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가 왔네. 쟤가 올 줄은 몰랐는데."
"나도 그래..."
첫 장을 열고 서너 줄이나 읽었을까, 루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온다.
그다지 썩 호의적이지 않고 놀라는 듯한 두 아이의 반응,
왜 일까?.... 대체 어떤 아이길래!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초라하리만치 조촐하게 그려진 한 아이
맨 앞자리에서 두 손 모으고 잔뜩 기죽은 듯 부자연스런 모습에
내 가슴 한 켠이 시려온다.
미처 초대받지도, 선뜻 다가서지도 못할 외로운 아이로구나...... 넌!
오랫동안 수지와 로베르토는 인형을 직접 만들어 인형극을 시작해왔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작은 공연장 무대불이 환하게 켜지고
생쥐인형이 등장하여 초록색 얼굴을 한 구씨인형을 소개하자
갑자기 루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고
아이들은 안 보인다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녕?" "안녕?" "안녕?"
친구처럼 구씨인형을 향해 자꾸 말을 건네는 루이.
하지만 인형이 대답할리 없으니,
당황한 수지와 로베르토가 무대아래서 고민끝에 구씨를 통해 인사를 건넨다.
"루이야, 안녕? 만나서 반가워. 근데 나랑 생쥐는 연극을 계속해야 해.
그러니까 좀 앉아 줄래? 아직 할 게 많거든."
루이가 앉자 다시 공연장은 조용해졌고 구씨와 생쥐의 모험으로 인형극이 끝났다.
깔깔거리며 웃고 손뼉을 치는 아이들 속에서 가장 크게 손뼉치며 껑충껑충 뛰고 좋아하던 루이.
공연 후에도 남아 있는 루이에게 수지가 다가가 구씨와 작별인사를 하라하자,
소중하고 간절하게 구씨를 꼭 끌어안아 본 루이.
인형극도 끝나고 수지와 로베르토도 떠나고 구씨도 사라져가는 뒤에
움직일 줄 모르고 손 흘들며 서있던 루이.
집에 와서도 내내 우두커니 앉아만 있던 루이가 구씨를 만나는 꿈을 꾼다.
노랗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구씨에게 행복하게 먹이는 상상
하지만 그 열망마저 용납이 안 됐을까, 스르르 녹아버리는 걸.
갑자기 구씨도 아이스크림도 사리지고 끝도 없이 아래로 추락해버렸던 것,
꿈에서마저 사랑하는 구씨를 잃어야 하고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슬픈 루이에게 현실은 냉정한 것이었나...
수지와 로베르토는 인형극을 방해하는
당황스러운 루이를 비난하지 않았다.
구씨인형을 통해 루이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갔을 뿐.
단지 소중한 것을 알아보는 친구한테 다가가 선물을 놓아두는 아이들
구씨가 꼭 필요한 루이의 사랑을 이해하는 아이들의 마음 씀이 찡하다.
루이에 대해 어떠한 편견도 싫었던지, 작가는 굳이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리하여 루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몫은 읽는 우리들에게 떠 맡겨진다.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또 어떻게 이 아이를 사랑할 것인가?
가난하고 허름한 빈민가 담벼락을 현란한 잡지그림으로 덕지덕지 붙인 그 아래를
자그마한 몸집으로 풀죽어 걸어가는 루이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얼마나 초라한지, 또 얼마나 외로운지!
한 개의 돌멩이처럼 마구 굴러가는 것도 같고
어기적어기적 속도를 느낄 수 없게 무겁게 지나가는 것도 같다.
어쩌면 자기 안에 갇혀사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친구없이 외롭고도 소심한 성격을 가진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토록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며 자그마한 온 몸을 다해 껴안을 수 있는 거였어.
담벼락을 혼자 돌아가는 루이에게 헝겊인형마냥 나도 인사를 건넨다.
"루이야, 안녕?"
