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841회) 기린초 해물 라면

2018년, 2월 24일, 토요일, 맑음       (범초산장 이야기 841회) 기린초 해물 라면         해님반 동화교실 제자들이 우리 집으로 세배를 하러 왔다.       범초산장이나 글나라 사무실로 놀러온 제자들은 많아도       설에 세배를 하러 온 제자들은 처음이다.       아내는 제자들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하자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더니 막상 제자들이 오니까       물 만난 고기처럼 혼자서 대화를 주도했다.      유여사가 저렇게 말을 잘 했나?          제자들에게는 사모님 호칭이 부담스럽다면서       큰언니라고 부르라고 하자       모두 웃으면서 화답했다.      나는 옆에서 구경만 했다. ㅎㅎㅎ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점심 때가 되어        양산부산대학교 대학병원 부근에 있는 <조방낙지찜>으로 갔다.        이 집은 양산 맛집인데 제자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이 있었다.        내가 한턱 쏘긴 했지만 찾아와 준 제자들이 고마웠다.         다음에는 산장에 모여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동화 이야기를 하고 약초술도 한 잔 합시다.         등산 다닐 때나 집에서 심심할 때 들으려고           소리통 sp 208을 샀다. 휴대용 미니스피커다.         mp3 음악 재생도 되고 라디오까지 들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충전식이라 건전지가 필요 없는 점도 좋았다.           다른 미니스피커는 살 때 트로트나 가요가 들어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팝송을 들을 수 없어서 불편했다.           이 미니스피커는 16기가 메모리 칩이 공테이프라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복사해 넣을 수 있었다.           컴퓨터로 올드팝과 최신 팝송을 큰돈 안 들이고 다운 받은 뒤에           메모리 칩을 읽을 수 있는 리더기를 이용하여 음악을 복사해 넣었다.             토토의 Africa, 카펜터스의 Yesterday Once More, Top Of The World,           아바의 Dancing Queen, I have a dream, Honey Honey, Chiquitita           베트 미들러의 The Rose, 셀렌디온의 the power of love,           캐리 론의 IOU,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휴그랜트의 Way Back Into Love, 에릭클랩튼의 Tears in Heaven           본조비의 it's my life,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Baby One More Time 등....              400곡 이상을 집어넣고 싫증나도록 들었다.            음악을 듣는 동안 참 행복했다.                   오늘은 아내와 범초산장에 갔더니 진이가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벌레들이 달라붙지 마라고 스티로폼을 깔고 그 위에 비닐 장판을            깔아 놓았는데 물어 뜯어서 엉망으로 해 놓았다.            폭탄을 몇 개 떨어뜨려 놓은 것 같았다.            혼자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무라지도 못했다.            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평상 밑을 이용하도록 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져서 이 참에 개집을 만들기로 했다.                      궁리 끝에 못 쓰는 탁자를 이용하여 삼면을 비닐장판으로 막아서              개집을 만들었다.              아내와 함께 다 만들고 나니 그럴 듯 했다.              비가 오더라도 안에서 비를 피할 수 있고 개 먹이통도 넣어둘 수 있었다.             물통은 자동 공급되는 고급 물통을 사주었는데 물어뜯고 내동댕이쳐서                쓸모 없게 만들어 놓았다.               할 수 없이 물통에 물을 가득 떠서 담아 놓았다.                늦어도 4일 만에 가서 돌보아주니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어려서인지 지금은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계속 키워볼 생각이다.                  일하는 동안에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었다.                오늘은 완연한 봄이다.                매화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었다.                삼잎국화와 꽃다지가 어느새 올라왔다.                  기린초가 많이 자라서 한 주먹 뜯었다.                  기린초를 집어넣고 라면을 끓였다.                  홍합과 굴까지 넣으니까 기린초 해물 라면이 되었다.                  맛이 아주 좋았다.                  입안에 봄이 가득 들어왔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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