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44회) 돌아서면 한 눈 파는 토마토

凡草 2015. 6. 1. 15:48

 

 

 

 

(凡草텃밭 이야기 644)

 

2015531, 일요일, 맑음

 

<돌아서면 한 눈 파는 토마토>

 

 토마토와 오이 순을 따주어야 잘 크고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것은

지난 번 일기에 썼다.

 그런데 이번 주에 범초산장에 가서 한 가지 더 배웠다.

 

 

 내가 오이 줄기를 살펴보고 있는데 도라지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다가

덩굴손도 따주라고 조언했다.

덩굴손은 놓아두어야 지탱을 하는 거 아닌가요?”

덩굴손을 따 주고 끈으로 일일이 묶어주어야 더 잘 큽니다.”

 아하, 그러니까 부모가 아이에게 집안 일 도울 생각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처럼 오이도 같은 이치구나!

덩굴손을 뻗을 시간에 사람이 끈으로 묶어 줄 테니 열매를 더 많이

맺으라는 말씀.

 

 

 오이는 딴짓 하면 안 된다. 오로지 열매 맺는 일에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년만 해도 이런 이치를 모르고 오이 모종을 한 번 심고는 한 번 정도

묶어 주고 방치해 두었는데 올해는 여러 번 묶어주고 있다.

오이야, 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항상 관리 대상이다.

 

 토마토를 둘러보니 또 곁줄기가 생겼다.

돌아서기만 하면 금세 한 눈을 팔고 있다.

식물이 농부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다.

사정없이 곁줄기를 따주었다.

넌 한 우물만 파라. 딴짓하면 혼난다.”

사람에게 타이르는 것처럼 토마토에게 한 소리 하였다.

5단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한 줄기만 키워야 하니 봐줄 수가 없다.

나는 지금 토마토 전문가를 만들고 있다.

아무렇게나 키우기로 한다면 나도 편하고 토마토도 편할 텐데 열매 많이

맺는 전문가를 만들자니 서로 신경전을 펼쳐야 한다.

 

  도라지집 아주머니는 토마토에 톤 처리를 해야 수정이 잘 된다고

토마토톤도 빌려주었다. 벌이 수정을 해주지만 꽃이 작아서 잘 해주지

않기 때문에 토마토톤을 뿌려 주어야 한다고.

 이런 약도 처음 보았다.

 

   내가 모델로 삼고 있는 도라지집 토마토밭. 저 밭을 보며 똑같이 잘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사람도 느슨하게 살면 편하고 좋은데 뒤끝이 안 좋다.

타이트하게 자기 관리를 잘 한 사람은 힘은 들지만 뒤끝이 좋다.

남에게 칭찬 듣고 존경 받는 사람은 그만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주에는 여러 가지로 바빴다.

 아내가 910일 동안 러시아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밥 해먹고 혼자 자는 것은 문제 없는데 그래도 가족이 없으니 집이 빈 것 같았다.

 아내가 러시아에 가서 봉사활동 한 것과 여러 가지 구경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러시아에는 개불알꽃이 흔하단다.

 

 

    금요일에는 온천동 이주홍 문학관에서 길지연 선생님이 제 35회 이주홍 문학상을 받는데

축하하러 갔다.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길선생님이라  이번 상도 '나는 옷이 아니에요'로 받았다.

 

 

 

 

  5월 29일 금요일 새벽에 부산아동문학의 큰언니 역할을 하던

최영희씨가 세상을 떠났다.

 상가에 다녀왔는데 정답게 지내던 문우라 마음이 아프다.

 

 

 여러 가지 일이 겹쳐 생활 리듬이 깨지는 바람에 입술 주위가 트려고

뾰루지가 났다. 몸 안에 잠복하고 있던 헤르페스 균이 활동을 시작할 모양이다.

나는 산장에 가서 꿀벌을 몇 마리 잡아 백회혈과 입술 주위에 몇 방 맞았다.

그걸로 바로 치료가 되었다. 더 이상 번지지 않고 소멸해 버렸다.

 

 

 벌독이 참 신통방통하다.

 나는 가려운 피부병이 생길 때도 벌침을 맞는데 대개는 낫는다.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헤르페스는 보통아시클로버라는 연고를

바르는데 잘 낫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

 거기에 비하면 자연요법은 부작용도 없고 돈도 들지 않는다.

다만 벌침에 적응이 되지 않은 사람은 함부로 맞으면 안 된다.

나는 벌침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에 신체 부위 어디를 맞아도 괜찮다.

