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84회) 냉이와 달맞이꽃 나물

凡草 2016. 1. 16. 22:53

 



 

(凡草텃밭 이야기 684)

 

2016116, 토요일, 구름 많음

 

<냉이와 달맞이꽃 나물 >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 김선미 지음>을 읽고 있다.

히말라야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람들과 산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산을 소재로 쓴 책을 언급한 내용이라 깊이가

있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소름이 쭉 끼칠 정도로 생생한 글이었다.

단숨에 읽기는 아까워서 호주머니에 든 알사탕 꺼내 먹듯

하루에 한 두 단원씩 읽어 나가고 있다.

저자 김선미씨가 언급한 책은 다음과 같다.

 

*한왕용과 우에무라 나오미의 [내 청춘 산에 걸고]

*정승권과 [창가방 그 빛나는 벽]

*고미영과 [산문기행]

*박영성과 로버트 팰컨 스콧의 [남극일기]

*정광식과 [얼어붙은 눈물]

*김영도와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남난희와 [하얀 능선에 서면]에서 [낮은 산이 낫다]까지

*오은선과 라인홀트 메스너의 [나는 살아서 돌아왔다]

*에라르 로레탕과 [셰르파,히말라야의 전설]

*산사람의 집, 안치운과 강운구.김원의 [한국의 고건축:내설악 너와집]

*산악운동의 자부심, '그때 그 사람들'<山岳>

*지리산과 사람들, 최화수와 김경렬의 [다큐멘타리 르포 智異山]

*렌즈에 담은 자연, 안승일의 [삼각산]

*산과 시가 빚어낸 메타포, 이성부의 [야간산행]에서 [도둑 산길]까지

*산은 배움이다, 전문 산악인들의 [등산][등산:마운티니어링}

*오름짓의 역사, 이용대의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산과 만화, 이시즈카 신이치의 []

*히말라야와 부엌, 김홍성의 [꽃향기 두엄냄새 서로 섞인들]

*산과 신, 에드워드 윔퍼의 [알프스 등반기]

*산과 일상의 구별 짓기, 기도 라머의 [청춘의 샘]

*용산과 규방 너머 여자의 산, 김금원의 [호동서락기]

*산과 아이들, 알리슨 하그리브스와 제임스 발라드의 [엄마의 마지막 산 K2]

*갈 수 없는 산, 조선 선비들의 [명산답사기][금강산 유람기]

*등산과 죽음, 손재식의 [하늘 오르는 길]

*산정에 대한 예의, 조정권의 [산정묘지]

*인생과 크레바스, 조 심슨의 [난 꼭 살아 돌아간다]

 

위에 언급한 책 중에서 몇 권은 시간 나는 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에서 읽은 좋은 구절 몇 개를 소개한다.

 

<에베레스트 창가방의 무시무시한 벽은 눈에 보이지만

사람들 사이의 벽은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거벽 등반이란 결과가 아닌 면벽 수련이라는 구도의

과정 같은 것이다.>

<성공의 희망이 희박할수록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

 

은동굴을 지나 금정산 능선을 넘은 다음에 석산리로 내려갔다.

에베레스트에 비하면 오늘 내가 오른 산은 뒷동산이나 다름없다.

산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산을 얕잡아보지만 않으면

사고 당할 일은 별로 없다.

 

 

겨울이라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석산리 범초텃밭에는 잘 가지

않았는데 오늘 오랜만에 찾아갔다.

상추도 빨간 색깔로 색이 변하긴 했지만 꿋꿋하게 살아 있어서

반가웠고 대파도 많이 자랐다.

나는 상추와 마늘과 대파가 추위 속에서도 잘 크고 있어서

고마웠다. 그래서 거름 한 포대를 뜯어서 골고루 뿌려주었다.

 




냉이가 엄청 많이 번져 있어서 캐보기로 했다.

냉이는 주로 초봄에 캤는데 겨울에 캐기는 처음이다.

땅이 얼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포슬포슬한 곳이 많아서

캐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뿌리가 제법 길었다. 작은 인삼처럼 보여서 캐는 맛이 있었다.

냉이로 국을 끓여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을 생각을 하니 즐거웠다.

한겨울에 먹는 냉잇국도 별미일 것 같다.


  

 

냉이를 한 봉지 캐놓고 달맞이꽃을 캤다.

뿌리가 꽤 굵었다. 잎이 싱싱하니 데쳐서 무쳐 먹기로 했다.

밭에 달맞이꽃이 엄청 많아서 올 때마다 몇 뿌리씩 캐 먹어야겠다.



범초텃밭은 작아도 알째배기 땅이다. 여러 가지 나물이 많다.

원래는 범초산장을 인수하지 못할 줄 알고 대안으로 이 밭을

사 놓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참 잘 했다.

범초산장은 그 나름대로 쓸모가 있고 텃밭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산장에 없는 것이 여기에 있고 여기에 없는 것이 산장에 있다.

서로 보완이 되니 이쪽저쪽을 오가며 몸에 좋은 것을 뜯어 먹는다.

빌딩이나 아파트는 아무리 좋아도 벽을 뜯어 먹을 수는 없으니

밭보다는 효용 가치가 덜 하다.



요즘에는 백세 시대라 건강이 제일 큰 화두다.

도시는 살기에 편하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숲과 밭을 가까이

해야 한다.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어제 오봉회 모임이 있는 날이라 사직동 자이언츠 파크 건물에

있는 채선당에 갔다.

곗날이라 맛있는 것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들이 아픈 데가

자꾸 생긴다고 했다. 나는 아직까지는 건강하다. 밭에서 약초를

캐어 먹고 등산하며 운동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은 가만히 있으면 지킬 수 없다. 밭에서 부지런히 일하며

노동을 해야 한다. 채소를 길러서 뜯어먹고 산에도 가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점점 차이가 벌어진다.

내가 아직 노안이 없는 것은 뽕잎차를 매일 마신 덕분이다.

내일 산장에 가면 뽕나무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해야겠다.(*)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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