-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정성원 옮김 / 비룡소 펴냄(유치부부터~) -
"루이가 왔네. 쟤가 올 줄은 몰랐는데."
"나도 그래..."
첫 장을 열고 서너 줄이나 읽었을까, 루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온다.
그다지 썩 호의적이지 않고 놀라는 듯한 두 아이의 반응,
왜 일까?.... 대체 어떤 아이길래!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초라하리만치 조촐하게 그려진 한 아이
맨 앞자리에서 두 손 모으고 잔뜩 기죽은 듯 부자연스런 모습에
내 가슴 한 켠이 시려온다.
미처 초대받지도, 선뜻 다가서지도 못할 외로운 아이로구나...... 넌!
오랫동안 수지와 로베르토는 인형을 직접 만들어 인형극을 시작해왔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작은 공연장 무대불이 환하게 켜지고
생쥐인형이 등장하여 초록색 얼굴을 한 구씨인형을 소개하자
갑자기 루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고
아이들은 안 보인다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녕?" "안녕?" "안녕?"
친구처럼 구씨인형을 향해 자꾸 말을 건네는 루이.
하지만 인형이 대답할리 없으니,
당황한 수지와 로베르토가 무대아래서 고민끝에 구씨를 통해 인사를 건넨다.
"루이야, 안녕? 만나서 반가워. 근데 나랑 생쥐는 연극을 계속해야 해.
그러니까 좀 앉아 줄래? 아직 할 게 많거든."
루이가 앉자 다시 공연장은 조용해졌고 구씨와 생쥐의 모험으로 인형극이 끝났다.
깔깔거리며 웃고 손뼉을 치는 아이들 속에서 가장 크게 손뼉치며 껑충껑충 뛰고 좋아하던 루이.
공연 후에도 남아 있는 루이에게 수지가 다가가 구씨와 작별인사를 하라하자,
소중하고 간절하게 구씨를 꼭 끌어안아 본 루이.
인형극도 끝나고 수지와 로베르토도 떠나고 구씨도 사라져가는 뒤에
움직일 줄 모르고 손 흘들며 서있던 루이.
집에 와서도 내내 우두커니 앉아만 있던 루이가 구씨를 만나는 꿈을 꾼다.
노랗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구씨에게 행복하게 먹이는 상상
하지만 그 열망마저 용납이 안 됐을까, 스르르 녹아버리는 걸.
갑자기 구씨도 아이스크림도 사리지고 끝도 없이 아래로 추락해버렸던 것,
꿈에서마저 사랑하는 구씨를 잃어야 하고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슬픈 루이에게 현실은 냉정한 것이었나...
수지와 로베르토는 인형극을 방해하는
당황스러운 루이를 비난하지 않았다.
구씨인형을 통해 루이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갔을 뿐.
단지 소중한 것을 알아보는 친구한테 다가가 선물을 놓아두는 아이들
구씨가 꼭 필요한 루이의 사랑을 이해하는 아이들의 마음 씀이 찡하다.
루이에 대해 어떠한 편견도 싫었던지, 작가는 굳이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리하여 루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몫은 읽는 우리들에게 떠 맡겨진다.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또 어떻게 이 아이를 사랑할 것인가?
가난하고 허름한 빈민가 담벼락을 현란한 잡지그림으로 덕지덕지 붙인 그 아래를
자그마한 몸집으로 풀죽어 걸어가는 루이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얼마나 초라한지, 또 얼마나 외로운지!
한 개의 돌멩이처럼 마구 굴러가는 것도 같고
어기적어기적 속도를 느낄 수 없게 무겁게 지나가는 것도 같다.
어쩌면 자기 안에 갇혀사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친구없이 외롭고도 소심한 성격을 가진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토록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며 자그마한 온 몸을 다해 껴안을 수 있는 거였어.
담벼락을 혼자 돌아가는 루이에게 헝겊인형마냥 나도 인사를 건넨다.
"루이야, 안녕?"
-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정성원 옮김 / 비룡소 펴냄(유치부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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