 

산장에 여러 가지 꽃이 피면서 꽃차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523일에 태관이와 기덕이랑 성필이네 밭에 가서 꿀풀 꽃을 뜯어왔는데

범초산장에도 꿀풀이 피었다.

꿀풀 꽃차를 만들어 마셨더니 달짝지근하면서 약초 향기가 배어난다.

꿀풀 꽃차도 이 때가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차다.

꽃이 많지 않아서 몇 번 밖에 먹을 수 없다.

 

 

 

        눈개승마꽃

 

        붓꽃

 

    불두화 (대학 동기들과 25일에 창녕 관룡산에 갔는데 관룡사에서 보았다)

 

 

        패랭이꽃

 

       미국채송화

 

       바위취와 어성초 꽃

 

        복분자꽃

 

 범초산장에 있는 고욤나무를 보니 꽃이 엄청 많이 피었다. 벌들이 드글드글

한 걸 보니 올해는 고욤 열매가 많이 달릴 모양이다. 벌이 많이 모인 것을

보면 고욤 꽃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알겠다.

 

배롱나무 주변에 심은 딸기에서 딸기를 한 소쿠리 땄다. 크기는 좀 작지만

제법 달다. 무농약 재배라 안심하고 먹었다.

심은 자는 맛있게 먹을 권리가 있다.

보리수도 익어가고 있어서 다음 주도 기대가 된다.

 

 

 

소나무 주변에 금은화 꽃이 가득 피었다. 다른 일 하느라 바빠서 꽃은

따지 못했다. 내일 등산 가서 금은화가 보이면 조금 따 와야지.

 

이어서 범초텃밭 소식 -.

범초텃밭에 엉겅퀴가 많이 피어서 엉겅퀴 꽃차를 만들어 마셨다.

진보라빛 꽃색이 잘 우러난 차가 되었다.

맛도 좋다.

이런 차를 마시니 몸이 건강하고 힘이 솟는다.

 

 

 

 

단삼 꽃차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두어 번 마셨다.

특이한 맛이라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몸이 훈훈해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는 느낌이다.

 

 

 보라색 양파가 잘 익어가고 있다. 파는 것처럼 알은 굵지 않지만

내가 직접 키운 양파라 대견하다. 조금 더 있어야 캐지만 맛을 보려고

한 알 팠다. 껍질을 벗겨서 먹어 보니 맛이 있다.

 이 양파 한 알에다 함께 뜯어온 머위와 깻잎이면 점심 반찬으로 족하다.

그러니 무엇을 더 욕심부리겠는가?

 

 

 

 양파를 아무리 많이 심는다 해도 많이 먹을 수가 없는 것을.

동화 공부하러 오는 복연씨한테 한 봉지 주기로 했으니 약속을 지켜야지.

복연씨는 시각장애자라 이 양파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맛을 보면 알 거다.

범초텃밭의 향기를!

 

               루꼴라 꽃

 

 산딸기가 점점 익어 가고 있다.

벌써 빨갛게 익은 것이 많다.

일하다가 몇 개 따 먹으면 새콤달콤 먹을 만 하다.

 자연 비타민이다. 내가 좋아하는.

 

 밭 구석진 곳에 옛날 밭 주인한테 푸대접 받은 뽕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내가 잘 살려내었다.

지난 겨울에 보니 낫으로 막 찍어서 다 죽일 것처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나는 손 하나 안 대고 거름도 뿌려 주며 잘 크도록 지켜보았다.

그랬더니 이젠 제법 그럴사한 나무가 되었다.

 

 

 

 뽕나무 이가 좀 붙어 있기는 해도 아직은 잎을 딸만 하다.

한 봉지 뜯어와서 뽕잎차를 만들었다.

이 뽕잎차는 눈에도 좋고 관절에도 좋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명약이다.

뽕나무를 그저 그런 시시한 나무 정도로 아는 사람들은 그런 효능을 누릴

수가 없다. 나는 커피나 녹차보다 뽕잎차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직까지

노안이 없다. 날마다 컴퓨터를 하고 모니터를 많이 들여다보는데도 눈이

좋은 걸 보면 뽕잎차 덕분이다. 고마운 뽕나무여! 

 

  앵두도 익어가고 있다.

올해 심은 앵두 나무인데 벌써 열매가 열렸다.

 일하다가 심심하면 따 먹는 산딸기와 앵두.

사탕이나 과자는 거의 안 먹지만 이런 간식거리는 잘 먹는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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