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범초산장 이야기 853회) 멍게해삼 비빔밥과 도다리쑥국

凡草 2018. 4. 8. 15:32
  
        2018년, 4월 8일, 일요일, 맑음
     
      (범초산장 이야기 853회) 멍게해삼 비빔밥과 도다리쑥국   
 

   봄에는 볼 게 정말 많다.

 범초산장에 오면 구경거리가 많아서 행복하다.
내가 살아오면서 잘한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범초산장을 만든 일이다.
만개한 목련이 봄꽃의 여왕처럼 화사하다.

 

    산앵두(이스라지)꽃도 
  작년보다 꽃이 더 풍성해져서 화려하다.     
  

      금낭화가 고사리손을 내민 지도 얼마 안 되는데
  벌써 꽃봉오리를 매달았다. 꽃이 다 피면 멋지겠다.
    

     민들레를 한 데 모아 심었더니
  한 자리에서 많은 꽃이 피어나서 그 또한 볼거리다.
     
       

     미국제비꽃을 화단 한 구석에 심었는데
  몇 년이 지나자 사방으로 번져서 길로 나왔다.
  그게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보석같은 꽃들이다. 
  손님들은 아무 생각 없이 밟고 가지만 나는 조심조심 다닌다.
     
     

     수사해당화가 불꽃같은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직전이다.
  꽃이 예뻐서 두 그루 심었는데 
   올해 2월에 한수목원에서 사온 3-4년 생이 자리를 잘 잡았다.
  해마다 이쁜 꽃을 볼 생각을 하니 마음에 환한 불이 켜진다.
     
    

        미니해바라기 씨를 작년 가을에 받아두었다가 
  3월 하순에 뿌렸는데 지금 막 올라오고 있다.
   초록빛 군단이다.
    작년 여름에 이 꽃을 보고 기뻐했는데
  올해는 더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옥잠화와 둥굴레가 올라오는 모습도 참 이쁘다.
   우산나물은 또 어떻고....
   이런 모습들이 좋아서 봄을 최고의 계절로 친다.
      

        

 

    

 

       자두꽃과 팥꽃나무를 둘러보고
   범초산장에 처음 핀 백작약도 보았다.
   앙증맞게 생긴 꽃은 개별꽃이고...


  

     올해는 골담초가 많이 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작년에는 얼마 안 피었어도 골담초 꽃밥을 먹었는데 
   올해는 여러 번 해 먹을 수 있겠다.
     
  

     산장에 애기똥풀꽃이 없어서 밀양에서 세 포기를 구해왔다.
  진작 심지 않은 것은 독이 있는 꽃이라 망설여졌는데
  그래도 이뻐서 심어보기로 했다.
   집에 3일이나 보관해두었다가 가져와서 심었기 때문에
  살아날 지 모르겠다.
     
    

    

      수레국화도 군락지를 만들어 놓았고,
  의령에 있는 이윤임씨 집에 갔을 때 제일 부러운 것이
  무더기로 심어 놓은 방풍나물이었다.
    나도 그 집 흉내를 내어보려고
  방풍나물을 안 뜯어 먹고 늘려가는 중이다.
     

     

      

 

 

     점심은 쑥을 캐서 도다리쑥국을 끓여 먹었다.
  봄마다 아내와 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양산 탑마트에서 해삼과 멍게를 사와서 
  해삼 멍게 비빔밥도 먹었다.
    직접 사와서 먹으니 큰돈 안 들고 잘 먹었다.
 천궁과 초피나무 잎까지 넣으니 더욱 맛이 좋았다. 
  꽃대궐이 된 산장에서 아내와 별미 음식을 먹으니 행복했다.
     

 

            

          

          아내와 모처럼 <검정고무신> 연극을  보고 왔다.

       스토리는 단순하였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실감나게 하고

       흘러간 시절을 다시 생생하게 보여주어서 재미있게 보았다.

       초대해 준 최상윤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요즘 본 영화들 중에서 참 좋았던 세 편을 소개한다.
     

       <대공습>은 백금자씨가 추천한 영화인데,
 제목과는 달리 전투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독일군과 영국군이 폭설을 피해 
 외딴 오두막에 함께 머무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로 적이 되어 총을 겨누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힘을 모아 살아가는 모습이 인간적이었다.
 이념이 달라서 적이 된 것이지 군복을 벗고 나면
 다같은 인간이니 서로 싸울 이유가 없다.
 고도의 심리전을 보는 것 같아 시선을 떼지 못하고 보았다.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은 내가 검색으로 찾아낸 영화인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사는 아이가
  노래를 좋아해서 오디션에 나가 우승하기까지 
  온갖 극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주인공의 강한 집념이 볼만하고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공책에 받아 적고 싶었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꿀 거야.
- 나 아직 안 죽었어요, 엄마.
-네 열정과 영혼을 목소리에 녹여 내야 해.
     
- 그 누구도 네 꿈을 짓밟게 내버려두지 마.
 (여기서 누구라는 것은 남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게으름과 산만함,
  한눈팔기 등이 아닐는지? 내가 성공을 못하는 것은 
  남이 나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잘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노래 자체에 이유가 있어.
- 우리에게는 꿈이 전부야.
- 힘내라, 우리나라.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힘내라.
- 성공하려면 실패도 끌어안아야 해.
     

      <원더>는 동화를 배우는 제자가 추천해주었는데,
  영화 포럼을 진행하는 사람답게 감동적인 영화를 골라주었다.

   주인공 <어기>는 안면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다.
 태어난 뒤로 27번이나 성형 수술을 했는데도
 여전히 외계인 같은 모습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아이들이 놀리고 짓궂게 굴면서 어기는 절망한다.
 그래도 과학을 잘한 덕분에 차츰 친구를 사귀게 되고
 시련을 헤쳐 나간다.

  등장인물의 다양한 입장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깊이를 더해간다.
 이 영화는 편견과 차이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외모와 신체적인 약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이 영화를 보고
 용기를 갖기 바란다.
     
- 애들이 쳐다보면 쳐다보라고 해.
 돋보이게 태어나면 섞이기 힘든 거야.
 
- 옳음과 친절함 중에 하나를 선택 할 땐 친절함을 선택하라.
- 모두에겐 고통이 있다. 단지 크기가 다를 뿐이다.
- 외모는 바꿀 수가 없어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 예쁘고 멋진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외적인 모습과 다름으로 판단하지도 말고 
  그 내면을 들여다 보아라.

-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내가 무엇이 될 수 있다면 살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진이를 데리고 산에 갔더니 더운지 계곡에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고 놀았다.
    개는 확실히 열이 많은 모양이다.
   집에 늘 묶여 있다가 밖에 나가니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저걸 보면 자주 데리고 나가야 하는데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
   가끔이라도 데리고 다녀야겠다.
     개집을 새로 만들어주었는데 낯설어서 그런지 통 안 들어간다.
   밤에도 밖에서 자니 이해가 안 된다. 저 녀석은 춥지도 않은가?
                                   (*)
  

    

출처 : 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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