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앞에는 천하장사도 소용없어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맑음> 큰형님이 위출혈로 병원에 입원했다. 큰형님은 나하고는 나이가 10살 이상이나 차이가 나는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로 나를 많이 도와준 분이다. 큰형님은 체구가 100킬로그램 정도인데 여태까지 거의 매일 소주 한 병 이상 드셨고, 한창 때는 앉은 자리에서 소주를 5병 이상 드시기도 했다. 아버지가 술을 아주 좋아해서 거의 알콜 중독 수준이었는데 큰형님과 둘째 형님이 아버지를 닮았다. 난 아버지가 말년에 술을 마시고 어머니한테 욕을 하고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 때문에 술을 좋게 여기지 않았다. 학교에 있을 때도 선배들이 술을 많이 권했지만 사양하고 많이 마시지 않았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늘었지만 요즘도 막걸리 한 병 이상은 마시지 않는다. 양산 부산대학병원에 입원한 큰형님을 문병 갔더니 그토록 술을 좋아하던 분이 이제는 술을 끊겠다고 하셨다. 이번 병으로 많이 놀란 모양이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술은 이길 수가 없다. 나는 학교에 있을 때 술을 많이 마시던 선배들이 나이 들어서는 대부분 병에 걸려 고생하는 것을 보았다. 큰형님도 병이 다 나으면 술을 끊거나 마시더라도 적게 마셔서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 좋겠다. 토요일에는 유진목장 부부와 통도사 부근에 있는 감림산에 등산을 갔다. 자장암 뒤로 올라 통도사 정문 옆 마을로 내려왔다. 거의 하이킹 코스라 편안하게 다녀왔다. 좋은 산행 코스를 안내해준 유진님이 고마웠다.
어제는 집안 청소를 하고 수내에 가서 상추를 따왔다. 동주원에는 손님이 많이 온 것 같아서 입구까지만 갔다가 내려왔다. 수내 범초산장 터에 쑥이 엄청 자라서 효소를 담으려고 베어왔다.
우리집 하늘 정원에 있는 화분에서도 여러 가지 것들이 잘 자라고 있다. 번행초도 싹이 났고 한련초도 새순이 나오고 있다.
쿨맘이 준 도라지도 왁자한 1학년 아이들처럼 이곳저곳에서 손을 들고 있다.
우리집 주변 빈터에서 옮겨 심은 조뱅이도 드디어 꽃이 피었다.
사대풀은 아주 무성하게 자랐다. 별 것 아닌 미니 정원이지만 아침마다 올라가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겨우 살아남은 초석잠이 미니 화단에서 잘 자라고 있다.
싹을 내민 꾸지뽕나무도 잘 크고 있다. 이 꾸지뽕나무는 가로등님한테 얻은 것인데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나서 참 반갑다. 가로등님에게 감사드린다.
고송님이 시집보낸 천궁도 잘 크고 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까워서 잎을 함부로 따 먹지는 못하고 어쩌다 한 두 잎을 따 먹으면 입안에 향기가 그윽하게 맴돈다.
내 동화 '손바닥 밭'에 어성초가 나오는데, 동주원에서 얻어온 어성초 뿌리를 겨울에 심었더니 미니 화단에서 살아났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다람쥐처럼 이리 저리 한 바퀴 돈다. 하늘정원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옆 베란다에 있는 정원을 보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미니 화단을 구경한다. 땅이 메마르고 건조하면 물도 준다. 요즘에는 제자들 동화 지도하느라 내 글은 거의 못 쓰고 흙에다 글을 쓰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동화에 대한 감각은 제자들 글을 보면서 잊지 않고 있으니 좋은 글감이 생기면 쓸 것이다. (*)
|
'시골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다! -- 323회 (0) | 2010.06.26 |
---|---|
[스크랩] 고마운 점심 +++ 322회 (0) | 2010.06.25 |
[스크랩] 상추와 방가지똥 *** 316회 (0) | 2010.05.16 |
[스크랩] 나의 하늘 정원 *** 312회 (0) | 2010.05.01 |
[스크랩] 비밀 통로 301회 (0) | 201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