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99편 *** 3000살의 나무

凡草 2005. 8. 23. 23:35


  < 2005년  8월 9일 화요일  맑음 >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이틀 밤을 잤는데 분위기가 아주 조용하고 
마음에 들어서 며칠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쏠이 모는 자동차를 타고 국립공원 전체를 둘러 보았다.
 어마어마한 바위 절벽이 굉장한 볼거리였고  여기 저기서 떨어지는 폭포도 
볼만했다.
 공원 안내소에 들렀더니 자연을 보호하려는 노력과 공원을 소개하는 내용이 알차게
전시되어 있었다.


큰 나무의 숲이 있어서 가보았는데 엄청나게 큰 나무가 내 관심을 끌었다. 메타세콰이어의 나무가 3000살이라고 하는데 나무 둥치의 굵기가 몇 사람이 안아야 될만큼 굵었다. 나는 그걸 보고 은근히 배가 아팠다. 미국의 역사는 300여년 밖에 안 되는데도 이렇게 나이 많은 나무가 있는데 우리는 5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면서 왜 이런 나무를 못 갖고 있을까? 잦은 전쟁 때문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의 나무에 대한 보호나 관리 노력이 부족한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소나무도 우리 나라에서 보기 힘들만큼 굵고 큰 게 있어서 기가 죽었다. 우리의 소나무는 요즘 솔수염나방 때문에 다 죽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이젠 소나무 조차 외국에 와서 보아야 하는 걸까?

거대한 나무가 쓰러져 있는 곳에 가보니 쓰러진 나무조차도 구경거리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같으면 벌써 치워버리지 않았을는지 모르겠다.

요새미티 국립공원을 제대로 다 둘러보려면 며칠은 충분하게 걸린다는데 바쁜 일정 때문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둘러본 것이 아쉽다. 앞으로 우리 나라의 여러 공원도 놀이기구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요세미티 국립 공원처럼 숲과 나무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시민들이 찾아와서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도록 캠프장이나 숙박 시설을 잘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도시에서 돈을 주고 쉴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자연은 언제나 어머니처럼 포근하고 아늑하게 사람들을 품어주면서도 항상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게 바로 우리가 대자연을 찾아가는 이유다. <미국 미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