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스크랩] 봄꽃 잔치를 즐기며...

凡草 2014. 4. 13. 21:44

 

 

<범초산장 일기; 570회>

 

봄꽃 잔치를 즐기며...

 

<2014년 4월 13일, 일요일, 비 온 뒤 개임>

 

산장에 있는 많은 꽃들이 꽃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많이 심고 잘 가꾼 덕분에 꽃을 즐기고 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들러서 작은 천국 같다며 부러워한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흘린 땀방울이 적지 않지만

즐기면서 일했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나는 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지만

일하다 쉴 때는 약초 차도 마시고 꽃도 감상한다.

 

 

수수꽃다리 꽃(라일락)

 

 

 

비스듬히 쓰러진 채 꽃을 피운 동백,

저수지 언덕에 심어서 흙이 허물어지는 바람에 많이 기울어졌는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의연하게 꽃을 피웠다.

너를 볼 때마다 그 불굴의 정신을 닮아야겠다.

 

 

 

범초산장의 자랑, 민들레 화원

 

 

 

 

미국제비꽃

 

 

 

보리수꽃

 

 

 

양산 우리 집 부근에 있는 박태기나무 꽃

 

 

 

드디어 뽕나무 잎이 돋아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말린 뽕잎을 차로 마셨는데

이제 햇뽕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리지만 차차 커질 것이다.

 

 

 

어린 뽕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새잎과 오디 열매가 같이 붙어 있다.

겨울 동안 나무속에서 잎도 만들고 오디 구슬도 만든 모양이다.

나무들은 봄이 오기까지 쉬는 줄만 알았는데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한

모양이다.

 

 

 

나는 뽕잎을 좋아해서 산장에 뽕나무를 많이 심었고

양산 우리 집 베란다에도 꾸지뽕나무를 화분에 기르고 있다.

봄이 되니 화분에 있는 나무에서도 새잎이 나왔다.

 

 

아내는 내가 극성이라고 하지만 나는 뽕나무를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 어떤 꽃보다 뽕나무가 더 좋아보인다.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약나무로 뽕나무만한 게 있을까?

내가 늘 건강하게 지내는 것은 뽕나무 공이 크다.

 

 

상추가 이제 뜯어먹을 정도로 자랐다.

그 어린 것이 참 수고 많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조금씩 조금씩 자라기 때문에

느려터진 것 같지만

며칠 지나서 와 보면 부쩍 자랐다.

상추에게 인사라도 하고 싶어진다.

고맙다! 상추야,

 

 

초피나무 잎도 조금 뜯었다.

지금 먹기에 가장 좋다.

진주 근교로 귀농한 허정아님이 준 초피나무인데

아주 어렸던 나무가 이젠 제법 의젓하게 자랐다.

 

 

 

살구나무 열매가 작은 구슬만큼 작다.

햇빛을 받아가며 차차 키워 나가리라.

 

 

 

어리연이 보온도 해주지 않은 고무통 속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났다.

 

 

 

우산 나물 형제들

비가 오면 우산 빌려드립니다!

 

 

 

산딸나무 새잎이 나오고 있다.

이젠 자리를 잘 잡았으니

올해는 부쩍 잘 자랄 것 같다.

 

 

 

후배 동주가 만든 돌탑 3형제.

어머니와 자식 둘로 볼 수도 있고...

저 돌탑은 장마와 폭우 때 몇 번이나 무너졌는데

그때마다 동주가 다시 쌓아서 저런 모습이 되었다.

무엇이 잘못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외국에 여행간 어느 제자한테서 여권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 큰일났어요. 이제 여권이 없으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흑흑흑.“

그 말을 들으니 부부동반으로 유럽 여행을 갔던 때가 생각났다.

처음 해외 가이드를 맡았던 분이 16명의 여권을 모두 걷어서 차에 두었다가

도난당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는 영사관에 가서 신고하고 지하철 역으로 가서 급하게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 나라보다 기계가 안 좋아서 꼭 현상 붙은 사람들처럼 이상한 사진이

나왔다. 그래도 그 사진을 들고 가서 임시 여권을 발급받아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내가 그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뭐라고 해주어야 할지 몰랐겠지만

한 번 겪어 봤기 때문에 별 거 아니니 걱정마라고 위로해주었다.

사람은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많이 해보아야 세상을 폭넓게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일부러 나쁜 일을 할 필요야 없겠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침착하게 잘 넘겨야 하겠다.

 

 

올 봄에 새로 심은 가막살나무에서

잎이 나오고 있다.

 

 

 

유근피가 염증에 좋다고 해서 느릅나무 네 그루를 새로 심었다.

 

 

 

팥배나무도 한 그루 인터넷으로 사서 심었고,

 

 

 

앵두부산님이 보내준 카모마일이 자리를 잡았다.

다음에 카모마일차를 마셔봐야지.

후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범초산장에서 약초밥을 해 먹었다.

잡곡과 쌀에다 천궁, 익모초, 민들레, 고들빼기, 쑥, 로즈마리, 뽕잎 등을

넣어서 밥을 해 먹었다. 밥이 구수하고 맛있었다.

 

 

 

두 번이나 심었어도 실패를 했는데

드디어 세 번째 심어서 성공을 했다.

삼지구엽초가 신기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세 줄기에 세 잎이 달려서 삼지구엽초다.

습기가 많은 반 그늘에 잘 자란다니 그 조건을 잘 맞춰줘야겠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올해는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

호박 모종을 10그루 심었다.

호박은 짚으로 감싸서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짚으로 둘러주고 북도 만들어주었다.

 

 

 

거창 김미정씨 동네에서 한 포기 구해온 인진쑥이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서 풍성하게 번지고 있다.

인진쑥 차도 마실 수가 있게 되었다.

 

 

 

지느러미 엉겅퀴가 쑥쑥 자라고 있다.

한 두 포기부터 번식시켜서 7-8포기로 늘어났다.

 

 

 

참죽나무가 불꽃쇼를 벌이고 있다.

마른 가지에서 뿜어내는 빨간 불꽃

휘발유 없이도 불꽃 쇼 잘만 한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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