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이 따로 있당가?
등산도 허고, 산너물도 캐고...
진작부텀 한본 나서제 험서도 언능 못 나섰는디, 인천서 작은 놈이 내리 오고 때 맞차 나촌네 건석들도 놀로 오고 해서 집이서 민밋허니 술이나 쥑이고 하리해 보내느니 산에나 댕기 오자허고 나섰그마!
근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뭔놈의 바람이 이리 쌔리 불어 싼다냐?
젤 몬춤 산 밑에 다서 꼬꼽헌 밭떼기를 봉깨 <돌미나리>가 허천나개 째이 있는디, 야들을 냅두고 기냥 가먼 섭해라 허것제!
소나놈이 헐지서리가 없어서 너물이나 캐고 앙것다는 사람이 있쓸랑가도 모르것는디, 나가 묵고 자분디 각시가 안 해 준다고 춤만 생키다 마는 거 보담은 이 지서리가 상구 낫당깨...
야들은 산 밑에 돌무데기 새에나 바구 욱에서 잘 크는 놈들인디, 돈너물이니 돋너물이니 허제마는 실제 이름은 <돌나물>이그마!
물짐치로 당가 묵어도 씨언허고 기냥 쌩으로 갈아 묵던지 밥 비빌 직애 쌩으로 옇코 비비 묵어도 들큼허니 맛나당깨!
야들은 패허고 마늘허고 사돈내 팔촌 정도는 되껀디, 달롱개라고 부르제마는 <달래>가 본 이름이고,
많으먼 된장찌개를 맹글아 묵어도 맛나고 쬠일 직애는 쫑쫑 썰어서 장만 부서 밥 비비 묵는디, 맛 아는 사람은 볼쑤로 춤 나오꺼그마!
오늘 너물 캔다고 작정허고 나선 거는 야들 만낼라고 날 잡은 건디, 인자 한참 나오기 시작허는 참이라 이참에 한물 뜯어 가고 담에 한본 더 와야 쓰것더마!
욱에 있는 놈은 지부라고 허는디, 제대로 된 이름은 <비비추>가 맞고, 밑에 있는 놈은 <원추리>그마!
야들은 된장국을 낋이노먼 기똥창깨 나가 젤로 좋아허는 놈들인디, 울 안에 숭거 논 놈들은 더 씨를 퍼자서 난중에 못 꿈적기리먼 묵을 요량으로 애끼고 다릿심 있쓸 직애는 뜯어다 묵어야제!
이 놈은 울 안에 엄니가 숭거서 몸서리나개 엄니 고상을 시킨 <취나물>이라는 놈들인디, 손 안 대도 올해는 여그저그서 불거징깨 묵는 거는 안 아쉬분디 그래도 산에서 난 놈들에다 비허꺼여? 내금이 상구 달라 뿐당깨...
요놈은 꼬사리허고 사촌 정도나 될랑가... <고비나물>인디, 꼬사리 묵는 거 맹키로 해 묵으먼 되고...
근디 뭔 노무 바람이 이리 쌔리 부까 이~! 이 에린 <둥굴레> 놈들이 꽃도 못 벌씨 보고 잔뎅이 뿐질라 지것네!
요놈들은 한참 낋이 묵으먼 좋타는 소문이 나서 온 산천을 다 헤비고 댕김서 씨를 몰루더마는 보약도 유행따라 약이 됭가 요새는 잘 안 묵응깨 이리 많이 뻔치 있더마!
보따리를 차고 갔어야 허는 건디, 꼬사리 끊는다고 각시가 어먼 디로 갖고 가 삐리서 인자 더 끊코 잡아도 못 끊컷그마!
보돕시 두어시간 훌치고 내리온 건디 그래도 모타 농깨 솔찮허네 이~!
대충 거멍거멍 훌터서 푸대에다가 막 담아 온 돌너물도 개리고. 따듬을 거는 따듬아야제!
근디 산에 댕기 와서 배가 꼴짝허다고 각시가 들어 섬서 불 욱에다가 얹더마는 새살허니라 이저삐리고 있다가 부섴에서 연기가 나서 달리가서 끄내 농깨 요 모냥이시!
그래도 아쉬붕깨 꾼 닭알이라도 묵어야제 뭐~!
항꾸내 간 나촌네 너물을 챙기서 몬춤 보내고 나서 원추리허고 비비추는 껍딱을 벳기고 깨끔허니 다시 손 봐 갖고 끓는 물에다가 데치는디,
찬물로 헹구고 물에다가 좀 우롸 갖고 물 빼서 한 제끼씩 봉다리에다가 여 갖고 얼라 노먼 인자 암때라도 묵어 지는거제!
예전 사람들은 데치서 몰라 놨다가 삼동까지 묵고 그랬제마는 요새는 시상이 좋아져서 암때라도 얼라 묵을 수 있씅깨 상구 맛나개 묵어 지더랑깨!
몇 날 더 있다가 여개내서 한본 더 가 갖고 한푸대만 더 끙커다 맹글아 여 노먼 올 한해 나 묵을 국거리는 챙기 지것는디, 누가 맛 알고 달라 들어 내 노라먼 갈라 묵어야제 뭐~!
보약이 뭐 따로 있간디? 재미나개 산 바람 씨고 맛난 너물 뜯어다가 잘 묵으먼 그거이 보약이제!
근디 그것도 동작이 잽싸야 쬐깐이라도 맛 봐 지꺼여 이~! ^^
'시골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6편 *** 진이와 보니 (0) | 2006.05.17 |
---|---|
125편 === 뽕나무와 감태나무 (0) | 2006.05.11 |
124편 ### 날마다 한 가지씩은 새롭게! (0) | 2006.04.27 |
123편 === 일은 순서대로... (0) | 2006.04.24 |
122편 +++ 명품 상추! (0) | 2006.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