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7일 수요일 맑음 올봄에는 비오는 날이 많다. 맑은 날이 드물다. 날이 좀 따뜻해졌어도 비오는 날이 많으니 벌을 보기가 드물다. 지난 일요일에 수내에 가서 벌을 한 마리 잡아 올해는 처음으로 벌침을 한 방 맞았다. 오늘은 출근길에 벌을 잡으려고 호포역에서 내렸다. 우리 집과 화명동 글나라 사이에 있는 시골 같은 곳이다.
벌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벌을 잡아 벌침을 맞는다고 하면 무슨 끔찍한 짓이라도 하는 줄 알겠지만, 벌침을 맞는 것은 비타민이나 한약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맞을 때 조금 따끔하긴 해도 전혀 부작용이 없는 자연요법이다. 나는 아픈 데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벌침을 맞는다.
벌을 잡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할까? 당연히 꽃이 많이 핀 곳을 찾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벌을 잡으러 다니다 보면 자연적으로 꽃을 많이 보게 된다. 꽃이 없는 곳에는 벌도 없다. 벌을 찾아다니다 보니 언제 어떤 꽃이 피는지도 잘 알게 되었다. 벌을 잡으면서 꽃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매화가 많이 피어있는 곳을 찾아갔지만 벌은 통 보이지 않았다. 아직 날이 추운 탓일까? 호포 꽃단지에서 수국을 한 그루 사다가 드디어 벌 한 마리를 잡았다. 그래서 올해 두 번째 벌침을 맞았다. 벌침을 제대로 맞으려면 스무 마리 정도는 잡아야 하는데 날이 좀더 따뜻해져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은 내가 벌을 잡으면 생명을 죽인다고 하지만 벌은 그냥 놓아 두어도 여름엔 2달 정도, 가을이나 겨울엔 3-4개월 정도 밖에 못 산다. 그 대신 나는 고기를 자주 먹지 않기 때문에 동물을 죽이는 일은 덜 하는 셈이다. 벌을 잡는 나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내에다 꽃을 많이 심을 작정이다. 벌들에게 보상을 하려고.
(화명동 롯데마트 앞에 목련이 피고 있다)
야종이를 키운 지 7개월이 지나면서 야종이와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발톱을 깎아주기가 어려웠다. 나를 물까 봐 함부로 깎을 수가 없었다. 최영희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안고 깎아준다는데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야종이 발톱이 기니까 아이들한테도 위험하고 소파 위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톱 때문에 구멍이 나고 찢어지는 일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발톱을 깎아 줄 수 있을까? 이게 숙제였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막내딸 봉현이가 하늬 발톱을 깎아주는 걸 보니 고양이도 그런 식으로 하면 될 것 같았다. 봉현이한테 한 수 배웠다. 글나라에 와서 야종이를 서 있는 자세로 안고 발톱을 깎아주었다. 어설프나마 발톱을 깎아주었다. 이젠 언제든지 발톱을 깎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점점 야종이와 친해지고 있어서 반갑다.
나는 꽃도 보고 왔는데 야종이는 하루 종일 햇볕이 안 드는 사무실 구석에만 웅크리고 있으니 좀 안 됐다. (*) |
'들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야생초 산행 ()()() 313회 (0) | 2010.05.02 |
---|---|
[스크랩] 아침마다 만나는 미니 화단 +++ 309회 (0) | 2010.04.18 |
행복과 행동은 형제라서.. ( 248회 ) (0) | 2009.04.29 |
[스크랩] 그 섬에 가고 싶다. (0) | 2009.04.17 |
[스크랩] 토종약초 장수법 (0) | 2009.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