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회>
손자 은우 농촌 체험하기
< 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맑음 >
글나라 동화창작교실이 모두 종강을 하고 방학에 들어갔다. 내년 3월 첫주에 다시 개강할 때까지 쉰다. 낮에 다니는 해님반은 12월 17일에 수업을 끝냈고, 밤에 오는 달님반은 19일에 마쳤다. 해님반 마치던 날 소식은 이미 범초산장 일기에 소개했고 오늘은 달님반 종강하던 모습을 적는다.
소산 황미숙씨가 노래를 잘 부르고 작곡도 잘 하는 김현수씨를 초대해서 같이 왔다. 김현수씨는 남촌 출판 기념회 때 한 번 만났고, 박 일 선생님 동시집 발간 기념하던 날 두 번째로 보았는데, 글나라에도 찾아와서 반가웠다. 현수씨도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세울 이영득씨 풀꽃도감을 선물로 주었고, 수내에 있는 범초산장에도 종종 놀러오라고 했다.
소산이 주문한 안동찜닭을 맛있게 먹으며 종강식을 했다. 이향은씨가 집에서 전기밥통에 찰밥을 해온 덕분에 따뜻한 밥을 먹었다. 향은씨와 연정씨는 2학기에 새로 들어온 새내기들인데, 둘다 재치가 있고 행동이 빨라서 달님반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먼저 현수씨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몇 가지 가르쳐주었다. 모두 쉽고도 좋은 노래였다. 우리는 초등학생처럼 따라 불렀다.
그 다음에는 답가로 남정미씨가 춘향전에 나오는 사랑가를 불렀고, 소산이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와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를 불렀다. 두 사람 다 가수 뺨칠 실력이다.
이어서 소산이 준비해 온 말린 꽃으로 스티커 만들기를 했다. 이건 처음 해보는 것인데 쉬우면서도 재미있었다. 꽃만 준비해두면 언제든지 할 수 있어서 내년 종강식 때도 해야겠다.
꽃 스티커 만들기가 끝나자 선물 교환을 했다. 글나라 종강식 때마다 전통적으로 선물 교환을 하는데, 할 때마다 회원들이 참 좋아한다. 통 안에 사람들 이름을 써 놓고 내가 제일 먼저 뽑아서 선물을 받고, 그 사람이 다음 사람 이름을 뽑고 차례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달님반 회원들도 즐겁게 선물을 교환하고 많이 웃었다.
역대 달님반 종강식 이벤트 중에서는 이번 겨울이 제일 화려하고 알찬 내용이 되었다. 회원들의 마음이 잘 맞아서 언제나 모이면 웃으면서 공부했다. 서로 화합하면서 잘 다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런데 지나간 해님반 선물 교환을 할 때 모르고 늦게 온 은숙씨 이름을 써 넣지 않아서 선물을 교환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더 세심하게 지도를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실수를 인정하고 그 대신 내가 선물을 사서 보냈는데, 희망과 용기를 간직하라고 스키 인형과 유현이 과자를 보냈다.
스키는 미끄러지고 떨어져도 신 나는 운동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살아가면서 떨어지거나 내려가게 되면 스키를 타듯이 즐기면서 고비를 넘기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그런 의미를 생각하며 살아가라고 스키 인형을 골랐다.
내가 잘못해서 은숙씨 이름을 적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봉사할 기회를 얻어서 좋았다. 신은 실수하거나 잘못한 사람에게 반드시 만회할 기회를 준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시와 동화 겨울호에 ‘하늘 끝에 닿으면’이라는 동화를 발표했다. 원고지 40매 정도의 동화인데 원고료로 철원 쌀 20킬로그램을 받았다. 쌀을 받으니 기뻤다. 이 쌀로 밥을 하면 글밥이 되는 셈이다. 글밥을 먹으며 좋은 글을 써야겠다.
오늘 범초산장에 아들이 은우를 데리고 왔다. 아들이 숯불에 군밤을 굽는 동안에 나와 아내가 수레에 은우를 태워주었다. 손자 농촌 체험 한마당이다. 손자가 범초산장에 오면 체험할 일이 많은데 오늘은 수레 타기였다.
은우는 수레가 재미있는지 까르르 웃었다. 산장을 몇 바퀴 돌았다. 제 엄마가 따라 오지 않았는데도 울지 않고 잘 놀았다. 이만큼만 해도 많이 컸다. 내년 여름에는 산장에 와서 물장난을 하며 잘 놀겠다. 벌써 여름이 기대가 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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