌 집에 갖다주기로 했다.

의리가 있는 해님반 회원들이 참 보기 좋다.


  

신세계 백화점 동화교실 회원인 우리아씨 아들 왕상훈군이

1117일 오후 2시에 양정 롯데 겔러리움 웨딩홀에서

정효선양과 결혼식을 올렸다.

축하해주기 위해 갔더니 신세계 회원들과 글나라 제자들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왔다.

남경희 이원범 교수 부부도 와서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로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가 잘 살기를 빈다.

 

오랜만에 석산 텃밭에 가서 나무 가지를 잘랐다.

무궁화와 예덕나무가 엄청 자라서 내 키보다 낮게 잘라주었다.

예원님한테 배운 대로 가운데는 빈 공간으로 만들고 바깥 쪽 가지는 살렸다.

다 자르고 나면 나뭇가지 모양이 손가락을 편 손바닥 모습이 되었다.

천년초는 많이 자랐는데 추워지니까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있다.

강추위를 대비해 몸을 낮추고 있다.

 







내 생일을 맞아 아들 부부와 딸 부부가 축하하러 왔다.

은우가 일곱 살인데 많이 컸다.

 

미국에 있는 큰딸은 사위가 교수라 세미나에 참석할겸

휴스턴으로 가족여행을 갔단다.

지수는 내 동화 주인공으로 썼는데 여섯 살이다.

큰딸이 내 생일을 축하하려고 돈을 보냈고

지수 사진도 많이 보내주었다.



제자들도 카톡으로 많이 축하해주어서 감사했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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