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포크레인 바퀴 밑에서도 살아난 신선초 (329회)

凡草 2010. 7. 23. 21:40

 

 

아침 7시에 범초산장으로 갔다.

이번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동그라미 계원들과

하동 칠성봉 산장에 놀러 갈 예정이라

수요일에 이어서 오늘도 일하러 갔다.

동주는 집이 가까워서

날마다 일하러 오는데

우리 부부는 주말에만 오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못 오면 2주일 뒤에나 오게 된다.

그래서 오전밖에 일을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일을 도우러 갔다.

 

우리가 갔더니 동주는 벌써 와 있었다.

남아 있는 철쭉을 심을 만한 곳에 다 심었다.

오늘 심은 철쭉은 23그루.

바위 틈이나 메마른 땅에 심는데는 철쭉이 안성맞춤이었다.

철쭉은 뽑아서 오래 방치해 놓아도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았다.

철쭉의 강인한 생명력을 배워야겠다.

 

 

 

얼마 전에 옮겨 심은 신선초를 보니 살아 있었다.

신선초는 생명력이 정말 대단하다.

그 전에 윗밭에 심어 놓은 약초들을

포크레인으로 다 깔아뭉갠다고 해서

일일이 옮겨 심기도 뭣해서 포기해 버렸는데

동주가 포크레인 기사에게 말해서 한 무더기를 파 놓은 모양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그 말을 전해 듣고 달려가 보니

신선초가 거의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새 땅에 옮겨 심어 놓았는데

무사히 살아난 것이다.

신선초야, 너 참 끈질기다!

밀양 노루실에서 수내로 왔다가 다시 범초산장 터까지 따라왔구나!

무시무시한 포크레인 바퀴 밑에서도 살아나다니...

장하다.

이젠 걱정하지 마라.

절대로 안 옮기고 잘 키워줄게.

너를 종종 뜯어 먹으며 나 또한 끈질긴 사람이 되련다.

 

 

차즈기는 우리 집 미니 화단에서 옮겨 심었는데

역시 살아났다.

너도 새식구가 되었구나.

 

삼백초도

양산 우리 집에서 파다가 심었는데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 범초산장에 약초밭을 가꿀 예정인데

벌써 하나 둘 선을 보이고 있다.

 

 

톱풀은 옥상 하늘 정원에서 씨를 뿌려 발아시킨 것인데

여기로 떠왔다.

부디 죽지 말고 잘 살아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약성을 전해주기 바란다.

 

아내는 일하다가 더우면

계곡으로 달려가 손발을 씻는다.

범초산장에서는 더워도 물이 가까워서 괜찮다.

계곡물에 들어가면 더위가 금방 달아난다.

 

 

 

 

일하다가 힘들면

마당에 앉아

금정산 고담봉을 바라본다.

범초산장에서 고담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오늘 창문 유리를 다 달고

한쪽에는 마루를 깔았으니

이제는 어설픈대로 하루쯤은 잘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 금요일에는

처음으로 범초산장에서 자볼 생각이다.

새로 지은 범초산장에서 첫날밤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