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일기; 569회>
쓰러져서 꽃을 피운 나무
<2014년 4월 7일, 월요일, 맑음>
산장에 민들레꽃이 많이 피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씨를 많이 채집해서 뿌린 덕분이다. 그동안 아까워서 따지를 못했는데 이젠 많이 늘어나서 민들레꽃차를 조금 만들기로 했다.
민들레꽃을 따서 씻은 다음에 살짝 쪄서 건조기에 넣고 말렸다. 특별하고 구수한 향이 참 좋다.
범초산장에서 기도하던 목련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촛대에 불을 밝힌 듯 하다. 느리게 꽃을 피웠지만 자태가 무척 아름답다.
꽃잔디가 들불처럼 많이 번져서 봄잔치를 벌이고 있다.
제천에서 동시 공부하는 소이가 보내준 진달래 화전
덜꿩나무 새잎을 차로 마셔보려고 한 봉지 뜯었다.
이 덜꿩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가막살나무인데 비교 방법을 글나라 카페 들꽃방에 올려 놓았다. 둘다 차로 마실 수 있으니 구별을 못해도 괜찮다.
이승민씨가 산장에 새로 나온 책을 들고 찾아왔다. 시화집 <마주보기>다.
승민씨는 재주가 많아서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도 쓴다. 이번 시화집은 재미있는 그림에 시를 넣어서 보기에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처음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사는 과정을 썼는데 참으로 특이한 시집이었다. 누구나 좋아할 것 같다.
오늘은 법기수원지에서 양산 동산까지 종주를 했다. 범어사 역 앞에서 법기 가는 마을 버스를 타고 법기 수원지 앞에서 내려 운봉산을 오른 다음에 동산까지 걸었고, 남부 시장 앞으로 내려왔다. 약 5시간 30분이 걸렸는데 아들이 알려준 앱을 깔고 걸었다. <트랭글(TRANGGLE)>이라는 앱인데 GPS 기능이 있어서 산에서 길을 찾는데 편리했다.
오늘 종주 코스 중에 운봉산과 동산을 넘었기 때문에 배지도 2개 땄다고 적혀 있었다. 기록과 시간, 고도가 다 나오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나는 여태 이런 앱을 깔면 GPS를 쓰는 동안 데이터가 많이 소모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깔아 놓고 5시간 반 동안 작동을 했는데도 데이터가 별로 소모되지 않았다. GPS를 쓰는 것은 데이터와 아무 관계가 없단다. 인터넷 페이지를 많이 열어 보아야 데이터가 달아나지 한 번 열어 놓고 계속 걸어가는 것은 괜찮다는 것을 알았다. 만보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산에서 본 여러 가지 꽃과 나무를 소개한다. 오늘도 좋은 공부를 많이 했다.
벚나무가 뿌리채 뽑혀서 쓰러져 있었는데 뿌리 일부가 살아 있는지 꽃을 피웠다.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죽지 않았다.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나무를 보니 숙연해진다.
각시붓꽃
노랑제비꽃
쥐똥나무
배나무 꽃
비목나무 꽃봉오리. 비목나무는 잘 알지만 꽃봉오리가 저렇게 달리는 것은 처음 보았다. 나무 공부를 하려면 어린 잎 모습, 꽃봉오리, 줄기의 생김새, 열매, 겨울눈까지 다 살펴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고목 나무 그루터기 속에서 꽃을 피운 남산 제비꽃, 너희 집 한 번 멋지다!
개별꽃, 뿌리는 태자삼이라고 한다.
노루귀가 꽃은 졌지만 잎이 노루 귀처럼 귀엽다.
졸방제비꽃
털제비꽃
갈참나무와 충영. 벌레나 진드기가 나무에게 자극을 주면 저렇게 사과 열매같은 혹이 생긴다고 한다.
금낭화는 복주머니를 여러 개 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돈 많은 아가씨인가?
처음 본 시무나무. 느릅나무과라고 한다.
대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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