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녘을
내려다보며 익어가는 수수]
천년의 전설... 진천
"농다리"
추석을 일주일 앞둔 들녘에는.....
- 가을이
질퍽하게 밀려와 있었다.
넓은
벌 들녘마다...
- 누렇게
익어가는 벼이삭들이...
토실토실 여물어가는 ...
- 알곡의
속살만큼이나 겸손해하며...
- 다소곳이 고개숙여가고 있었고...
싱글벙글 ...
- 괜시리
기분좋아하는 가을하늘에는...
- [뭉게구름]
목화송이 같은 뭉게구름이 ...
- 산마루 위에
걸터 앉아...
- 포근하게
가을을 감싸고 있었다.
중부고속도로를 한시간 정도
달려 ...
- 진천I/C를 벗어나
좌회전해 들어가니 ....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
- 살아서는 진천에서 살고,
- 죽어서는 용인으로
가라~!는...
- [가을을
마중나온 잠자리]
유명한 옛말의 진원지인 진천시내가
...
- 가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눈 앞에 달려왔다.
옛날부터 진천은
...
- 평야가 넓고 토지가
비옥하여 산물이 풍성할뿐 아니라...
가뭄과 홍수가 별로 없어 농사가
잘되니...
- 인심이 좋고 살만한 곳이라
하여...
-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하였고...
- [들녘의
풍요로움을 꿈꾸는 거미]
용인은 산세가 순후(順厚)하여
...
- 사대부(士大夫) 집안의
묘소가 많아...
사거용인(死去龍仁)이라
하였다던가?
김유신장군이 태어난
곳이고....
- 쌀의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진천시내는...
그러나..
- "생거진천"이라는 옛말과는 달리...
- 아직은 많이
낙후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 [마을어귀에
서 있는 송덕비, 사적비, 치적비들]
진천시내의 성석사거리에서
좌회전...
- 지석마을을
지나치니.....
곳곳에
,,,
- 효자문, 충신문, 열녀문 등이 서있었고...
무슨무슨
치적비, 사적비, 숭덕비 등이 ...
- 떼거리로 모여있었다.
역시 살기 좋은
"생거진천"이라...
- 훌륭한 사람들도 많이
태어났던 모양이다.
- [강낭콩과
고추]
늘어진 붉은 강낭콩꽃
아래.....
강낭콩
꽃만큼이나 붉은 햇고추가
- 아스팔트위에서
정신없이 졸고 있는 도로에는...
"생거진천(生居鎭川) 화랑축제"를 알리는
-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 [농다리 입구
이정표]
바로 그
앞에서 만난 "진천농교" 이정표를
따라
- 좌회전해 들어가니....
소금을
뿌려 놓은 듯...
- 하얗게
피어오른 메밀꽃이 눈처럼 피어 있었다.
우거진
칡넝쿨을 따라 ...
- 고속도로
굴다리를 휘적휘적 통과해 나가니...
- [농다리
1]
아~!
말로만 듣던 돌다리 하나가 ..
-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다.
세금천(洗錦川)이라는 시냇물 위에
놓인....
- 이
"농(籠)다리"는
- 고려시대에 쌓은
것이라는데...
1,000년의 풍상에도 이지러지지 않고 남아
있어...
- 더 유명해진 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 [농다리
2]
농다리는 ....
- 붉은색 자연석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은 징검다리로서...
교각을 먼저 돌로 쌓은
후....
- 암돌과 숫돌을 엇갈리게
끼워 맞춘 후...
- 상판석을 1개 혹은 2개씩
얹어서 쌓은 ..
길이가 약 93m에 교각이 24칸인
....
- 거대한 지네형상을 하고
있었다.
- [농다리
3]
농다리의 돌 교각
사이로는...
- 황톳빛 탁류가 거세게
흐르고 있었고.
거세게 흐르는
탁류를 따라 세월도 흐르고 있었다.
여울을 따라 흐르는 세월을 역류하는 마음으로
- 천천히 다리를
건너보았다.
- [농다리
4]
경쾌한 물소리를 따라
.....
- 졸졸졸졸 가을도 함께
흐르고 있었다.
다리는 ....
- 마을과 마을, 마을과
세상을 잇는 통로라는데...
농다리는 돌 징검다리를
통해....
- 여름과 가을, 계절을
이어주고 있었고...
- 그 끝에 팔각정을 매달고
있었다.
- [농다리
5]
밟으면
움직이며 잡아 당기는 돌이 있어
- "농다리"라고
불렀고...
"지네"처럼 생겼다고 해서
- 한문으로
농교(籠橋)라고 부른다는 이 다리가...
어떻게 해서
천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 "천년의 전설"을 간직할 수
있었을까?
 [농다리
6]
징검다리 밑을 흐르는 물을
보니.....
징검다리를 배경으로
한....
- 어느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인....
-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가 떠올랐고..
신발을 벗어 피라미를
잡던...
-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도
- 아이들의 재잘거림처럼
밀려왔다.
- [아람이
벌어지기 시작한 밤]
하늘엔 산들바람이
흘렀고....
- 농다리엔 졸졸졸졸 시냇물이
흘렀다.
그리고 또...
- 농다리 위를 성큼성큼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 가을을 영접이라도 하려는 듯한
- 밤송이들이
..
따사로운 가을햇살아래 토실토실
...
- 농다리처럼 여물어가고
있었다.
<끝>
- [농다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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