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시는 야생초차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비온 뒤 갬 토요일에는 노루실에서 머위와 원추리를 뜯어서 나물을 무쳐 먹었다. 원추리가 어린 순이라서 그런지 보들보들했다.
원추리
무스카리
마당에는 무스카리가 꽃을 피웠다. 하얀 민들레도 처음 한 송이를 피워냈다. 겨울을 이겨낸 승리의 함성이다.
목련도 하얀 꽃봉오리를 열었고, 매화 역시 활짝 피었다.
앵두는 아직 꽃봉오리가 터지지 않았고, 보리수도 이제야 꽃잎이 나오려고 하는 중이었다. 그동안 맥문동이 잡초 무더기 속에 갇혀 지내는 걸 안쓰럽게 여겼는데, 오늘 마침내 다 파내어 마당 양지바른 벽돌 밑에 줄지어 심었다.
그러고 나서 아직 벌어지지 않은 매화 꽃봉오리를 따서 매화꽃차를 만들었다. 매화꽃차는 새콤한 향이 난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꽃봉오리가 살며시 펼쳐 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일요일에는 산에 가서 생강나무 꽃을 땄다. 여태까지는 산행을 하며 그냥 보기만 했는데 맛이 어떨지 감상해보기 위해 꽃송이를 땄다. 집에 와서 물로 한 번 헹궈내고 살짝 쪄서 건조기에 말렸더니 고슬고슬한 생강나무 꽃차가 되었다. 뜨거운 물에 우려내었더니 생강 냄새가 나는 그윽한 차가 되었다.
다음에는 인동 덩굴 순을 땄다. 처음 나온 순이라 야들야들했다. 순을 따서 물에 씻은 다음 후라이팬에 덖었다. 타지 않도록 연한 불에 살살 저어가며 장갑을 끼고 비볐다. 그렇게 해서 인동차가 완성되었다. 약간 쌉쏘롬하였지만 마실 만했다. 인동차는 위를 튼튼하게 하며 감기를 낫게 하고 염증에 효과가 있다. 목이 아픈 인후염에도 좋은 차다.
목련꽃도 좋은 차가 된다. 목련이 피기 전에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를 따서 가볍게 찐 다음 건조시키면 목련꽃차가 된다. 목련은 향이 아주 강해서 물을 적게 붓고 마시면 청춘 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가슴이 뛴다. 목련꽃 차는 비염과 폐에 효능이 있으니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자주 마시면 좋을 것이다.
이번에는 목련꽃차, 생강나무꽃차, 매화꽃차, 인동차, 쑥뿌리차, 삼백초차를 만들어서 돌아가며 마셨는데 다음에는 민들레꽃차, 질경이꽃차, 진달래꽃차, 수선화꽃차, 무궁화꽃차, 스피아민트차, 박하차 등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월동을 하고 다시 돋아난 스피아민트
진달래
개별꽃
제비꽃
이런 꽃차를 만들어 보고 싶어도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우면 곤란한데 노루실에 가면 다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마실 수가 있다. 이런 내 취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촌구석에 들어박혀 있으면 지루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난 잠시도 쉬지 않고 일할 것이 수두룩하다. 심심하기는커녕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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