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박선미
키가 작아서 할 수 없다고?
아스팔트 갈라진 틈을 뚫고
노란 꽃잎 피워내는
민들레 이마에 솟은
저 샛노란 핏줄을 봐.
그래도?
날씨가 추워서 할 수 없다고?
지난 밤 서리에도
초록 손 내미는
보리 팔뚝에 솟은
저 푸른 힘줄을 봐.
그래도?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내는 마음 버리는 거야.
시작도 하지 않고
못한다 하는 마음 버리는 거야.
새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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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하는 날
박선미
호르륵!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어
여름을 줄 세운다.
푸른 바다 일등
초록 산 이등
시원한 계곡 삼등
사이사이로 잘 익은 수박도 서 있다.
헤엄치는 아이들 젖은 머리카락이 보이고
매미 울음 주렁주렁 매달린 느티나무도 보인다.
방학하는 날
신나는 여름이 한 줄로 서서
-하나 둘
-셋 넷
아이들 따라 집으로 간다.
해님도 쫄래쫄래 뒤따라간다.
진실은 늘 가까이에 숨어있다. 작은애가 낳았을때는 안그랬는데 점점 얼굴이 꺼매진다. 지 애비닮아서 그런가 그랬는데 어제 자세히 물어보니 세수할때 비누칠을 안 한단다. 음. 어쩐지.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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