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일기; 588회>
꽃들은 자꾸 피는데....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맑음>
이홍식씨가 운동 기구를 만들어 왔다. 녹이 슬지 않도록 스테인리스로 만든 기구다. 하나만 부탁했는데, 큰 것 작은 것 두 개를 만들어 왔다.
내가 가끔 보는 mbn 방송국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에서 본 것을 말했더니 비슷하게 만들어 왔다. 돈을 주려고 해도 받지 않아서 감사하게 받았다. 산장에서 이 기구로 팔운동과 온몸 운동을 자주 해야겠다.
요즘 아주 무덥다. 양산 우리 집은 주택이라 너무 더워서 금요일 저녁부터 산장으로 들어갔다. 산장은 우리 집보다 시원했다.
이렇게 무더운 때인데도 꽃들은 쉬지 않고 핀다.
구릿대 꽃
영아자
범부채
잔대
더덕
익모초
꽃들은 저렇게 열심히 피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공연히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면 꽃보다도 못한 거다. 꽃들은 아름답게 피어서 자신의 가치를 빛내고 있다. 나도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생산적인 일에 힘을 쏟아야겠다. 꽃을 보며 나를 돌아본다.
산장에서 익은 토마토를 따 먹어 보니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더 진하다.
모양은 울퉁불퉁하지만 맛은 더 좋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겉모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속 마음이 중요하다.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제일 큰 문제다. 좋은 물을 마시고 좋은 먹거리를 먹는 것도 필요하지만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자연속에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많은 돈도 필요 없고 작은 꽃 한송이를 보며 웃는다. 해마다 여름이면 영그는 꽈리를 보며 행복해한다.
산장에 오면 마음이 소박해진다. 자연은 나보고 가진 것 다 내려놓고 편하게 있다가 가란다. 복잡한 마음 다 비우고 멍하게 있다가 가란다. 나는 자연이 시키는 대로 마음을 다 비우고 빈둥빈둥 놀며 지낸다.
도시로 나가면 다시 때가 묻어 오겠지만 자연에 있을 때는 토끼나 노루처럼 순박해진다.
참죽나무가 너무 높이 자라서 가지를 쳐주었다. 하늘 높이 자란 가지를 쳤더니 잎이 엄청 나왔다. 그 잎으로 효소를 담고 차도 만들었다. 도랑치고 가재잡는 것과 같다. 참죽나무 잎차는 처음 만들어 봐서 마음이 설레인다. 과연 어떤 맛이 날까?
김해 장군차 묘목을 작년 여름에 김종문씨한테 얻어다 심었는데 올해 봄에 보니 다 죽고 싹이 나지 않았다. 마음이 허탈했는데 지난 주에 보니 다시 살아났다. 한 두 포기가 아니라 제법 여러 포기였다. 참 신기하다. 어째서 죽었던 차나무가 살아났을까? 생명력이 강한 차나무를 보니 대견스럽다.
가시가 없는 꾸지뽕나무 신품종이 잘 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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