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스크랩] 비다운 비 (535회)

凡草 2013. 9. 30. 22:12

 

 

<535회>

 

비다운 비

 

< 2013년 9월 30일, 월요일, 비 온 뒤 개임 >

 

여름부터 남부 지방에는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았다.

배추를 심어 놓았는데 비가 제 때 내리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다.

언제 비가 흠뻑 내릴까?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어제 저녁에 내렸다.

처음에는 감질나게 살살 내리더니 이윽고 장대 같은 비가 쏟아졌다.

범초산장 하우스 지붕이 쿵쿵 울릴 정도로 세게 내렸다.

음, 마침내 오는구나.

그 님이!

정말 기다리던 님이다.

비를 좋아하는데 비가 안 오니 정말 아쉬웠다.

비가 왔다 하면 중부지방에만 내리고 여긴 그냥 지나가니 애가 탔었는데....

어제 밤에 비를 즐기려고 우산을 쓰고 산장 안을 돌아다녔다.

아마 누가 보았으면 정신 나간 사람인 줄 알았을 거다.

할 일 없이 비를 맞으며 숲속을 돌아다녔으니까.

 

 

 

 

사람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열정을 갖고 해야 한다.

비도 비다운 비가 있고, 시원찮은 비, 가느다란 비가 있듯이

기왕 하려면 뜨겁게 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는 나물을 데칠 수가 없고

약한 물로는 샤워하기가 곤란하다.

세차게 내리는 비처럼 펄펄 끓는 물처럼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해야 성과가 있다.

비다운 비를 온몸으로 맞고 싶다.

 

 

배추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잘 크고 있다.

9월 7일에 늦게 심어서 잘 클까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다.

벌써 큰 배추가 되었다.

내가 농사 짓는 솜씨가 늘어서일까?

배추 품종이 좋아서일까?

어쨌거나 잘 크니 기분 좋다.

 

       지난주에 본 배추 

 

 

      이번 주에 본 배추 

 

 

모람 이하은씨가 준 감국이 잘 커서 꽃을 피웠다.

가을에 딱 어울리는 꽃이다.

감국차를 만들기 위해 꽃을 조금 땄다.

 

 

 

   

       로즈마리가 많이 자랐다 

 

       까실쑥부쟁이 

 

    범초산장에 우뚝 자리잡은 뽕나무, 내 자랑거리다.

    이 뽕나무 가지를 쳐서 나온 잎으로 뽕잎차를 만들었다.

    임정진씨가 좀 달라고 해서 이번 여행 때 들고 가서 맛보기로 주었다.

    임정진씨는 동화도 잘 쓰지만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김문홍, 김재원, 임정진, 이수경, 한상순

 

          

       김문홍, 임정진, 이자경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제 10회 황금펜 아동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부산에서는 나와 김문홍, 이자경- 세 사람이 참석했다.

 우리는 이자경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소풍 가듯이 속리산까지 갔다.

 점심을 속리산 입구에 있는 '한우촌'에서 송이버섯 전골'을 먹었는데

참 맛이 있었다. 요 몇년 동안에 먹어본 버섯 전골 중에서는 최고였다.

여행의 기쁨 중에는 이런 먹거리도 한몫 한다.

 

 

 

 이자경씨 차를 타고 가다가 청도 휴계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코기를 보았다.

 코기는 미국 그림작가 타샤튜더가 키운 개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나는 타샤 투더가 생각나서 개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코기를 찍었다.

 나도 다음에 범초산장에서 진돗개나 코기를 길러보고 싶다.

 

 

 

 올해는 동시에 ‘오래 된 책상’을 쓴 박해련씨,

 동화에 ‘꽃배를 탄 아이’를 쓴 김미애씨가 뽑혀서

 회원들의 축하를 받았다.

 

  

 

해가 갈수록 더 젊은 수상자가 나와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나이 들었으면 나이값을 해야지.

그냥 박수만 보내서는 안 되지.

 

       시상식때 축하 공연을 하려고 미리 와서 연습하고 있는 윤미경씨

 

          김영미, 손동연, 이성자 선생님

 

황금펜 수상자들의 축하 공연도 있었고

강지인씨가 만들어 온 이쁜 케익도 잘랐다.

시상식이 끝나고 계몽아동문학회만의 1박2일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황금펜에 한 번 걸리면 인생 대박이다!

        

 

           이현숙, 최은영, 유은경

 

        이렇게 푸짐한 시상식 봤쇼?  오순택 회장님의 열정으로 시상식이 알곡처럼 잘 짜여졌다.

 

        빵을 들고 온 강지인씨

 

  

 

       이번에 제자를 당선시킨 원유순씨와, 정대연 선생님, 문삼석 회장님

 

 

           황금펜 역대 수상자들의 단체 공연, 1회부터 9회까지....

 

      노래방에서 신들린 사람들처럼 노래와 춤으로 밤을 즐기고

 

 

 

다음날에는 법주사 구경에 나섰다.

나는 신혼여행을 이곳으로 온 적이 있어서 감회가 깊었다.

그 옛날보다 더 번화해지고 도시화가 된 것 같았다.

절도 새로 짓고 있었는데 투박하고 순수한 멋을 잃어가는 것만 같아 아쉬웠다.

 

 

 

 

  법주사보다는 오히려 절을 둘러싼 자연 풍광이 더 멋졌다.

  구름과 안개에 둘러싸인 속리산이 이름 그대로 속세를 떠난 풍경이었다.

 

 

 

속리산에서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는데 우리가 모든 행사를 마치고 부산으로

내려오니 비가 계속 따라왔다.

계몽아동문학회 세미나도 갔다 오고 비도 데려와서 좋았다.

 

  

 

 

 

 

                                   (*)

출처 : 글나라
글쓴이 : 凡 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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