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凡草텃밭 이야기 693회) 환삼덩굴 싹은 약하지만.....

凡草 2016. 3. 8. 22:25




(凡草텃밭 이야기 693)

 

201638, 화요일, 흐리고 비

 

<환삼덩굴 싹은 약하지만...>

 

지난주에 글나라 동화교실 달님반을 개강했고, 오늘은 해님반을 개강했다.

달님반에는 김민선, 서미옥, 정영선, 정치호씨 등이 새로 들어왔고,

오늘 해님반에는 정원헤, 정영혜, 김혜숙, 백은옥, 한은주, 윤선희, 손주회씨 등이 새로 들어왔다.

 사는 곳도 제각각이어서 거제도, 울산, 장유, 정관, 초읍, 대연동 등 각지를 대표해서 온 같았다.

 차례로 소개를 할 때 동대표 같다며 모두 웃었다.

올해는 새내기들이 많이 들어와서 교실에 풋풋한 기운이 감돌았다.

모두 잘 버텨내서 글나라에 뿌리를 내리기를 바란다.

   

                 금정산 둘레길에서 본 노루귀.. 아직 때가 일러서 한 송이만 보았다.

 


어제는 범어사에서 양산 동면까지 금정산 둘레길을 걸었다.

월요일이라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혼자 라디오를 들어가며 쉬엄쉬엄 걸었다.

교육방송 라디오에서 책을 읽어주었는데,

<도둑이 되고 싶은 메르타 할머니>를 인상 깊게 들었다.

무료한 요양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일부러 도둑질을 하거나 은행 강도처럼 행동한다는

발상이 특이했다.

  효소를 탄 물을 수시로 마셔가며 걷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경치가 멋진 곳에 자리잡았다. 양산시에서 만들어 놓은 정자다.

 멋진 풍광 속에 그림같은 분위기다.

 오늘은 아무도 없으니 내가 행운의 주인공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도시락을 풀었다. 밥맛이 한결 더 좋았다.






    날씨가 포근해서 걷기에는 최고의 날이었다. 계곡물도 시원스럽게 노래하며 흘렀다.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곁들인 뒤에 다시 걸었다.

목표는 양산 석산리에 있는 내 텃밭이다.



텃밭에 도착하여 배낭을 벗어 놓고 돌아보니 막 환삼덩굴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환삼덩굴은 어릴 때는 아주 여린 새싹이지만 저들이 무럭무럭 자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강인한 뎡굴이 된다.

 한 번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면 뽑아내기가 어렵다.

 줄기에 긁히거나 스치면 피부에 발진이 생겨서 가렵다.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삼덩굴에 긁혀 고생한 적이 많았다.

 지금은 적응이 되어 어지간히 긁혀서는 붓지 않는다.

 


 작년에 환삼덩굴이 밭에 번져서 호박농사를 망쳤다.

올해는 어릴 때 뽑아버려서 후환을 없앨 생각이다.

문제는 일일이 뽑기가 쉽지 않다는 것.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여기 저기 우후죽순처럼 올라온다.

 마치 인해전술 같다.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는 싹들…….


  근 한 시간 정도를 환삼덩굴 싹을 뽑는 데 썼다.

 그래도 다 뽑지는 못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90퍼센트 정도는 뽑았다는 것.

나는 환삼덩굴을 아무 데나 버리려고 하다가 집에 들고 가서 데쳐서 먹기로 했다.

 뽑기는 많이 뽑았지만 양으로는 얼마 되지 않아서 나물로 먹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굳이 요놈들을 먹으려는 것은 환삼덩굴의 끈질긴 면을 닮고 싶어서다.

한 번 땅에 뿌리를 내리면 밧줄처럼 강한 줄기로 자라서

 아무 것이나 마구 휘감고 올라가는 강인한 생명력!

 줄기를 아무리 잘라도 죽지 않고 더욱 무섭게 뻗어가는 불사조 같은 번식력!

 

 무엇을 배우거나 자기가 마음먹은 일을 해내고 싶을 때

 환삼덩굴처럼 악착같이 달라붙는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밭을 돌아보니 명이나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작년 봄에 모종을 심고 나서 한 때는 보이지 않아서

 다 죽은 줄만 알았는데 다시 올라오는 것을 보니 살아있었던 모양이다.

 무엇이든 시도하면 안 한 것보다는 나은 법이다.

 내가 심었기에 명이나물이 올라오지 안 심었다면 올라올 까닭이 없다.

 

 작년에 쓴 일기를 뒤져보니 321일에 40포기를 심었다고 적어 놓았다.

 심은 수만큼 다 살아남지는 못한 것 같다.

 어쨌거나 몇 포기라도 살아 남았으니 나는 심은 보람을 느낀다.


 동화를 배우는 제자들도 공부를 이왕에 시작했으면 잘 살아남아서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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