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0일, 일요일, 맑음
(범초산장 이야기 922회) 거친 음식을 먹고 많이 걸어야...
참샘회 회원들이 새해를 맞아 나와 유여사를 식사 초대했다. 참샘회 회원들은 글나라 제자들로 이루어진 모임인데 20년 이상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1월에는 나와 유여사를 불러서 함께 점심 식사를 한다. 고마운 제자들이다. 올해는 해운대 중동에 있는 랍스타 전문점으로 불러주었다. 덕분에 귀한 음식도 먹고 쌓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나는 그냥 밥을 얻어먹기가 미안해서 사직동에 있는 강정 전문점 <여울목>에 가서 강정을 사다가 한 봉지씩 나누어 주었다.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와서 오랜만에 범초산장으로 갔다. 저수지 물은 얼어 있는데 범초산장 계곡은 얼지 않아서 물을 떠다 쓰기에 좋았다. 범초산장 계곡물도 패트병에 담아보니 아주 깨끗해서 안심하고 끓여 마셨다.
범초산장으로 들어가는 직선 도로가 새로 생겨서 마을 안을 거치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편했다. 범초산장 주변이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고 있는데, 이러다 산장 코앞까지 개발의 열기가 올라올까 봐 걱정된다. 땅값 안 올라도 좋으니 산장에서 자연인처럼 조용하게 지내고 싶다.
올해는 따뜻해서 그런지 벌써 풍년화 꽃이 피었다. 부지깽이 나물과 기린초도 파랗게 올라왔다. 조금 더 크면 뜯어서 나물로 무쳐야겠다.
겨울이라도 혹한 추위가 없기 때문인지 광대나물도 꽃을 피웠다. 광대나물은 특히 추위에 강한 것 같다. 매화나무를 가지 치고, 자른 가지 중에서 몇 개를 집으로 들고 와 꽃병에 꽂아두었다. 병에서 피는 매화를 감상하려고....
오봉회 계원들과 1월 모임을 하기 위해 양산 바루 음식점에 갔다. 사찰 음식 전문점이다. 1인당 35000원이니 꽤 비싸다. 생선이나 육류는 없고 콩고기가 대신 나왔다. 눈요기는 많이 했지만 값에 비해 먹을 게 별로 없었다. 친구들은 잘 먹었지만 내 식성에는 안 맞았다.
나는 평소에 거친 음식을 좋아한다. 거친 음식이란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다. 고기, 케잌, 빵, 크림, 튀긴 음식, 우유는 부드러운 음식이다. 나는 밥 할 때 정성을 많이 들인다. 콩, 보리, 율무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미역귀, 고구마, 도토리, 은행, 대추까지 넣는다. 거기다 밥에 붓는 물은 맹물이 아니라 뽕잎이나 오가피, 예덕나무 잎, 송담 등을 끓여서 붓는다. 밥을 안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건강에 좋은 밥을 먹을 수 있으니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공을 들이면 밥을 먹을 때 아주 행복하다. 이런 밥을 먹다가 식당에서 하얀 쌀밥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지고 뭔가 큰 손해를 본 느낌이다. 반찬은 달걀, 생선, 멸치 등을 단백질 보충용으로 하고, 나물과 김치, 표고버섯 볶음, 시래기, 고사리, 김, 곤피, 다시마, 미역귀, 토란대 등을 즐겨 먹는다.
오늘은 유여사가 굴을 사다 내가 좋아하는 파김치를 담아주어서 밥을 더 맛있게 먹었다. 파김치는 염증에 좋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밥이고, 다음에는 운동이 중요하다. 차를 자꾸 타고 다니면 다리가 약해진다. 가능하면 많이 걸어야 한다. 걸으면서 햇볕을 쬐면 비타민 D도 생기고 일석이조다. 약은 될 수 있는 대로 먹지 않아야 한다. 약을 자꾸 먹으면 몸 안에 있는 유익균들이 다 죽어서 면역력이 약해진다. 그러면 한 가지 병을 고치고 또 다른 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카드 돌려막기처럼 약으로 돌려 막는 악순환이다. 돈 잃고 건강까지 다 잃는다. 자신의 노력으로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의사한테 돈을 주고 몸을 맡기게 된다. 의사가 수많은 환자를 어떻게 자연식으로 다 고쳐주겠는가? 대개는 수술과 약으로 치료하니 비행기에서 폭탄을 쏟아붓는 방식이다. 이러면 나쁜 세포, 좋은 세포 다 죽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참혹한 폭격터(수술자국, 약 부작용)만 남는다.
