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과 톱카프 궁전 >
1월 11일 수요일
버스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하는데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다 보니
아픈 사람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배탈나는 사람, 몸살나는 사람...
그래도 해외에 나왔기 때문에 의지로 간신히 버티는 것 같다.
나는 호텔에서도 아침마다 맨손체조를 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는 백조가 물 밑에서 다리를 쉬지 않고 움직이듯이 발과 손을 계속
움직여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버스를 타고 가다 휴게소에 내리면 거기서도 스트레칭을 했더니 여행의
피로를 이길 수가 있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들은 대체로 2급이라 시설이 별로였다. 난방도 제대로
안 되어서 밤에도 추웠다.
호텔 식당에서 보니 우리 나라의 LG 온풍기가 있었고 호텔 방에는 삼성
에어컨이 설치 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지만 거기서는 별다른 관광을 하지 않고
바로 이스탄불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간 때가 터키의 최대 명절인 양잡는 축제 기간인
'쿠르젠 바이람'이어서 시장이랑 쉬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그랜드 바자리와 같은 큰 시장은 구경할 기회가 없었다.
<겨울에도 푸른 야자수 >

< 고속도로 휴게소의 과일 가게 >

< 터키의 비아그라라고 선전하는 꿀 제품 >

< 터키 사람들이 돈내고 몸무게를 재는 저울 >

< 거리에서 본 어린이 놀이터 >

이스탄불은 아주 큰 도시였다.
인구가 1200만 명이나 되는데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정확한 인구는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먼저 소피아 박물관에 갔다.
예전에는 소피아 성당이었는데 최근에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었다.
소피아 박물관은 가운데 기둥이 없이 아주 높이 지어서 옛날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보니 이슬람교가
점령한 뒤로 성당 안의 모자이크를 벗겨내고 벽을 석회로 덮어 버리는 등
훼손을 해 놓아서 보기에 좋지 않았다.
< 성 소피아 박물관 >

이어서 소피아 박물관 맞은 편에 있는 '톱카프 궁전'을 구경하였다.
술탄(왕)들의 옷과 장식품, 그릇, 무기, 생활용구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돌아보았는데 그전에 스페인에서 본 스페인 궁전보다는 못한 느낌이
들었다.
< 성수를 담아 놓는 초대형 사기 그릇 >

< 톱카프 궁전 >

< 톱카프 궁전 앞에 있는 5백년 된 플라타너스 나무 >

<터키의 특산품, 카페트 >

< 이스탄불에 있는 그릇 가게>


저녁에는 서울의 명동 거리와 같은 '탁심' 거리로 나가보았는데
젊은이들의 천국이었다. 술집, 옷가게, 음식점, 장신구점, 음반점,
빵집, 등 여러 상가들이 즐비하여 여태까지 본 터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저녁 식사는 모처럼 한식을 먹게 되었는데 육계장을 먹어 보니
어찌나 매운지 얼큰한 게 아니라 내가 여태 이런 음식을 먹어왔나
싶어서 반성이 되었다.
우리가 참다운 웰빙 식사를 하려면 동양과 서양의 장점을 서로
보완하면 좋을 것이다.
서양의 우수 식품으로는 치즈, 버터, 올리브, 요구르트, 와인,
빵 등이겠고, 동양의 우수 식품으로는 청국장, 두부, 김치, 된장,
식혜, 막장 등일 것이다.
< 거리의 노점상 >

1월 12일 목요일
아침을 먹은 뒤 유람선을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돌아보았다.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보스포러스 대교가 두 개 있는데 우리 부산의
광안대교보다 시설 면에서 뒤떨어지는 것 같았다.
<보스포러스 대교 >

<유람선에서 찍은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에서 내린 뒤에 블루모스크를 보러 갔다.
내가 보기엔 소피아 박물관보다 블루모스크가 더 볼만 했다.
6개의 첨탑이 우뚝 서 있는 블루모스크는 이슬람교의 힘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밖에 로마 시대의 2륜 전차 경기장과 오벨리스크, 등을 구경하고
나서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 터키 공항에 있는 삼성 휴대폰 광고 부스 >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터키는 관광자원이 풍부하여 사실 7박 8일로는 부족하였다.
대충 중요한 것만 둘러본 셈이다. 가이드 말을 들으니 터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이 7개가 있다는데 우리는
이스탄불과 파묵칼레, 가파도키아 - 이렇게 3개만 보았다.
나는 터키를 둘러보고 그들의 엄청난 자원과 화려한 문화유산이
부러웠지만 그보다도 더 나은 게 우리 나라 국민들의 부지런한
국민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린 자원이 없어도 세계적인 자동차와 휴대폰과 텔레비전을
만들어냈다.
터키 국민들이 훌륭했던 조상 덕분에 많은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만큼 부지런하거나 창의적이지는 않아보였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땀흘려 노력한다면
터키 조상이 이룬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모스크바 공항 안에서...>

< 비행기 안에서 마신 러시아 맥주 >

짧은 일정이었지만 건강한 몸으로 아무 사고 없이 터키를 다녀올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화명동에서 학원을 다시 개원하기까지 쉬는 틈을 이용하여
유익한 경험을 하였다.
13시간씩이나 비행기 타는 것은 지겨웠지만 그런 지루함을
이겨내야만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으니 이 세상에는 무엇이든지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가 보다.
터키 여행기를 읽어준 여러 분께 감사드리며, 이제부터는 그전처럼
밀양 운정리 <범초산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써 나갈 것이다.
3월부터 일단 나 혼자 밀양에 들어가서 살게 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항상 도전하는 정신으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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