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草텃밭 이야기 679회)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흐리고 비 조금
< 내가 먹는 특별한 밥 >
사람이 먹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밥이다. 밥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보약을 먹거나 다른 것을 잘 먹어봐야 헛일이다. 나는 밥에 여러 가지 것을 넣어 먹는다. 원래는 현미쌀에 율무, 보리, 쥐눈이콩, 팥 등을 넣어 먹었는데 요즘에는 메뉴가 조금 바뀌었다. 아내가 현미쌀은 딱딱해서 식감이 안 좋다고 도정한 백미를 먹자고 했다. 나는 그걸 양보한 대신에 밥에 여러 가지 것을 넣어 먹기로 했다. 적은 것을 주고 더 많은 것을 받아낸 셈이다. 땅콩과 옥수수를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조금씩 넣고, 범초산장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을 가루 내어 저장해두었다가 한 두 숟가락 넣고, 뽕잎 가루도 넣는다. 밥에 넣어 먹지 않으면 평소에는 일부러 먹을 일이 없기 때문에 밥 할 때 꼭 넣어 먹는다. 여기에 당근 가루, 렌틸콩, 질경이 씨, 쥐눈이콩, 흑미, 잣, 등을 넣어서 먹으니 모두 12가지 약초가 들어간 밥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아내가 밥할 때는 그냥 맹물을 붓고 하지만 내가 밥을 할 때는 비단풀, 느릅나무, 뽕잎 등을 넣고 끓인 물을 붓는다. 아내가 밥할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내가 밥을 하려고 한다는 것, 히히- 그래야 약초물을 붓고 밥할 수가 있으니까. 이렇게 지은 밥을 먹고 나면 배가 든든하고 면역력이 길러져서 잔병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약초밥을 먹은 덕분에 여태 감기나 몸살을 모르고 살아왔다.
범초산장에서 창고 지을 준비를 착착 하고 있다. 오늘은 영갑씨가 사다 놓은 쇠막대를 길이를 재서 카터기로 잘랐다. 이홍식씨가 계하러 올 때 용접기를 가져오면 붙여서 창고 뼈대를 만들 것이다.
미스포터가 사서 보내준 자두와 체리 나무 모종을 5그루 심었다. 범초산장에 이제 심을 곳이 거의 없지만 빈자리를 겨우 찾아내었다. ( 난 나무 선물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제는 더 심을 곳이 없으니 나무 모종을 보내지 말기 바란다. ) 어린 나무를 죽이지 않으려고 산에 가서 좋은 흙을 파다가 뿌려주었다. 한겨울에 심은 모종이라 잘 살아날지 모르겠다.
길마가지 나무도 한 그루 사서 심었다.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펴서 진한 향기를 내는데 길 가는 사람의 발길을 멈출 만큼 향기가 진해서 길마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고, 꽃이 소의 안장에 얹는 길마처럼 생겨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말도 있는데, 토종 우리 나무다. 꽃을 오래 볼 수 있어서 좋고, 꽃말은 소박함이다. 봄에 잘 살아나길 바란다.
영갑씨가 전기톱으로 단풍나무 가지를 베어낸 김에 의자를 만들었다. 아궁이 앞에 놓으니 불을 지켜보기에 좋은 의자가 되었다.
아내가 계곡에 만든 작은 옹달샘 얼마 전에 새로 심어 놓은 금어초 보호 막대
2015년 글나라 동화창작교실 강의를 마쳤다. 내년 3월에 강의를 다시 시작할 때까지 방학에 들어간다. 인터넷으로 동화 공부를 하는 사람은 방학이 없지만 직접 배우러 다니는 사람들은 두달 방학을 한다. 종강식 날 선물교환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낮반에서는 그림책과 동화책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저녁반에서는 나무와 열매를 이용하여 악세사리 만들기 이벤트를 했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람들과 매주 만나서 참 행복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다.
부부계 모임에서 송년회를 하고 히말라야 영화를 본 뒤에 광복동 빛축제까지 둘러보았다. 아기자기한 풍경이 많아서 볼만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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