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회> 늙은 개가 낳은 강아지 < 2010년, 12월 18일, 토요일, 구름 많음 > 수내에 가서 일하다가 도라지집 개가 새끼 낳은 것을 보았다. 도라지집에는 개가 세 마리 있는데, 수컷이 한 마리, 암컷이 두 마리다. 공주는 젊기 때문에 지난 번에 새끼 낳은 것을 보았는데 이번에 새끼를 낳은 개는 아주 늙은 개다. 아줌마의 말로는 6살이나 7살쯤 된다고 하는데 노산이라서 잘 낳을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무사히 순산을 했다. 나는 강아지가 보고 싶어서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개를 보러 갔다. 귀여운 강아지가 세 마리였다.
노산인데도 건강한 강아지를 낳은 것을 보니 참 대견했다. 늙은 개는 새끼를 땅 속에 넣어서 보호해주려고 집 옆에 구덩이까지 파 놓았다. 사람이나 개나 모성은 같나 보다. 아줌마는 이 늙은 개가 여태 수컷을 못 만나서 처녀로 늙어 죽을 뻔 했는데 드디어 새끼를 가진 끝에 강아지를 낳았다고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개가 강아지를 막 핥아 주는 것을 보니 만약에 새끼를 못 낳았더라면 얼마나 서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의 나이를 사람 나이로 계산하는 방법은, ( 21+4×한 살 뺀 나이)와 같이 한다. 가령, 개가 7살이면, ( 21+ 4×6 )이므로 45살이 된다. 개의 나이가 6살이라면, ( 21+ 4×5 )= 41살이 되고.
나는 늙은 개가 강아지를 낳은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동화로 한 편 완성했다. 처녀로 늙어 죽을 뻔한 개도 강아지를 낳는데 요즘 젊은 부부들은 왜 아기를 안 낳을까? 이런 생각 끝에 상상력을 보태어 동화로 썼다. 원고지 30매 안쪽의 짧은 동화이긴 하지만 도라지집 개 덕분에 동화를 한 편 건졌다. 내가 좋아하는 범초산장에 가서 일도 하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게다가 동화 글감까지 얻어서 기뻤다. 내 동화의 주인공이 된 늙은 개와 강아지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어제는 부산아동문학인협회 2010년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60여 명의 회원들이 모였는데 여러 제자들과 함께 동화를 잘 쓰는 안미란, 신주선씨도 만나서 반가웠다. 오래 전에는 이런 총회를 하면 회칙 수정이나 하면서 별 거 아닌 일로 시간을 끄는데, 이젠 시대가 많이 달라져서 간단한 사무 보고를 한 다음에 놀이와 유머, 수수께끼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1부와 2부가 다 끝난 다음에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3부까지 이어졌다. 78세의 고령인데도 소녀처럼 젊고 활기가 넘치는 곽종분 선배님이 올해 부산문학상을 받게 되어 축하를 드렸다.
최혜진, 도담 안덕자, 동림 박현숙, 소산 황미숙 등 여러 제자들이 술을 자꾸 권하는 바람에 꽤 많이 마신데다, 나중에 공재동 ,이상문, 박지현 선생님과 고양에서 온 차영미씨랑 4차까지 했다. 평소에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그래도 독한 술은 안 마시고 맥주를 마셔서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는 않았다. 나는 땡돌이처럼 일만 마치면 집으로 달려가곤 하는데 모처럼 밤 12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갔으니 송년회다운 송년회를 한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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