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36회) 사람의 힘

凡草 2015. 4. 8. 23:19

 

 

(凡草텃밭 이야기 636)

 

201548, 수요일, 구름 많음

 

  <사람의 힘>

 

주말마다 가는 두구동 산장에는 계곡과 저수지가 옆에 있어서 물이 흔하지만

석산리 범초텃밭에는 물이 귀하다.

 

 

비가 왔을 때 미리 받아두지 않으면 맑은 날에는 물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물통을 구해다 놓고 비가 내리기를 기다렸는데, 며칠 전에 40밀리미터가

내린 다음날 밭에 가보니 물통 저 밑바닥에 조금 고여 있었다.

 

 

이렇게 해서 언제 통을 다 채우나 싶었다. 통의 높이가 80센티미터라면

비가 800밀리미터는 내려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내가 작은 물통을 들고 개울에 물을 뜨러 갔다.

다행히도 비가 내린 다음날까지는 물이 고여 있었다. 2-3일만 지나면 개울물도

바짝 말라 버린다.

물통에 물을 떠서 몇 번 날랐더니 물이 제법 모였다.

 

 

 

 

 

이 정도 물을 빗물로 받으려면 500밀리미터는 내려야 한다.

비가 500밀리미터 내리려면 하루 종일 내려도 불가능하지만

나는 30분도 안 되어 이 정도 물을 모았다.

그러고 보면 하늘의 힘보다 사람의 힘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이 노력을 하면 무엇인들 못할까?

하늘만 바라보고 있기보다는 스스로 노력을 해야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힘은 산도 무너뜨리고 없던 산도 만들 수 있다.

아무 것도 없던 범초텃밭에 초록 싹들이 막 돋아나고 있다.

일일이 모종을 심고 씨를 뿌려 가꾼 덕분이다.

저 밭은 내가 만든 작품이다. 못나도 내 작품, 잘나도 내 작품이다.

 

  미국제비꽃

 

 

  으름덩굴

 

 

 

밭 모양이 하루 하루가 다르다.

그래서 날마다 가서 들여다보고 싶다.

, 목요일은 아침부터 동화를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수, 금요일에만 밭으로

간다.

새싹들이 땅을 비집고 나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쇠뜨기 봉오리... 호박씨를 심은 호박 구덩이에 호박은 아직 안 올라오고 엉뚱한 녀석이

고개를 내밀었다. 잠시 주인 노릇을 하려나..

 

 

 

 

월요일에는 산으로 간다.

이번 주에는 비가 내렸지만 우산도 쓰지 않고 걸었다.

일기예보에서 5밀리미터 정도 올 거라는 말을 믿고 그냥 갔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많이 왔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산길을 걸었다.

요즘 기온 변화가 심해서 일교차가 심한 편인데 많이 춥지는 않았다.

사람이 게으르면 병이 생긴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건강하다.

비를 맞으며 4시간 반을 걸었다.

 

 

어느새 벚꽃이 지고 있다. 비가 와서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꽃은 피었을 때도 곱지만 진 뒤에도 아름답다.

사람도 그래야 하리라. 살아 있을 때도 고운 말을 하며 살아야 하고,

죽은 뒤에도 좋은 평판을 들어야 할 것이다.

 

   범초 산장에 놀러온 현선생님

 

 

 

<범초텃밭에 있는 식물들>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가막사리, 감나무, 개똥쑥, 고본, 고수,

구기자, 구릿대, 기린초, 꽃다지, 꾸지뽕나무,

꿀풀, 냉이, 눈개승마, 눈빛승마, 능소화,

달개비, 달래, 달맞이꽃, 단삼, 더덕,

도꼬마리, 도라지, 돌나물, 들깨, 머위,

메꽃, 명아주, 명월초, 명이나물, 물레나물,

미국제비꽃, 민들레, 바위취, 바질, 박주가리,

박하, 방풍, 배초향, 번행초, 보리수,

부추,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산딸기, 삽주,

삼백초, 삼채, 섬쑥부쟁이, 속새, 쇠뜨기,

, 아스파라거스, 아주까리, 아피오스, 앵두,

양파, 양하, 엉겅퀴, 어성초, 여우콩,

예덕나무, 와송, 완두콩, 인진쑥, 일당귀,

잔대, 제비꽃, 짚신나물, 차나무, 차조기,

천궁, 초롱꽃, 초석잠, 초이삼, 취나물,

카모마일, 토종가시오가피, 톱풀, , 헛개나무,

현삼, 화살나무, 환삼덩굴, 황궁채, 회향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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