신세계 동화교실에 갔더니 회원들이 찐빵과 초코렛을 사왔다. 간식을 먹으며 동화 수업을 즐겁게 했다. 정이 많은 회원들이 늘 감사하다.
동화 수업을 마치고 4층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이영아씨가 나를 만나러 왔다. 그동안 낸 동화책을 한 보따리 들고 와서 안겨주었다. 이영아씨는 일러스트인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서 여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 갖고 온 책 중에는 자신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도 있어서 더 반가웠다. 이영아씨 덕분에 행복한 날이었다.
2019년부터는 좋은 물을 떠다 먹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물통 두 개를 들고 통도사 백련암으로 갔다. 생수 파는 분에게 부탁을 했더니 빈 통을 하나에 5천 원씩 팔아서 두 개 샀다. 백련암에서 물을 뜨고 걷기 운동을 하려고 옥련암과 내원암을 한 바퀴 돌아왔는데, 옥련암에서 어떤 분을 만났다. 해운대에서 3주에 한 번 온다고 하는데 벌써 몇 년째 물을 뜨러 오고 있다고. 그 분 말로는 통도사 암자 중에서는 옥련암 물이 가장 좋단다. 김종서 장군의 부관을 지낸 이징옥 장군이 이 물을 떠다 먹어서 '장군수'라고 불리운다고. 삼장수는 조선 시대 양산 통도사 부근에 있는 삼수리에서 태어나 장군이 된 삼형제 (이징옥, 이징석, 이징규)를 말한다. 오늘은 백련암에서 물을 떠왔는데 다음에는 옥련암 물을 떠와야겠다. 물을 많이 떠왔으니 2주는 충분히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물을 보니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오키나와 여행을 갔을 때 남경희씨가 볼펜을 선물로 주었는데 재밌는 아이디어 상품이었다. 볼펜 윗부분을 잡아 빼면 usb가 나오는데 한 번 더 잡아당기면 스마트폰에 꽂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까 이 usb는 스마트폰에 꽂아서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책이나 긴 자료도 읽을 수 있다. 보통 usb는 스마트폰에 꽂는 부분이 없어서 OTG 선이나 OTG usb를 따로 사야 한다.
서울에 있는 최영재 선생님이 새로 만든 동시집을 보내주었다. 최영재 선생님은 그림도 잘 그린다.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다.
<풀독> 최영재
같은 식물인데 사람들은 꽃은 끔찍이도 위하면서
산길 풀숲은 마구 밟고 뻥뻥 걷어차며 간다
풀은 사람이 밉살스러워 혀로 몸에 독을 슬쩍 묻혀 놓았다 ‘종아리 가려워 미칠 걸? 맛 좀 봐. 히힛.’
그러나 산짐승들 오면 풀 먹고 배탈날까 봐 독을 얼른 뱉어 버린다
* 봄에는 풀을 손으로 만져도 독이 없지만 한여름이 되면 풀독이 생긴다. 그때 풀을 잘못 만지면 퉁퉁 부어오르고 가려워서 고생한다. 알러지 현상과 비슷하다. 그런데 풀독도 적응이 되면 아무렇지 않다. 옻닭을 먹으면 옻이 오르는 체질이 있는데 병원에서는 절대로 체질을 바꿀 수 없다고 하지만 옻물부터 시작해서 아주 연하게 자꾸 마시면 옻도 결국은 적응이 된다. 복어알을 먹으면 바로 죽는데 이렇게 위험한 복어독도 아주 적은 양을 먹어서 몸에 차츰 적응시키면 나중에는 복어알을 통째로 먹어도 안 죽는 것을 보았다. 페암에 걸린 사람이 복어알을 먹고 낫는 사례를 보았는데 복어독에 적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벌침독도 그렇고 뱀독도 적응만 하면 큰 피해가 없다. 다만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뭐 어때?> 최영재
잡초는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아도 - 뭐 어때? 난 이렇게 싱싱하기만 한 걸
잡초는 사람들이 평생 물 한 방울 안 주어도 - 뭐 어때? 아침 이슬만 먹어도 배부른데
잡초는 사람들이 악착스레 뽑고 또 뽑아도 - 뭐 어때? 비 며칠 오면 금방 또 살아날 건데
잡초 밭에 온 벌 나비 헛걸음하고 눈 흘기면 - 뭐 어때? 땅 속에 지렁이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 살아가면서 남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쁜 일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남이 흉을 보든지 말든지 뭐 어때? 하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면 된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하든 내 철학대로 살면 행복할 수 있다. 남과 자꾸 비교하기 때문에 불행하고 세상살이가 힘들어진다. 나는 남과 다르다. 나는 나대로 즐겁게 살아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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